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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씽킹(Visual Thinking) ‘생각 그리기’

교육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9. 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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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표현하기]

비주얼 씽킹(Visual Thinking)
‘생각 그리기’

 

 

‘침묵은 금이다’
  과연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도 이 말은 여전히 적용될까요? 서양에 비해 동양,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표현에 다소 인색합니다. 가족 안에서의 사랑 표현도,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그렇죠. 누군가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했던가요? No! 이제는 수동적으로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기를 기다리거나 누군가의 뒤에서 슬그머니 묻어가는 습관들을 버려보지 않을래요?
  그렇다면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생각 표현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명 ‘졸라맨’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비주얼 씽킹 만나기
  비주얼 씽킹(Visual Thinking)은 ‘생각 그리기’입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배움을 통해 얻은 정보를 글과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이죠. 어떻게 그려낼지 구상하고 체계화하면서 기억력과 이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창의력도 키울 수 있는 ‘시각적 사고 방법’이지요.
  비주얼 씽킹을 국내에서 발전시키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생각과 정보를 그림으로 기록, 표현하는 것.‘생각의 시각화’(국내 1호 비주얼 씽킹 워크숍 강연자 온은주)

  글과 그림을 함께 이용해 정보, 생각을 표현, 기록하는 것(J비주얼스쿨 대표 정진호)

  자신의 생각을 글과 이미지 등을 통해 체계화하고 기억력과 이해력을 키우는 시각적 사고 방법 (한빛맹학교 교사 김해동)

 

  비주얼 씽킹은 요즘 학교 및 기업, 기관 등에서 다양한 교육과 실습, 강의, 워크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효과와 장점으로 인해 관련 서적도 늘고 있습니다. 파주여고 국어교사이자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대표인 호민애 선생님은 학교수업과 토론동아리(파주 에르디아) 활동에 비주얼 씽킹을 적극 활용한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언어 중심 수업에서 소외되었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각자의 생각이 시각화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도 자신감을 갖게 되는 교육현장을 만들고 있답니다. 그래서 비주얼 씽킹은 학생들에게 학습방법을 위한 도구이자 생각을 정리하는 매우 유익한 도구로도 추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아는 교사들은 다양한 교과와 교내 활동 등에서 비주얼 씽킹을 이미 적용하고 연구(*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개인적으로 진로코칭을 진행했던 중학생 친구도 저에게 비주얼 씽킹을 배운 후, 새 학년이 되어 비주얼노트를 스스로 만들어 활용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보게 되어 지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학생들이 다양한 교과를 통해 배우는 내용들을 자신만의 비주얼 노트로 만들어 학습한다면 학습의 효율성과 성취도에 있어서도 매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비주얼 씽킹은 자신이 공부하고 아는 내용에 자신만의 의미를 스스로 부여한다는 점에서 자기주도학습에 매우 효과적인 학습도구이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도 비주얼 씽킹을 다양한 강의와 학교의 수업에서, 또한 집에서도 활용해보고 있습니다. 비주얼 씽킹을 적용한 수업에서는 잠들던 학생들도 깨어나게 하는 마법같은 일과 함께, 자연스러운 참여와 몰입이 일어나곤 합니다. 하면 할수록 더 큰 매력을 느끼니 나만이 아닌 여러 사람이 비주얼 씽킹을 알고 활용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글도 쓰게 되었습니다.

 

비주얼 씽킹으로 시작된 변화들
  비주얼 씽킹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제 가방에는 비주얼 씽킹을 하기에 좋은 ‘라이브칼라’라는 펜과 회색의 마카(일명 마법의 펜), 작은 수첩(줄이 쳐지지 않은 무지)이 있습니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언제든 수첩에 펜으로 끄적일 수 있고, 준비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 일을 진행하는 장면을 생각하며 노트에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교육을 들을 때도 필기를 하며 같이 연관된 그림을 그리다보면 어쩐지 좌뇌와 우뇌를 함께 사용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강의에 사용할 활동지도 이전에는 모두 컴퓨터로 작업해 출력을 했다면 지금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형태의 활동지도 만들어 사용합니다. 그러다보니 학습자의 관심도 끌 수 있고 강의하는 저도 제가 만들어내는 결과물들 하나 하나를 모두 소중히 생각하게 되었지요.

