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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효과

2020년 1월호(12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1. 2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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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비)심리 한 번 들여다볼까요? 8]

컬러효과

스마트폰에 중독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소개된 것 중에 특이한 것이 눈에 뜨였습니다.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고 알림을 모두 꺼놓으라는 겁니다. 그래서 [설정]에 들어가서 즉각 흑백 바꾸기를 시행해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즉각 흑백으로 바꾸어진 스마트폰이 이상하게 거리감이 생기면서, 심지어 꺼림칙한 이물질 같은 느낌까지 들었지요. 즉 이 말은 그동안 스마트폰이 나에게 아주 가까이 있어서 심지어 나의 일부처럼 느껴지고 있었다는 정말 끔찍한 소리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지요. 실제로 이렇게 흑백 화면으로 몇 주를 사용한 후에 흑백이 불편한 네비게이션 때문에 컬러로 일시적으로 바꾸었는데, 다시 어떤 느낌이었는지 아세요? 컬러가 너무나 유치하게 여겨져서, 마치 그동안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들 장난에 내가 놀아났구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하, 그래서 예술사진작가들이 철저히 흑백을 고집하는구나!’
흑백작품이 예술인 이유는 단순한 것 같습니다. 흑백 사진작품을 집중해서 오랫동안 바라보고, 자신의 생각과 뇌를 적극 사용하여 의미를 이해하고 컬러풀하게 재해석해서 그만큼 큰 만족과 기쁨을 누리게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컬러로 사물을 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이런 축복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반대로 흑백작품은 간혹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편다면 그만큼 자유롭게 되고 신선한 영감을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우리가 현실적 삶을 사는 컬러의 세계에 들어갈 때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각각의 컬러는 인간에게 어떤 감각, 감정을 일으키며 어떤 행동을 하게 하는데, 어떻게 정당하게 사용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는 겁니다. 대표적 삼색(빨강, 노랑, 파랑)만 생각해 봅시다.


▒ 빨간색  보는 사람을 격정적, 경쟁적이 되게 하고 집중력을 상승시키고, 빨간 공간에 머무는 사람을 어쩐지 계속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게 합니다. 남자로 하여금 자신에게 매력을 느끼게 만들려는 여자는 배경이 흰색인 곳에서 빨간색의 옷을 입으려 하는 것은 거의 본능적이라고 합니다. 또 레슬링에서 빨간색 경기복을 입은 선수가 푸른색 경기복을 입은 선수를 이길 경우가 60%가 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세밀한 업무를 할 때,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빨간색이 도움이 될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노란색  빨간색만큼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즐겁고 밝게 만드는 색깔입니다. 그래서 노란색 계열의 공간에서는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고, 자세를 자주 바꾸고, 공간을 더 많이 돌아다니며, 더 많이 수다를 떤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깊은 대화로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그 공간을 일찍 떠난다고 합니다.


▒ 파란색  일단 사람을 진정시켜서 어떤 일에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파란색 공간에 있는 사람은 마치 시간이 정지한듯하고 긴장이 풀린 느낌을 받아서 눈에 띄게 느릿느릿하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창의적 디자인을 한다든지, 어떤 일을 깊이 조사하고 탐색하는 일에는 이런 색깔의 환경이 어울리기 때문에,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할 경우에 적합하다고 경영자들은 조언합니다. 


신혼부부의 침실을 파란색으로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겠지요! 하지만 내가 만든 컬러의 옷이나 환경으로 어떤 느낌이 들게 한 후에 어떤 행동을 하도록 사람을 조작하려 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 기업, 단체가 컬러로 나를 조작하려는 것에 대해서 지혜롭게 대응하는 것도 많은 사람이 비비고 살아가는 도시문화가 대세인 현대에는 꼭 필요할 것입니다.

 

 

경기도 군포시 윤기석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3>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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