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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을 아이들에게!

2020년 1월호(12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1. 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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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을 아이들에게!

아이들에게 미친 사람, 수익 창출이 아닌 오로지 사람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달려가고 있는 분을 만났습니다. 대도시도 아닌 ‘강릉 옥교’라는 시골마을에서 말이지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세상과 소통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열정의 교육가이자 마을 활동가인 김기홍 대표입니다. 가정에서는 육남매(2남 4녀)의 아버지이고, 지역에서는 아동, 청소년, 청년들의 진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활동가입니다.


‘이을’ 협동조합으로 제2의 인생을
지금으로부터 11년 전(2008년), 서울에서 사업 실패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 늘 마음 한구석에서 떠나지 않았던 ‘아이들을 위한 마지막 삶을 살겠다’는 제 자신과 아내와의 약속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으로 아무 연고도 없는 강릉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강릉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가운데, 지역에 있는 사단법인체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법인 소속의 4개의 지역아동센터를 관리하며 아동, 청소년 교육사업을 하는 업무였지요. 그런데 법인의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아동, 청소년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받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법인에 요구하고 총회의 승인을 받아 독립적인 영리법인을 설립하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회사가 ‘이을협동조합’입니다. 아동, 청소년, 청년들을 세상과 ‘이어 준다’는 의미로 이름을 ‘이을’로 지었습니다.
예전부터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저와 아내는 ‘이을협동조합’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않지만 꼭 필요한 활동들을 계획해 진행해 왔습니다. 직업과 연계한 교육, 마을의 어른들이 선생님이 되는 곳,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어른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가르쳐주면서 서로 돕고 성장하는 마을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입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동, 청소년들 뿐 아니라, 함께하는 선생님들의 만족도도 꽤 높은 편입니다. 

 

보람과 어려움
가정환경이 어려워 학업을 계속 하기가 힘든 친구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 힘든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며 어느덧 지난해 대학을 졸업하고 지역에서 어엿한 사회인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아이들을 보다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보람이고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저희 조합에서 계획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지역 학교들에 제안하면서, 저는 아무런 대가 없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 학연, 지연, 혈연 그 어느 것도 없었던 저에게 선뜻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사기꾼처럼, 또 어떤 때는 장사꾼처럼 취급을 했죠. 이 일을 하려고 하는 저의 진심과 열심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보이는 조건들만으로 판단해 무시당하거나 거절당할 때는 정말 속상하고 절망도 많이 했습니다. 물론 이런 경험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려운 현실들을 돌파하는 일들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가야할 길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분들과 장학사님들이 제 아내에게 농담반 진담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3대 극한직업 중에 하나가 김기홍 대표 사모님’이라고요.(웃음) 다행히 아내는 저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동지가 되어 지지해 주니 든든하기도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종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죠. ‘그래도 이 길을 가야 할까?’
저의 유일한 소망은 지금까지 활동했던 것처럼 지역의 아동, 청소년, 청년들을 건강하게 성장시켜 지역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을협동조합’이 꾸준히 계속되는 것입니다. 더 궁극적으로는 ‘이을협동조합’과 인연을 가진 아이들이 계속 행복해지는 것이죠. 늘 이 바람으로 달려왔으니까요. 
길이 없는 곳에 발자국을 남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자꾸 누군가가 그곳에 발자국을 남긴다면 그 발자국을 따라 작은 길이 생기고, 먼 훗날에는 그 작은 길이 큰 길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이을협동조합 김기홍
bluelife0615@hanmail.net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3>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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