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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하루 1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 경험수집 잡화점

2018년 7월호(제10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7. 2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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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험수집의 시대]

 

하루 5분, 하루 1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
경험수집 잡화점

 

 금동빠가 탄력을 받다.
 저는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가 아니라 금동빠(금방 동기부여에 빠지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동기부여에만 빠지고 생각에만 많이 그쳤었죠.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자꾸만 작심삼일로 끝나버리고. 이것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았지만 미끄러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가 저에게 맞는 딱 두 가지를 찾아내었습니다. 첫째 생각했으면 24시간 안에 시작하자, 둘째 작은 일부터 시작하자입니다. 실패하기 힘들 정도로 작게 시작해보는 것, 이렇게 작게 시도하는 것들이 습관화되다 보니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허들이 낮아졌습니다. 쉽게쉽게 시작하는 습관들을 기르고 싶었는데 저의 시작의 허들은 거의 닳아서 없어진 것 같다고나 할까요. 원래 동기부여에 잘 빠지는 사람이 시작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고, 이젠 그 허들도 없어지면서 굉장히 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생각에 그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작게, 그냥 시작하면 내 삶의 변화도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목표달성의 반대말은 완벽주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완벽주의 때문에 시작도 못하고 마무리도 못하는거죠. 글을 쓸 때에도 제 글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퇴고하고, 퇴고하고, 또 퇴고하고…… 끝나지 않아서 다른 글을 또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완벽주의를 버리고 70~80% 정도 만족도를 추구하다보니 빨리 시작하고 빨리 마무리하고 또 다시 새로운 글을 쓸 수 있기에 여러 번 시도하면서 실력이 늘어납니다. 물론 디테일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한 번 100% 완성했다고 해서 실력이 한방에 늘지 않더라고요. 차라리 완성도를 좀 낮게 여러 번 해보는 것이 제 실력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경험수집 잡화점을 하게 된 이유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런 모임을 하게 된 이유도 저의 작심삼일을 고치기 위해서였습니다. 회사에서 7명이 모여 점심시간마다 영어공부를 했는데 2년 동안 매일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제 성향상 책임감이 강해서 모임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물러설 곳도 없이 꾸준히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경험수집잡화점에 있는 모임들도 제가 참여하지 않은 모임이 없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경험들, 만들고 싶은 습관들의 모임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다보니 제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이름이 왜 ‘경험수집 잡화점’이냐고요? 사실은‘나미야 잡화점’처럼 기적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내가 어떤 경험을 수집하면 좋을지 잘 모를 때 어떤 경험을 해볼까 이 잡화점에서 구경하다가 자신이 원하는 경험을 선택하고 이 선택한 경험이 잘 맞으면 내 삶의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습관을 잡아보면 다른 것들에 더 쉽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이게 잘 되네? 그럼 이것도 해볼까?’이렇게 각자가 경험 해보고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이런 경험들을 혼자 하기 힘든 분들이 경험수집잡화점에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쇼핑하듯이 저희 홈페이지에서 경험을 선택하고 수집하기를 시작해보세요.

 

 습관 만드는 팁
 사람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시작하는 것, 유지하는 것,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의 힘을 길러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쉽게 시작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공부하고 찾아보고 고민했습니다. 시작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서 작은 일부터 해야 하고, 누구나 실패하기 어려울 정도의 쉬운 일부터 시작해야 하며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루 15분 독서는 하루의 1% 시간이라도 책 읽기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모임입니다. 15분 책읽기는 누구나 할 수 있잖아요? 사실 제가 15분 독서모임에서 하는 말은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읽어라, 대신 끈을 놓지만 말아라’입니다. 원래 습관도 이틀 이상 놓치지 않으면 계속 이어질 수 있지만 이틀 이상 넘어가면 습관이 끊어집니다. 작게 시작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재미가 있으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함께하는 즐거움도 큽니다. 2~3일 정도 책을 읽었다고 해서 자신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20~30일 정도 읽었을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여기까지 혼자하기가 힘듭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에 책을 읽다가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목표는 달성된 것입니다. 이제 그 사람은 그 재미에 계속 책을 읽을테니까요. 정말 습관은 정직합니다. 습관이 쌓여가면 틀림없이 실력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실패를 많이 했습니다. 큰 사업의 실패와 같은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도전하다가 경험한 실패들입니다. 하지만 실패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실패라고만 볼 수도 없고, 성공을 통해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면 성공이라고도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에는 성공과 실패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통해 얻은 결과가 있을텐데 배운 것이 있다면 성공일 수 있습니다. 실패한 결과이든, 성공한 결과이든 결과가 많아질수록 내 자신은 성장할 수 있으니 최대한 많은 결과를 맞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많은 것을 시작해봐야겠지요. 또 다른 저만의 팁은 실패노트입니다. 말 그대로 실패한 것을 쓰는 노트이지요.‘시도하고 안 되면 실패노트에 쓰면 되지’성공하면 성공한대로 좋고, 실패하면 실패노트에 쓰면 되니 시도를 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사실 요즘은 실패노트에 쓸 일이 별로 없어서 너무 안정적인 것만 시도한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하루에 한 개씩
 경험수집잡화점을 통해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수혜자는 바로 제 자신입니다. 사실 제가 운동을 진짜 안하고 말 그대로 숨쉬기 운동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운동 습관이 잡히지 않을까를 여러 번 고민했죠. 그러다가 역시나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팔굽혀펴기 하루 1개씩, 그리고 하루 1개 늘려가기.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 날 100개도 하고, ‘하루 5분 운동방’이라는 카카오톡 모임방을 만들어서 운동에 관련된 조언도 듣고, 윗몸일으키기와 턱걸이 등도 하고 있습니다. 몸에 근육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추위를 많이 타던 체질도 바뀌어 몸에 열도 생기고,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니 자연스레 식단도 조절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이 잘 되지 않아 항상 고민이었는데 운동습관이 잡혀가니까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기더군요. 운동 외의 다른 습관들도 내가 좀 나태해지려할 때 사람들이 계속 카카오톡으로 인증을 올리면 그것을 보고 동기부여가 되어 다시 실천하게 되고, 이렇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 각자 100일의 목표를 달성했을 때 서로 카카오톡에서 축하해주며 도전도 받게 되지요.

