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겨울눈’처럼

2020년 1월호(12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1. 19. 22:49

본문

[숲해설사 이야기 32]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겨울눈’처럼

 

 

춥고 을씨년스런 겨울은 옷을 벗은 나무들에게도 차가운 시련과 고통을 안겨 줍니다. 그러나 나무들은 추위에 떠는 고통스러운 겨울동안 천천히 쉬어가며 자신의 내면을 키우고 따뜻한 미래를 준비하는 계절로 받아들입니다. 뜨거웠던 여름의 열정과 분주했던 가을걷이를 끝낸 나무는 자신의 몸을 겨울에 최적화시켜 혹독한 겨울준비를 한답니다. 그리고 추위를 이겨내며 또 하나의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지요. 
잎이 떨어진 가지 위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새로운 생명들이 미래를 준비하며 단단한 껍질 속에서 자라고 있답니다. 바로 나무들의 겨울눈으로 불리는 ‘잎눈’과 ‘꽃눈’들입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자애로운 흙이 주는 따스함을 조금씩 가지로 끌어올린 나무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겨울눈들을 품고 있습니다. 겨울눈은 나무들의 미래요. 희망입니다. 

따뜻한 계절에는 제 몸의 부피를 키우고 폭풍우 몰아치는 추운 겨울에는 내면의 강인함을 만들어 아름다운 싹들을 피워 올립니다. 그런데요, 나무들에게 잔인한 겨울이 없다면 나무들의 미래가 없다고 어느 식물학자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혹독한 추위는 겨울눈들을 단련시켜 종족번식을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추운 겨울과 같은 시련을 마주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고통 없는 인생을 살아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신은 우리에게 판도라의 상자에 담긴 고통을 크든 작든 골고루 경험하게 합니다. 겨울보다 더 혹독한 시련이 우리의 삶 속에 찾아옵니다. 그럴 때 마다 우리는 절망하기도 하고 일어설 수도 없을 정도로 슬퍼하게 되겠지만, 그 시련으로 인해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겨울처럼 혹독한 눈바람만이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겨울은 인생의 25%뿐이라는 것을 나무는 일찍 터득했답니다. 그래서 찬바람이 부는 겨울을 보란 듯이 이겨내고 있습니다. 잔인하고 추운 계절을 온 몸으로 받아내는 나무의 겨울눈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없었다면 저는 이렇게 예쁜 꽃과 곤충들에게 나누어 줄 나뭇잎을 키워내지 못했을 거예요. 그러니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운명이지요.”

 

 

시인, 숲해설사 장병연
bomnae59@hanmail.net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3>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2020년 1월호(123호)'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년 동안 한국의 전통창호를 만들어 오고 있는 ‘태광창호’  (0) 2020.01.21
제2의 인생을 아이들에게!  (0) 2020.01.20
컬러효과  (0) 2020.01.20
나무로부터  (0) 2020.01.19
꿈들에게 희망을!  (0) 2020.01.1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