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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와 우주개발

2023년 7월호(16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4. 5. 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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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의 에너지와 환경 12]

한국형 발사체와 우주개발

누리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 및 고정 작업을 완료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나로호(KSLV-1)와의 인연 
2010년 6월 어느 날, 남해의 서쪽 끝 완도에서 시작한 ‘남해안 자전거라이딩’은 절정으로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해남에서 완도, 장흥과 보성을 지나 더 달리고 싶었으나, 시간상 고흥에서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하였습니다. 고흥 팔영산 캠핑장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외나로도 쪽으로 자전거를 달렸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고흥에 도착한 날이 바로 나로호(KSLV-1, Korea Space Launch Vehicle)를 발사하는 날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발사 전 외나로도는 이미 통제를 하고 있어서 갈 수 없었고, 내나로도까지 라이딩을 했습니다. 하지만 나로호에 이상이 있어 발사시간이 다음날로 연기되었습니다. 다음날은 짐을 꾸려 차에 짐을 싣고 좋은 위치에서 발사를 기다렸으나 해당 발사시간에서는 불발되었습니다. 저와 나로호와의 인연이 있다면 이렇습니다. 이 발사가 아마 두 번째 나로호 발사였던 것 같습니다.
2009년 1차 발사는 노즈페어링 분리 실패 및 궤도 진입 실패를 하였고, 2010년 6월 9일 발사는 긴급취소, 6월 10일은 저희가 기다렸던 시간에서 또 연기되어 저희가 현장을 떠난 17시 1분 발사하였으나 비행 137초 후 폭발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 2013년 1월30일에 3차 발사는 성공하며, 대한민국은 세계 11번째로 자국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물론 나로호의 기술은 1단 추진체가 러시아제였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에 발사한 누리호(KSLV-2)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국내독자 기술로 개발한 신형 로켓의 이름입니다. 나로호는 고도 300km까지 상승가능하며, 탑재중량이 100kg이지만 누리호는 최대 800km까지 상승가능하고, 1.5ton의 탑재중량을 가집니다. 누리호란 이름은 ‘우주까지 새 세상을 개척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나로호는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의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한반도판 스푸트니크 쇼크
2012년 12월 12일 나로호 3차 발사가 중단되고 연기된 지, 2주 만에 북한이 은하3호를 발사했고, 광명성 3호(2호기)인 위성을 단 분리 했습니다. 물론 분리된 위성과의 통신은 두절되었지만, 로켓발사 성공과 위성 분리는 한반도 판 ‘스푸트니크 쇼크’라 하기도 했습니다. 항공우주과학계 뿐 아니라 국방쪽에서도 심각한 충격으로 로켓개발에 속도를 내야 했습니다. 물론 미국과의 관계에서 정치적인 이슈가 있었지만 말입니다. 이런 북한과의 로켓개발경쟁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원래 우리나라의 KSLV-1 로켓발사 계획도, 1999년 북한 광명성 1호 발사에 충격을 받아 당초 개발 목표 2010년에서 위성 발사시기를 2005년으로 당겼던 것도 북한을 의식해서입니다. 이렇게 로켓발사는 군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우주개발에 대한 경쟁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입니다. 이 양상은 체제대결이라는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의 경쟁구도를 보는 듯 했습니다.
 한 나라의 우주로켓 개발 및 위성 보유는 우주개발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로 삼고 있는데 이것이 성공하였다면 세계적인 과학기술력과 국력을 나타내는 증표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기술을 군사용으로 전용한다면, 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되는 것이죠. 또한 무조건 전용한다고 ICBM이 되는 것만도 아닙니다. 대기권을 통과한 탑재체가 다시 대기권을 돌파하여 재진입 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가 되어야 ICBM 기술의 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북한은 이 기술을 보여주지 못했고, 2023년 5월 31일 발사한 천리마-1형의 경우 1,2단 분리도 하지 못한 채 추락을 해버렸습니다. 한국과 북한이 막상막하로 로켓기술과 위성기술, 나아가 ICBM의 기술을 보이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은 북한과의 기술력 경쟁에서 우위를 보여줄 수 있었으며, 전 세계에 자국의 자체 로켓기술의 성숙도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누리호(KSLV-2)의 의미는?
