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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엄마, 아빠가 다 알아서 해 주실거야."

2018년 7월호(제10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8. 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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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들 코리아 교육현장 칼럼]


'희망?' 

"엄마, 아빠가 다 알아서 해 주실거야."



 이번 호에는 여러분들께 어려운 질문을 해보고자 합니다. ‘희망’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당신의 ‘희망’은 무엇입니까? 역시 어려운가요? 지금 우리나라의 희망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저출산, 고령화, 경기침체, 정치/남녀/세대 갈등, 청년실업, 부동산문제, 교육문제, 여기에 남북문제 해결 가능성 등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희망은 무엇일까요?“ 훌륭한 지도자가 희망을 만들어 주겠지?”,“희망? 그런 거 잘 몰라요”,“관심 없어요”등 다양한 목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우리의 희망은 미래세대를 이끌어갈 ‘우리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에서(과거에 광활한 영토를 가졌으나, 현재의 시점을 기준으로 설명) 5천년이 넘는 역사를 만들어 가는 동안 수많은 외침과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냈던 원동력은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이었을 것입니다. 


 부모의 헌신과 자식의 지극한 효(孝)는 우리 민족의 중요한 정신이자 힘으로 주변의 강력한 외세의 침략에도 결코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은 진정한 이 나라의 ‘희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 ‘희망’의 근원인 아이들(어린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린이’의 어원이 ‘어리석다’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어리다’의 어원에 따르면 17세기부터 ‘어리석다’의 뜻이 ‘나이가 어리다’라는 뜻으로 바뀌어, 이 후 1920년대 방정환 선생께서 유소년을 어우르는 뜻으로‘어린이’라고 본격적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제가 국어학자는 아닙니다만, ‘어리석다’와 ‘나이가 어리다’는 분명 그 의미가 함께 있어 보입니다. 결국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는 불완전함으로 장차 그 어리석음을 올바르게 일깨워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런 의미가 강해서 일까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희망’을 찾아보기 어려워 보입니다. 

 

 미래의 주역으로서 우리 어른이 가져야 할‘희망’이 아니라, 어린이들 스스로 가지고 있는 ‘희망’말입니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혼란스러우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망’,‘꿈’이란 단어로 바꿔 이야기를 해보면 아이들이 그런 것을 갖고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는 불완전한 존재’인 어린이를 올바르게 이끌고자 우리 부모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아이들이 ‘소망’하기도 전에 모조리 해 줘 버리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먹고 싶은지 계속 찾아주고, 갖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들을 ‘소망’하기 전에 모두 어른들이 해 주기에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들이 없어져 버립니다. ‘하고 싶은 것’,‘작은 바램’,‘소망’들이 모여 ‘희망’이 되고‘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과도한 부모들의 가르침 때문에 망가져 버리고 있습니다. 약간의 결핍이 아이들에게 ‘소망’하는 것과 ‘희망’하는 것을, 그리고 ‘꿈’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TV를 통해 아이들의 장래희망에 대한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의사, 검사, 외교관, 대통령, 게임개발자, 사업가, 공무원 등등 많은 아이들이 장래 희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장래 희망의 이유를 “부모님께서 원하셔서요”라고 말하지 뭡니까? 혹시,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장래 ‘희망’마저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요?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지식들의 장래에 대해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자식들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부모들은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았습니다. 필자인 저 또한,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커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미래의 직업이나 장래 희망에 대해서 구체적인 직업의 종류나 이름을 강요 받아본 적은 없었습니다. 대부분 저와 비슷했을 것입니다.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처럼 말이죠.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다릅니다. 부모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미래의 직업을 정해놓고, 동기부여를 위해 체험활동, 독서, 방과 후 수업, 학원 등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수학, 영어 등은 초등학교 이전부터 집중적으로 배우기 시작해 국제중학교, 외국어 고등학교 등과 같은 과정을 거처 대학교까지 이미 결정이 되어 있는 아이들이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자기 결정은 찾아보기 힘든 과정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장래 ‘희망’마저 부모가 이미 정해 주고 있으니 이러다가 TV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배우자도 부모님이 정해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릴 적부터 부모들이 알아서 해주는 것들로 너무 익숙해져 버린 우리 아이들. 이들이 정작 커가면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미래의 ‘희망’을 가져 보지도 못하고 어른이 될까 걱정입니다.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 

해리포트 테마파크에서


 중학교 1학년인 제 큰딸은 대학의 목표로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한 ‘브라운 대학교’를 선택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유명 대학들도 아닌, 미국 북동부에 있는 명문 대학이랍니다. 그리고 한 살 터울의 남동생과 이종사촌 여동생 이렇게 셋이 함께 ‘브라운 대학교’에 가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약간은 황당했지만 너무 대견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작가가 되고 싶고, 해리포터를 너무 좋아하는 딸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여주인공인 ‘엠마 왓슨(Emma Watson)’과 같은 학교 동문이 되고 싶어서 ‘브라운 대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속으로 한참을 웃었습니다. 대단한 이유일까 기대했는데 외국 영화배우와 같은 학교 후배가 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라 그저 웃어넘기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 딸은 그럼 어떻게 해야 갈 수 있는지 제게도 묻고, 담임 선생님에게도 물었습니다. 우선, 학교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영어공부와 특별활동, 사회봉사 등을 열심히 할 것이며 학교장이나 교육부장관 상을 받을 수 있는 활동들을 찾고 작가가 되기 위해 더욱더 다양한 책들을 읽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국제고등학교를 진학하겠다며 알아봐 달라고 저와 담임 선생님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제 딸의 ‘희망’의 시작은 7살 때 함께 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영화 한 편이었습니다. 이후로 해리포터 시리즈 전편(23권)을 8번 정도 읽었으며 영화도 전 시리즈를 5번 이상 봤을 것입니다. 요즘 흔히 이야기 하는 ‘해리포터 덕후’입니다. 때문에 작가인 ‘조앤 K.롤링’의 다른 시리즈 책들도 모두 수집하여 보고,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일본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안에 있는 마법학교인 ‘호그와트’에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망토와 마법지팡이를 들고 있던 아이들을 보면서 과연 “내가 해준 것이 무엇일까?”라고 생각 했습니다. 고작 함께 본 영화 한 편이 그 시작이고,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하며 함께 상상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아직 ‘브라운 대학교’에 입학한 것도 아니고 국제고등학교에 진학한 것도 아닙니다만, 아이가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목표를 잡고 구체적 행동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보며 너무나도 큰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결국 제 딸이 ‘조앤 K. 롤링’과 같은 훌륭한 작가가 될지 모르지만, 스스로 만든 장래 ‘희망’의 미래 가치는 부모들이 아이들 머리속에 강제로 만들어준 그 어떠한 미래보다 더 크고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것에서도 ‘희망’을 만들어내고 동기를 찾을 수 있는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넉넉하고 여유롭게 아이들의 미래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 스스로 그 미래인 ‘희망’을 찾고 만들어 나갈 수 있게 조금은 부족한 듯 아이들을 지원해 주면 어떻겠습니까? 물론, 아이들의 사랑에 대한 부족함은 없어야겠지만, “엄마, 아빠가 다 알아서 해 주실거야!”라는 생각이 아이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지 않도록 말입니다. 


크래들코리아‘책읽어주는 도서관 ’조한상 부대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197

일산스마트러닝센터(S.L.C.)2F

070-4610-1959/010-5388-0828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5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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