  이러한 작은 변화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전공인 ‘디자인’과 ‘미술’을 제가 하는 일에 적용해 강의 콘텐츠 영역을 넓혔다는 것입니다. 6년차 강사인 제가 강의하는 주제들은 강의를 시작했던 첫 해 1년을 빼고는 대부분 전공과 무관한 강의를 했습니다. 대학과 대학원을 포함해 13년 간이나 했던 공부를 나의 메인 커리어로 삼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아쉬움이 컸던 부분이었지요. 그러다 적용하게 된 비주얼 씽킹에 제가 배운 드로잉의 기초와 활용능력이 매우 유용했고, 주변에서도 제게 맞는 옷을 입은 듯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요. 최근에는 비주얼 씽킹을 강의로 풀어가며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 내가 배운 것을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기쁨 등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비주얼 씽킹의 강력한 힘을 다른 분들과도 나누고 싶어 ‘비주얼 씽커’를 양성하게 되었습니다. 수강생 중 영어교육전공 박사님은 비주얼 씽킹 기본과정 이수 직후, 영어수업과 비주얼 씽킹을 접목한 강의 연구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켜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또 상담전공 대학원생 강사님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하는 것을 시작했으며, 코칭을 공부하고 있는 분은 코칭 프로세스를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승전보처럼 전해주었습니다. 가슴이 뭉클뭉클 해지는 순간들이지요. 이처럼 비주얼 씽킹은 누구나 자신의 삶과 일에 적용 가능한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도구입니다. 그 과정에 참여해주신 분들의 피드백을 통해 비주얼 씽킹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전합니다.

 

  “학습자의 학습을 도울 수 있는 멋진 툴을 배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표현법 중 비주얼 씽킹은 굉장히 흥미로우면서 즐겁고 쉽게 나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학습한 내용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K

 

  “교육자이자 강의를 하는 본인에게는 비주얼 씽킹이 또 하나의 매개가 될 것 같습니다. 제게도 생각의 정리 또는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즐거운 작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구의 편리함이라는 말씀이 제일 기억에 남고, 그 편리함이 이유 있는 편리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C

 

  “표현은 최고의 학습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고, 비주얼 씽킹이 학습에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을 못 그리는데도 힘들지 않게 배우며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세일즈 질문과정 그룹코칭 때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Y


 

< FingerThinking >

 

삶 속의 비주얼 씽킹
  전공이  ‘시각디자인’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우와~ 그림 잘 그리겠네요.”라고 이야기하지만, 부끄럽게도 그림을 잘 그린다기보다는 미대입시에 합격할 수 있을 정도로만 그림을 그려 남들 앞에서 그림을 잘 그린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공대를 나온 남편이 오히려 아이와 그림을 잘 그리며 놀았었죠. 입체감 있게 아이가 좋아하던 자동차를 그려주던 아빠의 모습을 본 후, 아이와 그림그리기는 늘 아빠의 몫으로 두었던 저였습니다. 그런데 비주얼 씽킹을 접하고 나서는 아이와 그리는 그림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 일차적으로 가정에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제가 집에서 이것저것 종이에 그리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초등3학년 아이가 옆에서 따라 그리더라고요. 그러면서 같이 하나하나 그려가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함께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 아이가 그러네요. “엄마! 이렇게(일명 ‘졸라맨 그림’) 그리면 미술선생님한테 혼~~나!”라고 했지요. 그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잠시 웃으며 “얘는 졸라맨이 아니고 스틱맨이야”라고 이야기해주었어요. 이렇게 아이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가 늘어나니 관계도 발전하는 것 같네요. 게다가 연습을 계속 하다 보니 스스로 자신감도 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가정에서도 변화가 있었지만 제가 하는 일에도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강사인 저는 교육을 통해 학습자들의 장점을 잘 발휘하게 하고 사고의 과정을 존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교육과정 중 학습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관점으로의 접근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결과 또한 존중하고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개발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주얼 씽킹을 처음 적용했던 강의가 대학생들의 ‘의사소통능력’이라는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 직업기초능력 수업이었는데요. 개발 모듈에 맞춰 진행해야 했기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수업을 학생들과 재미있게 했던 것들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리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전공을 하는 학생들이었는데 학습내용 중 자신이 이해하고 해석한 바를 비주얼 씽킹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볼 뿐 아니라 몰입까지 일어나는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지요. 어쩌면 저도 비주얼 씽킹에 대해 지금만큼 알지 못했던 그때 잘 따라와 준 학생들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으니 감사함을 전해야겠네요.