누리호는 2021년 10월 21일 1차, 2022년 6월 21일 2차 발사가 이뤄졌습니다. 1,2차 발사는 누리호의 성능검증을 위한 발사였다면, 3차 발사는 처음으로 실용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실전이었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7번째 자체 로켓기술만을 활용한 국산 우주발사체로서 대한민국도 우주강국으로 발돋움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누리호에 실린 위성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도요셋 4기(천문연), LUMIR-T1(루미르), JAC(져스텍), KSAT3U(카이로스페이스)등 총 8기의 위성입니다. 이 위성들은 국가적인 프로젝트도 있지만 민간기관과 기업의 위성을 상업적으로 우주공간에 올리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국만의 플랫폼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로서 이전의 러시아나 스페이스X의 로켓을 이용해 위성을 우주로 올리는 프로젝트들을 국내에서도 진행하게 될 수 있어 국내 항공우주개발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향후 누리호를 통한 로켓개발의 정점으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앞에서 언급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입니다. 향후 누리호KSLV-2는 대기권 진입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우선 수명을 다한 우리별(1993년) 2호를 잡아 회수하는 기술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얼핏 보면 간단한 기술처럼 보이나 총알처럼 빠른 속도로 날아가 상대속도를 제로로 맞춘 후, 위성 회수를 위해 랑데부와 도킹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여기에 기존의 우리별 2호가 사용되고요. 최종 기술로는 우리별 3호를 다시 도킹해서 캡슐 등으로 결합 후 회수하는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상업적으로는 우주에서 도킹 및 재진입 등 향후 우주개발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군사적으로는 ICBM기술의 완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과감한 도전과 실패
우리가 잘 아는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도전은 수많은 업계의 의문을 딛고, 수차례 발사를 연기하며 경험을 쌓은 결과 재사용발사체를 개발해 발사체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류를 화성으로 보낸다는 상상의 우주로켓 스타십이 지난 4월 발사 중 실패 하였지만, 인류역사상 가장 거대한 발사체인 스타십이 발사되자 지켜보던 모든 사람이 감격하고 환호했습니다. 이 로켓이 향후 성공한다면 달과 화성을 향하는 우주개발의 기대감 때문이며, 그동안 가지 못했던 일반 우주 여행의 길을 여는 것이 될 것입니다. 나로호와 누리호 또한 실패를 딛고 일어선 경우입니다. 실패를 겪으면서 아픔을 간직하고, 여러 지적과 시행착오를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성공적인 발사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원래 지지난 정부에서는 2017년 달 궤도선을 보내고 2020년 달 착륙선을 보내기로 했던 2011년에 발표된 제2차 우주개발진행 기본계획이 있었습니다. 여러 사건과 금융위기 등으로 밀리고 밀려 2022년 8월 5일 다누리호가 스페이스X의 팰건9 블록5에 실려 달로 갔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 위성입니다. 지구궤도 주변이 아닌 달 궤도를 도는 것으로에심우주 탐사 위성이라 하며, 향후 달 임무인 착륙지 선정을 위한 달 표현의 고해상도 촬영 및 자원탐사와 달 주변 우주환경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전 인류가 달 탐사를 다시 시작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부를 담당하는 달 탐사의 선봉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계획은 미국의 NASA의 기술지원을 받아 많은 부분 배워야 하는 입장이긴 합니다. 어찌 보면 다시는 이러한 우주개발의 분위기에 편승할 수 없는 기회를 잡은 것이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귀중한 기회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제 정부가 주도하는 것도 있지만 민간기업에게 여러 사업권들이 나눠질 것인데 이 또한 새로운 기회일 것입니다. 물론 한 번에 모든 것이 이뤄지는 우주개발은 없으며,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 희생이 뒤따를 일입니다. 하지만 정체된 인류의 방향성을 깨우는 중요한 지표가 바로 우주시대를 여는 것인데, 이 중요한 시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우주산업이야말로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주)그린휠 최승호
ceo@greenwheel.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5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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