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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 안 탈 수가 있나?

2023년 3월호(16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11. 1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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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의 에너지와 환경 9]

중국산 전기차 안 탈 수가 있나?

 

외국산 전기차 견제?
중국산 전기차 하면 손 사례를 치며 ‘내가 그걸 왜 타나’하시는 분들도 있고, 현기차(현대, 기아) 서비스와 가격정책에 불만을 품으신 분들은 가격이 싸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를 타고 있었습니다. 국내 전기버스의 경우 48.7%가 중국 전기버스이고, 국내업체가 중국산 버스 외장에 배터리를 조립한 것까지 더하면 60%가 넘는 중국산 전기버스가 돌아다니고 있는 셈이죠. 따라서 버스를 타보신 분이라면 중국산 전기버스를 이미 경험하신 겁니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가격적인 이점인데요. 국산 전기버스의 경우 2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전기버스의 경우는 1억 초반대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게다가 전기차 보조금도 받을 수 있으니, 영세한 운수업체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인 것이죠. 특히 우리나라는 온라인쇼핑몰 이용수준이 가히 세계최고 수준으로 택배 배송을 위한 트럭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배송트럭 중 전기트럭의 경우는 정부가 보조금을 주며, 트럭 사업자 면허까지 주고 있는 실정인데, 여기에 가격 싼 중국산 전기트럭이 들어오며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중국산 전기차 문제와 함께 미국 IRA법안에 맞서, 우리나라도 자국 전기차 보호를 위해 보조금 정책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이 나오게 되었는데요. 중국 견제용 뿐 아니라 미국 견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개정안은 그리 강력한 규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미국산, 중국산 전기차 사후관리역량 평가 항목에서 직영 서비스 센터가 100개가 되지 않으면 850만원 보조금 중 1대당 최대 250만원 보조금이 줄어 든다는 것입니다. 차등 지급인 것이죠 

출처-BYD 홈페이지 제공


중국산 전기차는 장점이 있을까?
중국산 전기차가 급격하게 대두된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는 중국의 자국화 정책입니다. 우리나라 현대차도 북경에 공장을 짓고 북경자동차가 되었습니다. 지분의 51%는 중국이 가져가는 중국 업체가 되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닌 자동차 좋아하시는 분들이 아는 독3사(벤츠, BMW, 아우디)를 필두로, 수많은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의 공장이 중국에 생긴 건데요. 그래서 그것이 어쨌다는 것이냐? 바로 독3사의 기술을 중국이 흡수했다는 것입니다. 외장재, 내장재, 각종부품들을 다 만들 수 있고, 중국의 갑부들 상위 10%는(1억 명으로 추산) 이런 차량들을 소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자동차 기술력은 상당한 단계로 진입을 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친환경 정책입니다. 중국이 무슨 친환경정책이냐 하시겠지만, 중국에 다녀오신 분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우리는 미세먼지 지수가 100정도면 치를 떠는데, 100정도의 수치는 중국의 맑은 상태란 것입니다. 400정도는 나와 줘야 공장 좀 돌리는구나 하는 수치가 됩니다. 그래서 국제적인 행사를 한다면 지역의 모든 공장들 문을 강제로 닫아 버리고 행사를 진행합니다. 좋은 예가 북경올림픽이었죠. 이런 친환경정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보급에 앞장섰던 것입니다. 게다가 중국 대도시의 번호판은 가격만 2000만원이 넘고, 그것도 추첨을 통해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동차를 살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저도 중국에서 번호판 없이 달리는 벤츠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전기차를 사면 이런 번호판을 그냥 주는 것입니다. 중국 국민들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게 환영할 일이죠, 따라서 전기차를 사는 것은, 중국에서 자동차를 탈 수 있는 기회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돈 냄새를 맡은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최대 매출을 기록하였습니다. 세 번째로 중국이 돈을 많이 벌어 부가 증가하니 이 부를 가지고,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중국과 합작을 하였고, 결국 중국기업에 인수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표적인 업체가 스웨덴의 볼보입니다. 볼보는 중국의 지리자동차에 인수되었죠. 그리고 또 하나의 스웨덴의 브랜드는 사브입니다. 이외에 BMW나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제휴 협상중입니다. 어찌보면 유럽산차도 중국차가 되어 버리는 실정입니다. 이건 저도 경험해봤는데요. 지리자동차의 서브브랜드 링크엔코는 4,000km 유럽출장의 발이 되었죠. 물론 이렇게 인수되고 협력중이지만, 중국이 아직 가지지 못한 기술은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제어기술입니다. 이중에서 제어기술은 중국의 전자산업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껏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엔진과 변속기는 친환경, 전기차 시대에 필요 없어진 퇴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입장에서는 전기차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네 번째로는 배터리입니다. 아직까지 배터리 품질과 성능은 한국의 3사가 차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부동의 세계 1위는 CATL이며 10위권의 배터리 업체는 5곳으로 전체판매량의 55.3%(SNE리서치)가 중국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3사는 합쳐서 25.9%이고요. 이에 따라 배터리 생산량과 품질수준은 어떤 나라나 업체도 따라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습니다. 원자재 채굴과 재료수급과 생산, 그리고 배터리 제조와 배터리 모듈 팩킹에 그 생산된 배터리 팩을 전기차 등에 사용하는 것까지, 중국에서 모두 이뤄지고 그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나 자급자족이 돌아가는 상황이라 그 발전 속도는 타에 추종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출처- 2022년 7월 Global EVs and Battery Monthly Tracker, SNE리서치