  학기 중 일주일간의 추석연휴로 한 주를 더 쉬고 2주 만에 만나는 학생들에게 ‘나의 추석이야기’를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하기 과제를 줬던 적이 있었는데요. 밭에서 고구마와 땅콩을 캐는 모습을 표현해 온 학생의 과제를 본 후 “이야~ 연휴동안 힘들었겠구나.”라고 바로 반응하며 반 학생들과 함께 즐겁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비주얼 씽킹은 이처럼 한눈에 빠르게 이해되는 과정을 통해 공감이 바로 일어나는 장점이 있으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해보길 조심스레 권해봅니다.

 

앞으로의 계획
  앞으로도 꾸준히 비주얼 씽킹에 대해 공부할 것도 많고 연습도 많이 해야겠지만 두 가지 계획이 있습니다.
  첫 번째 계획은 ‘비주얼 씽킹 도구개발’입니다.
  현재 비주얼 씽킹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의 의지가 강한 세 분과 비주얼 단어카드를 제작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림을 어렵다고 느끼고 쉽게 펜을 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주얼 씽킹을 조금 더 쉽게 전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제작해 재미있는 학습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구로서의 카드 제작과 비주얼 씽킹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쉬운 책을 만드는 것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비주얼 씽킹의 확산에 기여하는 것이 첫 번째 계획입니다. 비주얼 씽킹을 통해 학습할 때는 조금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그리고 이왕이면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조직 내 회의나 워크숍 등도 즐거운 가운데 참여하며 서로 공감을 일으키게 한다면 일터가 조금 더 즐겁지 않을까요? 또한 내 삶의 하루하루를 글과 그림으로 정리하고 성찰하는 시간이 있다면 우리들의 마음과 정신이 조금은 더 안정되고 편안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두 번째 계획은 ‘비주얼 퍼실리테이션을 통한 비주얼 리더의 확산’입니다.
  ‘비주얼 씽킹’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되고 발전된 것이 아니기에 현재 활동하는 전문가들도 외국의 매체를 통해 접한 후 자신에게 맞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 또한 다양한 매체와 책을 통해 비주얼 씽킹을 배우던 중「비주얼 리더」라는 책을 통해 조직 내에서 전략 기획과 구현, 팀 빌딩, 문제 해결 등을 시각적으로 퍼실리테이션하는 것을 돕고 시각화 도구들을 활용하는 리더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자로만 만들어지고 전달되어지는 회의보다는 시각적인 방법으로 공유되고 논의되는 조직이 많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명확한 소통을 위해 은유와 모델에 자신의 생각을 잘 반영하는 방법을 배워 현업에 적용하면 좋겠습니다. 생각을 표현하고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비주얼 씽킹을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알고 실행하게 된다면,

  “지금 하는 일이 조금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요?”
  “서로가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두 가지 질문을 던지며 저는 앞으로 제가 세운 계획을 즐겁게 실행해 보겠습니다. 함께 동참해보지 않으시겠어요? ^^

 

 

인스토리 대표
VISUAL THINKER 이주희
010-9012-7941
sera@humancollege.co.kr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5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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