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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 되자

2019년 1월호(제11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2. 1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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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19]



꼰대가 되자


꼰대 [은어] - 위키피디아

꼰대는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으나,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변형된 속어이다.



꼰대질 [은어] - 위키피디아
자기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낡은 사고방식을 강요하거나 시대착오적 설교를 늘어놓는 것을 말한다. 






 2018년이 지나고 새로운 2019년이 밝았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1년은 금방 ‘옛날’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최신형 스마트폰 기종도 새로운 혁신 기술과 기능을 추가하여 브랜드 별로 최소 2개 이상이 출시됩니다. 10대들에게는 아마도 가장 현실적인 혁신의 경험일 것입니다. 이렇게 쏟아지는 ‘새로운 것(Thing)’들 속에서 우리 ‘꼰대’들이 전하는 ‘옛 것(Thing)’들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여건 속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세대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적어도 그 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 세대가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게 우리 세대는 자녀들과 나이 차이가 더욱 많이 벌어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갈수록 1년이라는 시간적 단위가 심리적으로 더욱 커져가는 시대에는 부모와 자식 간의 나이 차이는 애초에 ‘꼰대질’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꼰대’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해야 하며, 우리 세대가 다가가야만 결국 간극을 줄일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일전에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무조건 어른들이 아이들의 눈높이로 낮추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어려울 수 있겠지만, 끈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상처받지 않을 수 있는 강력한 ‘멘탈’을 준비해서 다음 세대와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우리 세대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꼰대’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우선 위에 설명한 사전적 내용을 살펴보면 중요한 키워드가 ‘구태의연한’, ‘낡은 사고방식’, ‘시대착오적’등의 단어들과 ‘강요’, ‘설교’등의 단어들로 나누어 볼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 구분된 단어들은 결국 빠르게 바뀌어가고 앞서가는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과거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 우리 세대를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러한 비판에 대해,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들의 새로운 생각과 관심이 무엇인지 알아보면 어떨까요?


 새로운 주류 미디어 채널인 ‘SNS’, 스마트폰과 다양한 종류의 IT기기, 수많은 어플리케이션과 게임, 인터넷 소설과 드라마, 연예인들과 영어단어 외우는 것만큼 어려워 보이는 아이돌 그룹 이름과 그 멤버들의 이름, 여기에 십대들의 언어인 ‘급식체’와 유튜브나 아프리카TV 채널 등에서 활약하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동경 등 우리 세대가 좇아가기 어려운 과제들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이 외에 또 무엇이 너희들의 관심사인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알면 알수록 포기하고 싶게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자녀들로부터 ‘왜(Why)?’알려고 하는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시작이라는 점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모르는 것과 알아야 할 것에 대해 찾아보았다면,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 대해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알고 있고,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 즉 다음 세대들은 지금 너무 바쁩니다. 그런데 이때마다 많이들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때도 학원 다니고, 밤새 코피 흘려가며 공부했다.”라고 말이죠. 하지만 조금만 그 옛날을 생각해보면 초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중·고등학교를 화려하고, 즐거웠던 시절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저만해도 고등학교 때는 최고의 화려한 시절로 깊은 추억으로 남아 가끔 그 시절 친구들을 만나면 밤새도록 추억을 소환하곤 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허나 우리 아이들은 어떤가요? 지금의 학교생활을 행복한 추억 만들기로 생각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 방과 후는 어떤가요? 학원과 과외 활동으로 주말까지 우리보다 더욱 바쁘게 보낼 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이전 글에 언급했던 것처럼 기성세대들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노는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어른들의 감시(?)없이 아이들끼리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을 말이죠. 누구의 책임일까요? 적어도 우리는 어린 시절에 정말 제대로 많이 놀아보지 않았습니까?


 이처럼 아이들 세대는 분명 우리가 커왔던 시대와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놀이와 삶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 시대에 걸맞는 세대의 진화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과 진화의 방식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문화와 삶의 방식은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나이나 세대차이가 어떻든 간에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다르게, 이미 많은 분들이 자녀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ARMY’가 되어 함께 노래를 듣고, ‘갑분싸’와 같은 급식체로 SNS통해 소통하며, 유튜브를 통해 유명 크리에이터의 채널과 웹 드라마를 함께 보고, ‘베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마지막 단계를 넘어서기에 부족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앞서 ‘꼰대’를 분석하며 구분된 두 번째 단어들인 ‘강요’, ‘설교’와 같은 방식의 ‘강제적 공감’, 이 부분이 우리 아이들인 다음 세대들과의 좁히기 어려운 간극을 만들어 주는 것이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좋지 않은 ‘꼰대질’인 것입니다.


 부모 입장으로서 아이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소통하면서 가까워지고 공감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대부분 ‘강제적 공감’과 같은 좋지 않은 ‘꼰대질’을 하게 됩니다. “부모인 내가 많은 것을 들어주고, 알아주고, 공감하여 주었으니, 너희들도 나와 나의 세대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해다오.”이렇게 말입니다. 이와 같이 서로 간에 먼저 공감해 주고, 공감을 받고자 하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반적이죠. 하지만 그것은 같은 세대끼리이거나, 이미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비슷한 세대 간에 해당되는 것이고,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들 간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의 아이들인 다음 세대들은 우리에게 ‘공감’해 달라고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공감’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기들만의 독창적이고, 독점적이며, 은밀한 문화와 방식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우리의 시절을 떠올려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도 무관심하고, 반항적인 X세대(60~70년대 출생한 세대)와 N세대(70~80년대 출생한 세대)를 만들어 냈던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Just Do It!”


 지금처럼 다음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꼰대질’은 계속해서 “그냥 하자!”입니다. 억지로 세대간의 간극을 단시간에 좁힐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세대간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통해 분명히 다음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고자 할 즈음에 많이 가까워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꼰대질’에 대해서도 우리 세대의 이러한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조금이나마 귀를 기울여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언젠간 저희와 같은 말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옛 어른들 말씀 틀린 것 하나 없더라.”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줬던 ‘이해의 노력’을 토대로 한 ‘꼰대질’은 이전의 ‘꼰대질’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며, 우리 아이들이 그들의 다음 세대에는 좀 더 나은 방법으로 보여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크래들코리아 ‘책읽어주는 도서관’ 조한상 부대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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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1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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