그렇다면 중국산 전기차 단점은?
그럼 이렇게나(?) 좋은 중국산 전기차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바로 중국산이란 것입니다. 중국산이란 이름 자체가 B급, 저가, 낮은 품질로 놀림이 되는 상황인데요. 간단히 샤오미의 소형가전처럼 쓰다 버리면 되는 것이 아닌, 자동차는 재산처럼 생각하는데 이런 자동차를 중국산으로 살 것인가? 입니다. 두 번째로 세부 품질입니다. 기본 품질의 단계가 넘어가면 감성품질이란 요소가 있습니다. 이 감성품질은 제품의 마감부터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사람들이 느낄 수 없는 부분까지 고려해서 만든 일종의 감각과 느낌의 품질입니다. 그런데 중국전기차가 아직 이 부분을 맞출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에 달려 나가는 느낌과 브레이크를 작동할 때의 느낌, 코너링에서의 안정성 등 자동차의 구동부와 제어 뿐 아니라, 마감과 사용품질 그리고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부분입니다. 세 번째로는 AS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위에서 지적한바와 같이 보조금이 줄어드는 이유일 수도 있긴 합니다. 정비업체들이 신설되고 다양한 제품을 처리할 수 있는 업체들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전기차를 전문으로, 그리고 다양하게 취급하고 처리할 수 있는 자동차 공업사는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살고 있는 지역에 중국산 전기차 AS업체가 없다면 자동차가 문제가 생겼을 때 그냥 세워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것인데요. 바로 반도체 수급문제입니다. 일반 화석연료자동차도 이제는 반도체로 제어되는 제품인데, 전기차의 경우는 전체가 반도체 덩어리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반도체 수급자체가 수출규제 대상이 되었는데요. 물론 중국산 반도체를 이용한 생산은 가능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반도체기술은 미국의 80% 수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공급량의 한계가 생기거나, 성능 및 품질의 저하, AS 기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중국산 전기차를 무시못하는 이유
중국산 전기차의 단점이 있다 할지라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가성비입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일정정도 이상이 된다면 사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바로 우리가 잘 아는 대륙의 실수라 불리우는 샤오미의 제품입니다. 게다가 샤오미 또한 전기차 분야에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중국의 애플을 꿈꾸는 샤오미는 마치 애플카와 같은 느낌으로 전기차를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내어놓는다면, 가격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전기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전기차는 전 세계적으로 5,000만 원을 넘는 가격의 제품들이 즐비한데요. 그것도 최하성능의 제품이 그 정도 가격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롱랜지 버전의 제품은 6,000만 원 후반대에서 7,000만 원대의 가격으로 형성됩니다.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이전의 화석연료자동차로 럭셔리 브랜드를 살 수 있는 가격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전기차를 선택할 수 없는 현 상황은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입니다. 하지만 중국자동차 업체들이 이런 가격을 무기로 3,000만 원대 4,000만 원대 심지어 2,000만 원대의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시장이 획기적으로 변할 뿐 아니라 전기차 보급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국내 전기차의 가장 앞선 E-GMP(전기차 플랫폼)기술을 가진 ‘현기차’의 경우는 전 세계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하면서 1위 토요타, 2위 폭스바겐을 이어 글로벌판매 3위라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다만 현기차의 고가 자동차의 경우 현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가운데 누구나 손쉽게 살 수 있는 제품은 아닙니다. 따라서 전기차 보급을 위한 중요한 지표는 누구나 내연기관차를 사듯이 살 수 있는 가격대로의 진입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물론 전기차의 가격을 낮추는 이 역할에 중국산 전기차가 큰 기여를 할 것이며, 글로벌 메이커들도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위해 저가 모델에 신경을 쓰게 될 것입니다. 올해 BYD 전기차가 한국시장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트랜드를 리드하는 한국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그린휠(주) 최승호
ceo@greenwheel.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1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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