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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PIRIT TEAM ‘군포시 리틀야구단’

2023년 9월호(16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4. 7. 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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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PIRIT TEAM 
‘군포시 리틀야구단’ 

 

어릴 때부터 나의 피와 살이 되었던 개인훈련
야구 감독님이셨던 아버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하면서 5살 때부터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시작 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정식으로 야구부에 들어간 이후, 개인훈련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신 아버님으로 인해 팀 훈련이 쉬는 날이면 저에게는 더 혹독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훈련 도중 혼나기도 정말 많이 혼났죠. 어린 마음에 개인 연습하는 게 더 무서울 정도였으니까요.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야구훈련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학교가 끝난 후, 집에 가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자 정문 바로 앞에서 하숙을 했었죠. 그리고는 저녁 먹은 후 또 다시 아무도 없는 야구부실에서 혼자 웨이트 트레이닝과 타격 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했습니다. 그 당시 부모님이 간섭하실 수 없는 환경이었으니 제가 충분히 딴 짓도 할 수 있었음에도 야구가 정말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꼭 프로야구 선수가 되어야겠다는 목표도 있어서 거의 밤늦게까지 혼자 개인훈련을 했던 것이 제게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국제대회 경험도 쌓다 보니 고등학교 졸업할 때 LG트윈스의 지명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제 자신을 볼 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대학 4년을 나를 더 만들어가는 시간으로 삼고자 홍익대학교 진학을 선택했습니다. 대학교에서도 4년 내내 국가대표를 아홉 번이나 하면서 실력을 향상시킨 후,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때부터 국내외에서 실력이 뛰어난 여러 나라 선수들과 같이 경쟁하면서 뛰어본 경험들이 지금의 군포시 리틀야구단 감독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며 팀을 이끌어가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꾸준함이 답이다
2009년 7월 야구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었던 군포에서 리틀야구단의 창단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15년째 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저도 군포가 어디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맨 처음 이곳에 와서 아이들을 만났을 때, 반짝이는 눈빛으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저를 바라보며 열정을 내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당시 제가 선수생활 은퇴 후, 여러 리틀야구팀과 초중고 야구팀에서도 감독 제의가 왔었는데 군포의 아이들을 만나고 보니 다른 곳은 못 가겠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전국대회 3위는 13회, 준우승 7회, 우승은 4회를 하는 팀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U12 전국대회 우승과 도미노피자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해 아이들이 정말 기뻐했습니다.
올해 프로야구 올스타로 선발되고, 10월 항저우아시안 게임에 국가대표로도 출전하는 NC 다이노스 김주원 선수와 한화이글스의 이상혁 선수도 군포시 리틀야구단 출신으로 현재 멋진 활약을 하고 있지요. 겨울 훈련기에는 팀 졸업생 선배들이 와서 아이들을 지도해 주기도 하는데, 매번 TV에서만 보던 선배형이 와서 직접 지도해 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확실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저희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실외야구 훈련장뿐 아니라 비가 오나 눈이오나 1년 12달 꾸준한 연속성을 가지고 훈련할 수 있는 실내 훈련장도 있기에 가능 했던 것 같습니다. 3월부터 11월말까지는 전국대회가 계속 이어지고 12월부터 2월까지는 실내연습장에서 기본기 훈련을 집중적으로 합니다. 아이들은 야구기계가 아니니 훈련도중 지치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이런 꾸준함이 비단 야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앞으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밑거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아이들은 행동으로 배운다
대회를 나가든 다른 지역으로 연습경기를 가든 저는 항상 저희 팀 유니폼과 야구모자, 그리고 팀 티셔츠를 입고 갑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코치와 감독인 저까지 유니폼을 입으니 가끔은 사람들이 누가 감독인지 헷갈려 하기도 하죠. 하지만 아이들은 저의 이런 마음가짐과 옷차림에서부터 야구를 준비하는 마음과 자세를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릴 때 야구를 시작한 이후로 야구 감독님이셨던 아버지께 배웠던 그대로 지금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훈련할 때에도 말로 아이들을 지적하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상황에서 어떻게 공을 받고 던지는지 보여주고, 실제 배트로 어떻게 타격하고 공을 치는지 제가 타격을 직접 하면서 알려 줍니다.


