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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민들레

2018년 6월호(제104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6. 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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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해설사 이야기 21]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민들레 


  민들레만큼 사람들에게 친숙한 식물이 있을까요? 나물로, 약초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민들레는 싹에서부터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전천후 식용 식물입니다. 
요즘 시중에 민들레를 사용한 건강식품들이 많이 있는데요, 민들레 뿌리를 말려 볶아서 가루를 내어 물에 타 마시는 민들레 커피는 맛과 빛깔은 물론 향기까지 커피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커피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카페인도 없으며 몸에 유익하다니 한번 만들어 마셔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장난감이 귀했던 시절에는 민들레가 어린이들의 장난감으로 인기가 있었어요. 줄기로 피리를 만들어 불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끼워 물레방아를 만들기도 했지요. 다소 쓴맛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았답니다.

  민들레는 생명력이 여간 강하지 않아요. 밟아도 밟아도 다시 일어나기 때문에 꿋꿋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으로 비유하기도 하지요.
민들레는 국화과에 속하는 쌍떡잎식물로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씨앗으로 발아되면 3년째 봄이 되어서야 비로소 결실을 맺죠. 그러나 뿌리로도 번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민들레의 번식력은 대단하답니다. 민들레꽃은 하나의 꽃차례에 100여개의 작은 꽃들이 모인 두상화입니다. 꽃은 노랑색과 흰색이 있으며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랑색 민들레는 거의 도입종인 서양민들레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서양민들레와 토종민들레의 차이는 총포에 있습니다. 서양민들레의 총포는 꽃이 피었을 때 뒤로 젖혀지지만, 토종민들레는 총포가 뒤로 젖혀지지 않는답니다. 민들레는 꽃도 예쁘지만 낙하산 같은 관모를 쓰고 바람에 날려갈 준비를 마친 열매도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서양 민들레                                                                                                                    

토종민들레                                                                                                                      


  민들레에는 많은 전설이 있는데 아마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꽃인 만큼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어 다양한 이야기들이 탄생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 중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노아 시대 때 하나님께서는 타락한 인간들을 홍수로 멸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의인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명령했죠. 노아는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상관하지 않고 하나님의 명령대로 매우 큰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드디어 방주가 완성되었고 땅위의 짐승들을 암수 한 쌍씩 배에 태웠습니다. 마지막 짐승까지 태운 노아가 방주의 문을 걸어 잠그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는 40주야를 쉬지 않고 내렸습니다. 
방주를 타지 못한 많은 짐승들과 꽃들이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민들레는 땅에 바짝 엎드려 같이 놀던 노루와 사슴, 토끼, 종다리 친구들을 걱정했습니다. ‘노루와 사슴은 긴 다리로 껑충 뛰어 방주에 올랐을 거야. 그런데 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 노루가 등에 태워 함께 배에 올랐을 거야. 어쩌면 미처 발견하지 못해 노루 혼자 올라탔으면 어떡하지?’ 민들레는 친구들의 걱정에 제 몸이 물에 차오는지도 몰랐습니다. 물이 민들레의 목에 차오르자 민들레는 그제야 겁이 덜컥 났습니다. ‘하나님, 보잘 것 없는 저를 살려 주세요.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저는 죽을 거예요.’ 마음 착한 민들레의 기도를 들은 하나님께서는 바람을 일으켜 민들레의 씨를 날려 노아의 방주 지붕에 올려놓았습니다. 비가 그쳐 물이 빠지자 민들레는 산중턱에 자리 잡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하나님께 늘 감사하는 얼굴로 말이죠. 그래서 민들레의 꽃말은 ‘감사하는 마음’ 입니다.

 

시인, 숲해설사 장병연

bomnae59@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4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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