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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넣고 싶다면, 눈에 보이게 하라

2021년 12월호(14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2. 3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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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연의 인생 단상 19]

손에 넣고 싶다면눈에 보이게 하라

 

‘벌써 한 해가 다 갔는데, 왜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지?’


매일 새로운 사건, 사고가 터지는 일상에서 늘 해야 할 업무가 등 뒤에서 나를 밀고 있다고 느꼈던 예전에는 매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매 순간 일을 하고 있었음에도 늘 아무것도 이루어낸 게 없다고 느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죠. 특히 이 시기는 회사에서 각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는 시기라 매우 중요한데, 연초의 기억은 까마득한 옛날 일이 되어버리곤 했습니다.
벌써 2021년도 이제 거의 다 흘러갔습니다. 여러 강의를 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주제는 역시 ‘시간관리’였던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단연코 ‘시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였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는 많은데, 항상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바쁘게 일상에 쫓기듯 살아내는 우리의 고민은 거의 비슷한가 봅니다. 

 

과연 우리는 시간을 관리할 수 있을까요? 24시간이라는 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이러한 시간은 가만히 두어도 흘러가고, 붙잡으려 해도 붙잡을 수 없지요. 매일 리셋되는 시간을 소중하게,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마음은 모두 비슷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시간 관리’라고 적어 놓고, 막상 ‘목표 관리’라는 뜻으로 읽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 동안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어쩌면 시간 관리의 본질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보통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잡아서 미래에 해야 하는 무언가에 집중하곤 합니다. 하지만 무엇을, 언제, 어떻게 이루었는지, 누구와 함께 했는지 등 결과를 기록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 서른이 넘도록 기록하는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여러 시도를 통해 목표를 단계별로 세분화하여, 시각화 하는 방식으로 성취감과 동기부여 효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되었습니다. 

 

먼저 목표관리 시트를 만들어 1년 동안 이루고 싶은 일들을 연 초에 10개 전후로 적었습니다. 그 중 독서나 운동과 같이 매일 해야 하는 일은 습관 리스트로 넣고, 강의나 신규 프로젝트 일들은 단기로 쪼개어 몇 월에 실행할지 구체적으로 기간과 실행 단계를 적었습니다. 매월, 매주, 매일 점검하는 목표 시트와는 별개로 시간관리 시트를 만들었습니다. 그 일들을 어느 시간대에 실행할지 색상으로 시간을 구분하여 채워 넣는 방식으로 기록하였습니다. 실행에 성공했는지, 누구와 함께 무엇을 했는지를 적어두기도 했지요. 그 결과 올해 초에 목표했던 일들의 90% 이상을 이미 달성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연말이 와도 희미한 기억을 더듬지 않고, 어떻게 1년을 보냈는지 뿌듯하게 성과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런 저만의 목표 관리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방법의 핵심은 바로 목표와 결과를 모두 ‘눈에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첫째, ‘목적지의 방향을 정하라’입니다. 미래에 이루고 싶어 하는 내 안의 온갖 욕심을 구체적으로 적은 뒤 허영심은 과감히 버리고, 방향이 같은 것들만 모아 ‘진짜 목표’라 이름을 부여해 줍니다. 그리고 반드시 우선순위를 매겨줍니다. 
두번째는 ‘잘게 쪼개고 또 쪼개라’입니다. 특히 성취보다 행동 자체를 목표로 삼습니다. 만약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면, 구독자 1천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보다는 업로드 할 컨텐츠를 매주 1개씩 100개 올리겠다는 식으로 실행 가능한 행동을 목표로 삼는 것이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세번째 단계는 ‘시간의 카테고리화’입니다. 시간마다 각자 귀속시킬 수 있는 카테고리명을 정해서 구분해 줍니다. 일, 휴식, 가족, 자기계발, 네트워킹 등 각각 성격이 다른 시간을 구분하게 되면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네 번째, ‘휴식은 보약이다’입니다. 매일 수면은 7시간 이상, 휴식은 1시간 이상 반드시 미리 확보합니다. 우리는 오늘 살고 내일 죽는 하루살이가 아닙니다. 열정을 특정 기간에 불태우는 것보다는 매일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수면과 휴식은 우리가 진짜 필요한 분야에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다섯번째로 ‘쉽고, 빠르게 기록하라’입니다. 내가 한 행동을 기록하되, 기록이 1분 안에 끝날 수 있을 만큼 스트레스가 적고 단순한 방법이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작심삼일로 무너집니다. 
다음 여섯번째 단계로는 ‘직관적으로 시각화하라’입니다. 사람은 외부 정보를 받아들일 때 감각 기관 중 70%이상 시각을 통해 인지한다고 합니다. 기록을 바로 확인 가능하도록 시각화 한다면 내가 얼마나 잘 실행하고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직관적으로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 일곱번째, ‘반드시 리뷰하라’입니다. 매일, 매주, 매월 등 실행한 결과를 주기적으로 리뷰해서 목표에 재반영합니다. 아무리 기록을 잘 했다 하더라도 검토하고, 평가하는 리뷰 단계를 거치지 않게 되면 제자리 걸음에 그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는 없지만, 그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하며 얼마나 가치 있게 만들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내 손에 넣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이왕이면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Life Designeer 주수연
brunch.co.kr/@lifedesignee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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