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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들에게 희망을!

2020년 1월호(12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1. 1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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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ospective & prospective 25]

 

꿈들에게 희망을!

 

운명과도 같았던 중국어와의 만남
1991년 나에게 다가온 중국어는 그야말로 운명과도 같았다. 평범했던 나에게 첫 시간에 배운 중국어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학창 시절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없었지만 중국어만큼은 유독 나를 흥분시켰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뒤돌아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에게 매우 큰 자산이 되었다. 
중국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중국을 동경하는 마음은 깊어졌지만, 나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보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대학교 무역학과를 입학했지만 중국에 대한 동경은 더욱 깊어져서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어느 날, 일주일 만에 수속을 하고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게 되었다. 중국에서 보낸 일 년간의 시간은 그 어떤 시간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때 배운 중국어로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중국어 강의와 연구를 하는 나에게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중국에 다녀온 후 2001년, 인터넷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많은 매스컴의 인터뷰도 해보았고, 넘치는 주목을 받았던 시기였다. 회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만 명이 넘었고, 한번에 100여 명이 모이는 모임도 만들어졌다. 매주 스터디 그룹을 통해서 재능기부를 하며 누군가를 가르치고 지도하면서 가슴 뿌듯한 보람과 성취감도 느꼈다. 지금 뒤돌아보면 내가 했던 모든 경험들이 언젠가는 다 쓰임이 있고, 필요 없는 것은 없음을 배울 수 있었다.


현실에 막힌 꿈
하지만 대학을 졸업할 때 쯤, 진로를 고민하면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생각했지만 그 당시에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하루라도 빨리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취업을 하게 되었다. 중국과 대만으로 돌아다니며 영업일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고민을 할 여유도 별다른 방법도 찾지 못한 채, 그렇게 시간은 지났고 스스로의 꿈을 잊고 살았다.  


꿈같은 도전
많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뒤돌아볼 때쯤 책을 읽다가 한 구절이 나를 움직였다. ‘남자와 여자의 큰 차이점은 남자는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많고 여자는 한 행동에 대한 후회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가 여자보다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하지 않은 일 때문에 평생 후회하면서 미련을 가지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성공과 실패에 의미를 두지 않고, 나의 꿈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둔 나의 꿈을 이제는 꺼내도 되지 않을까?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대학원 진학 준비를 했다. 교사가 되기 위한 임용고시를 보려면 정교사 2급 자격증이 필요했기에 교육대학원에 입학을 해야 했다. 2년간의 준비는 육체적,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은 물론 나 스스로도 확신 없는 물음표를 계속 던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꿈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였다.


실패는 또 다른 도전
2009년,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임용시험에 아쉽게도 떨어지고 말았다. 당시 경쟁률이 100대 1이었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 했지만 나는 또 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었고, 실패 속에서 또 다른 길을 볼 수 있었다. 최소한 ‘한번 해 볼걸…껄껄껄’하면서 평생 후회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동안 공부한 것을 책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을 했지만 그 어떤 출판사도 나의 책을 내줄 곳은 없었다. 그래서 ‘내 스스로 출판사를 차려 내 책을 내자’라고 결론을 냈다. 그렇게 나온 책이 <<중국어 임용고시 영역별 기출문제>>였고, 그 이후로 두 권의 책을 더 출간하였다. 그러나 다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자 회사에 다시 취업을 했고, 중화권 해외영업일을 하게 되었다. 


포기하고 싶었던 시간들
회사에 입사하고 5년이 지나니 꿈에 대한 열정과 도전이 다시 꿈틀거렸다. 어느 날 회사의 이사님과 식사를 하며 “결혼 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대책 없이 회사를 그만두면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도리어 그에게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 그만둔다는 이유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갈등과 스트레스로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었다. 
마침내 자발적인 백수가 되었고, 안에서 본 밖의 세상은 너무나 힘들었다. 일용직 일자리도 구해보고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아내에게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아침마다 나가서 카페에서 중국어 책을 쓰고 출판사에 투고를 하는 일상이 두 달 정도 지속되었다. 가끔씩 감정적으로 절제 못하는 일이 많아졌고 아내와 가족들에게 죄를 짓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였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겨내리라 다짐을 했다. 기대감이 전혀 없는 매일 아침에 눈 뜨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럴수록 매일 꾸준하게 글을 적어 내려갔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
2014년 10월의 어느 날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한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선생님의 중국어교재 투고 내용 잘 보았습니다. 조만간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라는 메일이었다. 그렇게 2014년 10월 31일, 그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고 2015년 5월 1일 다른 출판사와도 계약이 이루어지면서, 2019년 12월까지 총 17권의 책 계약이 성사되어 그중 13권의 책이 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여전히 삶은 힘들지만 삶의 질은 높아졌고 대기업에서 중국어 강의를 하고, 고등학교에서도 강의와 강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투고를 하면서 몇 십 군데의 출판사로부터는 답이 없거나, 거절의 메일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거절에 익숙해졌다. 그럴수록 시장조사를 더욱 철저히 하고 기획을 하니 내가 만든 기획안과 샘플원고는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었다.

 

이젠 꿈에게 대답을 해야 할 때
절박함이 나를 만들었고, 그 절박함으로 지금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꿈의 존재를 알아챈 것은 늦었지만, 그리고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은 너무 길었지만, 꿈은 나를 기다려 주었고 나는 그 꿈에게로 달려갔다.
이제는 꿈에게 대답을 해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을 지나치지 않고 꾸준히 한다는 것은 어렵다.’라는 말을 되 뇌이며 더 큰 꿈과 더 큰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고자 한다.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내 스스로가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난 행복한 꿈을 꾼다.  

 

 

경기도 군포시 최진권
차이나知중국어 연구소 소장
jkc@chinag.co.kr

 

* 현재 블로그‘제키C의 차이나知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www.chinag.co.kr) 이곳을 통해 5,800여 명이 넘는 학습자들과 매일 소통하고, 중국어 학습방법을 공유하며 중국어 교재 연구와 집필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유튜브 <최PD의 중국어공장>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3>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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