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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다시 시작해 봐?

2021년 3월호(13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3. 1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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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다시 시작해 봐?

해마다 이맘때면 망설이다 지나쳐 버리곤 했었는데 2021년, 드디어 60대 중반의 나이에 결단을 내 버렸습니다. 공부에 다시 도전해 보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답이 없었습니다. 재수까지 하면서 고생고생하여 대학에 들어갔지만, 도중 결혼을 했고, 그 이후에는 자녀양육과 집안일에 전념하며 학업을 그만두게 되었음에도 전혀 미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점점 머리가 굳어지는 이 나이에 시작을 하느냐고요? 지금은 공부가 어떤 만족감을 줘서라기보다 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그 당시 저의 친구들은 단순히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결혼을 잘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만으로 공부의 충분한 동기가 되기도 했었는데 저는 ‘왜?’라는 의문을 가졌지만 결국은 답을 얻지 못 했었습니다. 결혼한 지 5년이 지나고 나 자신의 정체성 문제와 더불어 이러한 의문은 해결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정과 신앙생활이 전부였기에 정작 나의 미래를 일과 관련해 생각하지는 못 했었죠. 그러나 지금은 제가 가야 할 길과 일을 연관시켜 볼 때, 보통사람들은 은퇴 할 나이임에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필요를 깨닫게 됩니다. 
먼저는 공부를 통해 제가 하고 있는 식품유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러면 고객들에게 좀 더 성실하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안일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남들은 은퇴할 나이에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저 안정된 생활을 누리기만 해도 되지만, 남은 인생을 이렇게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스스로를 일깨우기 위한 적극적인 방법을 찾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상당히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세계에 갇혀 못 한다고 포기해 버리는 노인의 길을 가지 않고 100세 시대를 젊게 사는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수명은 길어지는데 삶의 질에 있어 겨우 육체의 생명만 연장된다면 안타까운 일이지 않습니까? 


그동안 나름 마라톤, 자전거를 타면서 체력을 준비하고 남들보다 건강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 일 중 하나입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가 분명하다면 결코 게으를 수 없을 것이고, 무엇 보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다면 해야 할 일들은 많을 텐데 말입니다. 창의적인 생각은 점차 멈춰버리고, 습관은 바뀌지 않는 이 나이에 도전을 한다는 것은 저를 바꾸는 핵심이 될 것이기에 저 스스로도 기대가 됩니다. 시간을 절제하며 사용하고 물같이 흐르는 세월을 그저 흘려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우리의 자녀들에게도 짐이 아니라, 존경 받아야 할 어른으로 살아있어야 하는 책임감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현선효즙 대표 조현선

hyunseon.hyo@gmail.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7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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