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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길을 찾다

2019년 8월호(11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8. 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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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IT 개발자]

나만의 길을 찾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보보안과 개발에 관심이 많아 개발자가 되고 싶은, 하고 싶은 것이 무진장 많은 16살 학생 한우영입니다. 정보보안으로는 디지털 포렌식(PC나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인터넷 상에 남아 있는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과 무선통신보안, 그리고 개발분야로는 블록체인, IOS, 머신러닝에 주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나이는 16살이지만 사실 중학생은 아닙니다. 중학교 2학년 과정부터 홈스쿨링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홈스쿨링 여부를 결정할 때가 이때까지 저의 인생 중에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내가 홈스쿨링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할까?’를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때 그럴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후 확신을 가지고 남들과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사회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학교에서 교과공부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해당하는 부분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교과과목은 집에서 공부하고 남는 시간을 차라리 하고 싶은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면서 지내기로 마음먹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의외로 부모님은 무턱대고 반대하지 않고 방법 찾는 것을 도와주셨고, 주변의 지인 분들도 처음엔 반대했지만 나중에는 대부분 저를 응원해주셔서 지금도 참 감사합니다.

 제가 처음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사이버 수사대가 나오는 ‘유령’이라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서 그 직업이 너무 멋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입니다. 그 드라마의 영향으로 IT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니 정보보안 분야를 공부하려면 프로그래밍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부터 발을 들여놓고 비주얼베이직(Visual Basic)을 시작으로 C언어, 파이썬(Python)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다양한 공모전과 해커톤에 참석하며 여러 컨퍼런스에 다니고 기회가 되는 한 컨퍼런스 발표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된 계기는 2017년 ‘코드게이트(Codegate)’라는 국제정보보안 컨퍼런스에서부터입니다. 그 당시 공부하던 분야에 관련된 발표를 듣고 저의 프로젝트 진행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내 자신도 혼자 고생하며 삽질하던 경험을 다른 개발자들에게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컨퍼런스 발표에 도전해 보려고 그 이듬해인 2018년 코드게이트(Codegate)에 CFP(Call For Paper)를 제출했습니다. 물론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얼떨결에 붙어버려서 그 분야에 대해 놓쳤던 부분을 더 공부한 후 ‘윈도우 환경에서의 디지털 포렌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코엑스의 큰 홀에서 진행을 하고, 참석하신 분들도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때는 처음이라 긴장한 탓에 발표 중간에 할 말을 잊어버릴까봐 PPT의 발표자 노트 기능을 이용해서 대략적인 요점을 적어놨었는데, 당일 날 제 노트북이 켜지지 않아 결국 발표자노트 없이 버벅거리면서 발표했던 것이 지금도 나름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발표를 준비하게 되면 그 부분을 정리하며 제가 배우는 것이 가장 많고, 또 남들에게 경험을 나누는 것도 뿌듯해 그 이후로도 컨퍼런스 발표를 할 기회가 생기면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시작한 후 2년이 지난 지금, 나름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지낼 수 있었기에 홈스쿨링을 안했다면 후회했을만한 보람차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 해커톤이나 공모전에 나가면서 프로젝트 단위로 개발을 해보며 개발 프레임워크나 기술에 대한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2017 부산시 S/W 개발 해커톤 최우수상, 2018 제주 블록체인 해커톤 우수상 등 수상도 몇 차례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꼭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또래들보다는 조금 더 경험도 많고 인생의 연륜이 쌓인 분들을 많이 뵙다보니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문제가 생길 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등의 고민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경험을 하다 보니 대학교와 대학원에 가고 싶은 욕심이 생겨 현재는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 중입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변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는데 그 중심에는 IT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고, 그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길거리에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제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학생개발자 한우영
hanu@hanukoon.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8>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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