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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찐 영어 알버트 쌤! ‘이진구’

2021년 6월호(140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6. 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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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찐 영어
알버트 쌤! ‘이진구’

 

영어와의 악연, 중국을 선택하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수학을 아주 잘했습니다. 9단이 아닌 99단을 줄줄 외울 정도였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수학은 항상 1등급을 받아 제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영어점수가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원하던 대학에 떨어지게 되었고, 재수를 결정한 후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했지만, 막상 시험을 치고 나니 1점밖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삼수를 고민하다 이건 아니다 싶어 중국 유학을 선택했습니다.
2006년 중국 청도에 도착했죠. 그곳에 중국 최초로 스타벅스가 생겼습니다. 이때만 해도 스타벅스 고객대상이 외국인이라 손님이 거의 없었죠. 저는 동양인이긴 하지만 한국인이고, 마침 한류열풍이 불고 있어 중국 직원들이 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학연수를 하는 6개월 동안 매일매일 영업 마감시간까지 직원들과 어울리며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복습하고 예습까지하여 4개월 과정을 2개월 만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매일 지내다보니 외국인으로 중국에서 10년 산 사람보다 중국말을 더 잘하게 되었죠. 어학연수를 마치고 중국해양대학에 들어갔지만, 공산주의식 공부 내용이 맞지 않아 학문보다 중국어를 마스터할 생각으로 1년 반정도 머물며 외국어를 배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제 인생에 결정적 도움을 주셨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저희 부모님을 찾아와 쌈짓돈 150만원을 내밀며, “이 아이는 중국에 있을 애가 아니니 빨리 군대를 보내고, 군에 있는 동안 돈을 모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라”고 하셨죠. 이렇게 저는 군 의무를 마치고 드디어 2010년 8월 미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먼저 미국에서 머물 환경을 생각할 때 네 가지를 고려했습니다. 첫째 영어를 배우기 좋은 환경, 둘째 최대한 돈을 쓰지 않고 대학을 다닐 수 있는 곳, 셋째 내가 환영받을 수 있는 곳, 넷째 한국인이 거의 없는 조건이었죠. 최종적으로 이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CFNI(Christ For the Nations Institute)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때가지만 해도 제 영어실력은 재수를 하며 공부했던 문법과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토플 63점이 다였습니다.


미국유학, 10년의 생활
CFNI는 학점관리가 비교적 쉬운 곳이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는 2년 동안 저는 영어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생활 1개월쯤 되었을 때, 친구들이 제게 비슷한 질문을 계속 하더군요. “What are you here for?”(너 여기 왜 왔어?)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대답은 “I’m here to study.”(나 공부하러 왔어) 이 말밖에 없었죠. 그래서 20~30개 이런 식의 질문들을 다 종합해 내가 할 말을 미리 만들어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질문을 받으면 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죠. 이렇게 준비해도 정작 친구들의 말을 6개월 동안 거의 알아듣지 못했지만,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전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수십 번, 수백 번을 반복하다보니 입에 붙어 언제 물어봐도 총알이 튀어나가듯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리스닝을 위해서는, 학교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카페테리아에서 2시간 동안 밥을 먹으며 하는 대화를 다 녹음해 실생활적인 표현들을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영어발음은 친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라도 친구들이 아주 귀찮아 할 정도로 매주 코멘트를 받았죠. 이렇게 일반대학에 편입 후(Dallas Baptist University), 차석으로 졸업하며 나의 특별한 점을 다시 찾아보니 엉뚱하게도 언어영역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최고의 대학원 중 실용적인 부분을 가르치는 NYU(New York University)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한국이랑 비교할 수 없는 학비였지만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평생 쓸 것들을 공부했기 때문이었죠. 모든 교과서와 논문을 다 외우고, 2주 기한인 과제도 꼭 1주 전에 마무리해 교수님께 미리 제출해 부족한 것들을 보강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면서 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게 되었죠.

 

영어회화 실력의 산실이 된 대학내 카페테리아에서 친구들과 함께


외국인으로 뉴욕에 있는 대학원생 영어를 가르치다
NYU 대학원을 졸업하기 전, 공립학교 선생님 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리고 약 30개 미국 초등학교에 지원을 했는데 딱 두 학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뉴저지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고, 파트타임으로 뉴욕 맨해튼의 대학생, 대학원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했는지 상상이 잘 안됩니다. 완전 뉴요커였거든요.(웃음) 하지만 이때 제 머릿속 흩어져있던 영어의 퍼즐들이 모두 맞추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을 가르칠 때 정리가 되고 내 것이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죠. 또, 주말에는 학원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미국의 언어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SAT를 가르치게 된 것이죠. SAT를 가르치며 제 영어실력이 도달하고자 했던 기준을 넘어서게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무엇보다 가르친 학생들이 만점을 받으면서 2016, 2017년 스타강사가 되었죠. 그 후, 토요일 2시간 수업이 일주일에 40~50시간이 되면서, 원장직을 맡게 되고 학원의 영어 선생을 트레이닝하는 일도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식 찐 영어》책의 탄생
2019년 초,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연락을 받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 3개월 정도 저에게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이때 저의 경험을 책으로 내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게 되었죠. 책을 써내려가면서 못쓰겠다고 덮은 적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제 삶은, 저뿐 아니라 우리 가족, 주위사람들의 서포트로 다 합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것을 일반화 한다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갈등을 할 즈음 부모님께서“네 책을 사람들이 미리 보는 것만으로도 미래를 그릴 수 있고, 그 사람들이 필요한 것들을 조금이나마 가져갈 수 있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계속 해주셨죠. 그렇게 올해 2월말에 책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One Of A Kind School
현재 이곳에서 하고 있는 일은, 첫 번째는 제 인생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동기부여와 희망을 전하는 것입니다. 도서관, 대안학교에 다니면서 저는 누가 봐도 영어를 못했던 사람이었지만, 노력을 통해 지금의 제가 되었듯이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기업강연과 유학코칭을 하는 것으로 미국의 문화를 미리 간접체험하게 돕는 것이죠. 만약 제가 2010년 미국에 가기 전, 미국에서 성공한 누군가를 한 번이라도 만났거나 그 사람이 썼던 책이라도 읽었더라면 미국에서의 삶이 더 윤택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으로요. 세 번째는 다양한 곳에서 SAT, ACT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처해진 가정형편을 보고 학원에서 무료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원장님께 한국에 돌아와 어떻게 감사 표시를 할까 생각하다, 책에 유일하게 그분의 성함을 넣었고, 이제는 역으로 코로나로 힘들게 된 그 학원에서 1년 정도 일을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OOAKS(one of a kind school) 36.5일 이웃 섬기기 프로젝트’로 12일은 보육원, 12일은 탈북자, 12일은 오지의 선교사 자녀들을 돕는 것을 아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험들을 쌓아 10년 후에는 직접 학교를 설립하고 싶습니다.
 올해 저희 가족은 아내와 두 딸 그리고 십여 년간 같이 하지 못했던 부모님과 함께 힐링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며 작년 한국에 들어와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의 시간을 보상받고 있다고 행복해했습니다. 특히 두 딸들과 매일 뒹굴고, 장난치고, 책을 읽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미국식 찐 영어 알버트 쌤 이진구 대표는 솔직하고 모든 일에 긍정적인 에너자이저의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찐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경기도 의왕시 옥박골서길 13
인스타 @albert.j.lee / @with_albert

웹사이트 oneofakindschoo.org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0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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