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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ecious Message 보배로운 메시지 - 작가 김시현

2019년 6월호(11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8. 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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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미술 시리즈 3]

The Precious Message 보배로운 메시지 - 작가 김시현

 

The Precious Message, 작가 김시현(80x80cm Oil in canvas 2013),  박정수 저「미술 읽어주는 남자」에서 발췌

 

“보자기는 본래 단순한 실용적 도구에만 그치지 않고 종교적 염원과 바램을 담은 도구였다.”작가의 말입니다. 보자기의 아름다움에 취한 작가는 계속해서 보자기를 그리면서 그 바램을 담은 것이기에 이 작품의 제목도‘보배로운 메시지’라고 붙였습니다. 여기서 굳이 서양의‘가방 문화’와 동양의‘보자기 문화’를 대비하는 것보다, 서양의 유화 형식으로 표현해서 선물을 보내는 이의 보배로운 화려한 마음이 더 잘 전달되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정성과 마음을 담아 선물을 보내는 이처럼 공들여 만든 작가의 작품을 차분하게 깊이 들여다 보는 겁니다.
 
먼저 화려하지만 격조 있는 붉은 색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굴곡진 비단의 선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무장해제하며 이 선물에 스며들게 만듭니다. 이런 붉은 바탕과 대비를 이루며 우아하게 벌어진 보자기의 귀퉁이들에 화려하게 장식된 밝은 꽃무늬가 단연 돋보이는군요. 그런데 선물 받는 이가 이 네 개의 꽃무늬를 하나도 빠짐없이 선명하게 보도록 매듭을 묶은 이의 정성어린 손길도 보이시나요?
그렇지만 역시 금상첨화는 대각선으로 과감하게 가로지르며 보란 듯이 누워있는 전혀 반대 색깔인 청색계열로 만들어진, 바라보는 이의 숨을 빼앗아 버릴듯하게 우아한 비녀네요. 아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결혼과 관련된 선물로 보이는군요. 주는 이의 정성이 이렇게 지극하다면, 보는 이의 상상에 맡겨진 그 안에 담긴 선물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은 대답할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선물을 받는 이에게 함께 축복을 빌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니까요.
우리는 이런 미술품을 소장하고 싶기도 하고 또 이런 작품을 그리고 싶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술이 실제의 모사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에 대한 고대적 정의를 넘어간다면 소장하지 않아도 또 이런 것을 만들 실력이 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모사보다 더 좋은 것은 실제인데, 그 실제로서의 삶을 사는 것, 즉 내가‘보배로운 메시지’로서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선물이 되는 삶을 사는 것 말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인간의 한계 자체를 넘어가 볼까요? 만약 어떤 절대하신 분이 나를 보배로운 존재(히브리어로 segullah라는 단어입니다)로 만들겠다고 초대한다면, 당장에 그 초대에 응해서 남을 위해 사는 영원한 삶을 사는 데까지 가는 것 말입니다. 

 

경기도 군포시 서인성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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