원석에서 보물을 발견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1군이 아닌 2군에 있더라도 실력이 아니라 멘탈적인 부분의 훈련이 더 필요한 경우가 많지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야구부는 전국에서 잘하는 야구 선수들을 스카우트해서 팀을 구성 합니다. 하지만 리틀야구팀 선수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새하얀 도화지에 아이들에게 캐치볼부터 시작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가르쳐서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각 연령의 눈높이에 맞춰서 훈련을 진행해야 하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지도자들이 대단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힘든 반면 아이들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이면 보람과 희열이 있습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상태를 제대로 알기 위해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가끔은 인내심을 가지고 성장을 기다려 주기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실력을 찾아가는 저희 아이들에게 이제는 서울, 수원, 안양, 안산 등 근교 엘리트 중학교 야구부에서 선수로 스카우트 하려고 연락이 올 때 참 뿌듯합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야구는 절대 혼자 치고 받고 할 수 없으며 혼자서만 잘해서도 되는 운동이 아닙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 희생 번트, 희생 플라이 등으로 내가 안타를 쳐서 나갈 수도 있는 기회를 희생하기도 하고, 투수와 포수, 내야수, 외야수, 타자, 주자 등 정말 모든 선수가 한 마음이 되어서 팀의 승리를 만들어 가는 경기이지요.
저는 비단 선수들뿐만 아니라 그 아이들 뒤에서 열심히 응원해 주시는 학부모님들까지도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서 한 곳을 보고 멀리 높게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군포리틀야구단에 신입부원이 들어오면 제가 사비를 들여서 저희 단체 응원 티셔츠를 맞춰줍니다. 매 시합 때마다 다 같이 입고 가는 그 티셔츠 뒷면에는 ONE SPIRIT TEAM이라고 쓰여 있어요. 이 티셔츠의 문구를 유심히 보는 분들은 이 진짜 의미가 무엇일까 많이 물어보고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대회에 나가면 연맹 관계자 분들이나 심판분들도 저희 티셔츠 문구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그 의미를 알고는 격려도 많이 해주고 멋지다고도 말씀을 해주신답니다.


경기 결과보다 중요한 것!
초등학교 시절의 어린이들은 야구를 하면서 인내심과 끈기, 도전정신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끈끈한 동료애도 이 시기에 많이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단체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동료들 사이의 우정, 그리고 경기에 졌을 때에는 잠시 좌절을 느끼기도 하지만 또 다시 도전해서 승리를 성취해 나가는 이런 부분이 야구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대회를 치르다 보면 끝까지 가서 우승만 할 수는 없으니 졌을 때 아이들의 멘탈 관리와 케어가 훨씬 중요함을 느낍니다. 어린선수들은 경기에서 패배 했을 때 벌써 눈물을 글썽이고 기가 많이 죽어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실수 없이 정말 잘 했음에도 패배를 했을 때에는 “수고했다. 너무 내용이 좋은 경기였다. 이렇게만 하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하면 어떤 팀을 만나도 너희들은 다 이길 수 있을 거다.”라고 충분히 격려를 해 줍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부터 상대팀이 한수 아래라 생각하고 웃으면서 대충 놀러 나온 분위기로 경기를 할 때도 간혹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기 결과가 승리로 나왔다면 이겼더라고 그날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한 두 게임 하고 말 것도 아니고 야구를 꾸준히 해 나가야 하는 아이들이기에 더욱 경기의 결과보다는 경기의 내용과 그 경기에 임하는 각 개인의 마음가짐과 야구를 대하는 선수들의 태도를 훨씬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길 때도 많이 배우지만 지는 경기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군포리틀야구단을 향한 어른들의 응원
2009년 처음 시작할 때에는 변변한 연습구장이 없어 근처 학교운동장을 빌려서 연습하고, 저희를 지켜보는 분들도 저러다 말겠지 하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며 이렇게까지 오는 과정에서 이젠 각종 대회에서 꾸준한 입상과 전국제패도 하고 성과도 이루어 내어, 경기도 상위 중학교로의 진학 및 프로야구 선수를 꾸준하게 배출할 수 있는, 다른 팀들이 부러워할 만한 팀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대견한 마음에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군포위생 대표님, NH농협 군포시지부 지부장님, 수리산 두꺼비 대표이사님 등 좋은 회사 대표님들께서 몇 년째 꾸준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 지원금으로 지방대회도 다녀오고 연습장 보수공사도 해서 더욱 훈련에 집중할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제 올해 전반기 중학생 마지막 대회가 남았습니다. 전국 170여 개 팀의 리틀야구단이 모여서 하는 경기라 8강에만 들어도 대단한 성적이지만, 저희 아이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욕심을 내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더 좋은 성적으로 한해를 마무리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군포리틀야구단 윤현식 감독
010-3262-4777

 

[윤현식 감독 주요경력]
2004년~2005년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선수 (현SSG 랜더스)
2000년~2003년 프로야구단 LG 트윈스 선수 
1999년 한·일 명문 6개 대학 야구선수권 (국가대표)
1998년 LA 다저스 SPRING-CAMP 참여
1998년 제33회 이탈리아 세계 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1998년 미국 플로리다 교육리그 (국가대표 상비군)
1997년 한-미 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1997년 애틀란타 올릭픽 기념 국제야구대회 (국가대표)
1996년 필리핀 마닐라 아시아 야구 선수권대회 (국가대표)
1995년 청소년 국가대표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7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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