 

 

 경험수집잡화점에서 얻은 것들
 경험수집잡화점에서 가장 활성화 하려는 모임은‘독서와 글쓰기’입니다. 저는 책을 읽는 사람이 결국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가 느릴지라도 사람이 책을 읽을 때 세상을 올바르게 바꿔나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글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31개월인 내 아이가 컸을 때에는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사람이라도 세상에 기여하기를 시작하도록, 그런 기회들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게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험수집잡화점을 통해 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작은 부분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모임에는 저보다 책 많이 읽는 분도 계시고, 저보다 운동 많이 하는 분도 많고, 저보다 글을 많이 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건강하게 습관을 쌓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책읽기를 전혀 안하던 사람들이 책읽기를 시작해서 독서가 재미있어졌다고 이야기할 때, 그리고 전혀 글을 쓰지 않던 사람이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 정말 보람됩니다. 제일 큰 것은 책을 많이 읽지 않던 제 와이프가 제가 책읽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입니다. 요즘은 한 달에 5~6권씩 읽습니다. 옆에서 하도 책을 읽으니 본인도 책을 읽다가 재미가 있어졌다는 것입니다. 역시 사람은 말로 바뀌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바뀌는구나를 또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임을 하면서 힘든 부분은 감정적인 소모가 많다는 점입니다. 집안에서 육아도 하고, 때론 회사일로 지칠 때에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뭔가에 대해서 조언을 빨리 달라거나, 인생 컨설팅 같은 것을 해달라는 감정적인 소모를 요하는 사람들의 요구들이 많을 때 너무 힘들었습니다.‘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럴까’사람의 심리는 어떠한가를 알고 싶어서 심리학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모임을 통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스스로 마음에 대한 책을 많이 보면서 훈련도 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나를 푹 찌르고 들어오는 사람을 볼 때 나를 들여다보고 상대방을 들여다봅니다. 이렇게 스스로 내 마음도 다잡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심리에 대해서도 더 알고 이해하게 되면서 마인드컨트롤도 많이 나아졌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모임
 요즘은 제게 모임을 직접 해봐도 되겠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허락 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경험수집잡화점을 꼭 제가 해야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원래 취지가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것이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모임을 만들어 간다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모임을 만들어놓고도 실패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오히려 제가 가진 노하우를 많이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많은 시행착오와, 참여인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본 경험들이 있으니까요. 처음 모임을 만든후에“15분 독서모임을 만들었는데 원래 이렇게 사람들 반응이 시들시들해요? 저 혼자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자괴감이 들어요”라며 고민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때 제 대답은 “원래 그래요. 활성화되면 그게 이상한거에요.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바뀌나요?”입니다. 원래 그렇다는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야합니다. 액티브한 유저가 많이 생긴다는 건 대단한 일이거든요. 한 가지 팁은 모임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 맞는 2~3명이 같이 모임을 만들면 개설자 혼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 2~3명이 대화에 동참하면서 서로 눈치 보는 분위기를 쉽게 깰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운영기술이나 노하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고할 수 있게 글로 정리하는 중인데 오프라인 강의를 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기대되는 삶
 사람이 보통은 1년 후나 몇 달 후에 무슨 일을 하고 있겠지라고 계획할 수 있는데 경험수집잡화점 일을 시작하면서 이제는 4~5개월 이후의 일도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내 삶을 바꾸려고 여러 기회들을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고, 제 자신이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있으니 생각지 못한 많은 일들과 여러 갈래의 길들이 생깁니다. 어떻게보면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제게는 기대감과 설렘이 있습니다. 전혀 생각지 못하게‘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에 제 이야기도 싣게 되었잖아요? 제가 분에 넘치게 이런 기회들을 누리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도 동일한 기회를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기회들은 모든 사람에게 다 평등하게 주어져야하고, 또 주어질 수 있으니까요.


 


 

경험수집잡화점 운영자 피터 김
https://brunch.co.kr/@reading15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5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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