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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짓고 건물에 삶을 담아내는 건축가 조병규를 만나다.

2018년 7월호(제10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7. 1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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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김미경이 만난 사람]

글을 짓고 건물에 삶을 담아내는 
건축가 조병규를 만나다.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때마침 선거차량과 홍보맨들이 열을 내고 있었습니다. 시끄러운 소리를 뒤로 하고‘투닷건축사 사무 소’를 찾아 두리번거리니 바로 왼쪽 편에 있더군요. 사무실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순하디 순한 새끼고양이, 그 뒤에 쑥스러운 듯 청년 같은 모습의 조병규 대표가 있었습니다.

 건축과의 인연

 물론 어렸을 때부터‘난 건축가가 될 거야’라고 마음먹지는 않았습니다. 철이 들 즈음, 홍대근처에서 건축과 다니는 형들이 차고 같은 곳을 작업실로 하나씩 빌려 생활하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런 형들이 제 눈에는 일반 학생들과 달라보였죠. 복장은 되게 추레한데 모형, 도면을 옆에 끼고 눈빛도 범상히 않았죠. ‘음…… 저 형들은 뭐하는 사람들이지?’하며 저도 모르게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형이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하더군요. 건축학과에 들어갔죠. 내 할 일은 설계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나온 것은 2000년 즈음인데 IMF 직후라 직장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더구나 이 직종은 야근, 철야, 박봉으로 너무 어렵다보니 동기들 중에 설계분야에 남아있는 친구는 별로 없어요. 저도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요. 여러 갈림길에서 갈등하면서요. 하지만 설계를 하는 사람들이 흔히 꿈꾸는 ‘내 집은 내 이름으로 설계해 보겠다’라는 바람으로 버틴 거 같아요.(하하) ‘투닷건축사사무소’를 시작한지는 4년 정도 되었고, 현재는 후배 파트너와 동업을 하고 있죠. 

 건축업계에서의 조직생활과 현재 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며 분명 차이는 있을 것 같아요. 

특히 건축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협업을 해야 하기에 조직생활 경험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학교에 다닐 때는 적응을 잘했지만 막상 사회에서는 조직생활이 힘들어 건축을 떠난 사람도 많죠.(조직문화가 각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해주면 좋은데 상명하달식일 때 도리어 창의력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지요. 건축분야는 어떤지요?) 건축분야는 그래도 그런 부분이 덜한 편이죠. 저는 10여년 조직생활을 하며 지금의 독립을 준비했다기보다 저의 삶으로 당연히 거쳐 온 과정이라 여깁니다. 현재는 책임감이 훨씬 많지만, 돈을 떠나서 내 삶에 내 자신이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그럼 제일 힘든 요소는?

 사실 경제적인 면이 힘들죠. 건축설계비가 제가 시작 할 때나 20년이 흐른 뒤나 별반 차이가 없어요. 건축설계가 일반사람들에게 인식된 것이 그리 오래지 않아요. 우리나라 건축을 이끌고 온 것은 대기업 시공사들이죠. 우리나라의 건축은 보통 양극단으로 나뉘는데 크게는 아파트시장으로 이 분야는 건축가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드러날 뿐이죠. 또 하나의 시장은 이른바 추상적인 개념건축으로 건축가의 생각이 들어간,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이죠. 이 분들은 일반 사람들이 알아주든 말든 상관없으니까요. 흔히 도시의 다가구 주택, 아파트는 나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죠. 저는 이게 건축가의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빌라는 부동산과 집장사들의 영역이었죠. 이렇게 맺어진 곳에는 건축가들이 끼어들 여유가 없습니다. 사실 아직도 변하지는 않았지요. 보통 건축 설계가는 부담스런 존재고, 문턱이 높다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양극단 속에서 틈바구니 시장을 공략하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아요.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양질의 주거지가 형성 되는데 택지에 맞는 좋은 주택과 환경을 만들 수 있음에도 서울의 빌라들을 갖다 놓은 것처럼 90%정도가 똑같이 지어지니 결국 가격 위주의 시장만 있게 되어 안타깝죠.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고 저희가 하는 고민을 건축주들이 하게 될 때 컨셉에 맞는 건물들을 지어가고 있습니다.  



 택지 환경에 맞게 지어야 함을 건축주들에게 설득해야 할 텐데 어떻게 이끌어 내는지?

 그게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 일을 시작하며 일기처럼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저는 일과 삶이 균형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일과 삶이 쫓기듯이 돌아가지 않길 바라죠. 사실 아파트 사는 게 되게 재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전원주택을 고민해보았죠. 하지만 겁이 나더라고요. 아무리 제가 설계를 하는 사람이지만, 땅을 사고 집을 짓고 산다고 했을 때 과연 내가 만족스러울까? 처음에는 바로 땅을 사서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하다가 선회를 해서 먼저 전원주택에 살아보자고 결정한 후, 지금 살고 있는 덕소 근처의 전원 농가주택에 전세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일이 많더라고요. 잔디 깎기부터 텃밭일, 집의 여기저기를 손보는 일까지 주말에는 오히려 더 바빴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뭔가를 계속해야 한 주를 보낼 것 같은 거죠. 이렇게 바쁘게 사는데 어느 날 저희 집 주인이 본인의 일을 다 마치고 가면서 저에게 인사로 건네는 말이 “즐기세요!” 하더군요. 그런데 그 말이 와 닿더라고요.‘즐기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전원주택에서 오래 못산다. 이것은 주말에 대한 의식이다’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하니 점차 몸에 익어지고 ‘아파트가 아닌 집에 사는 게 참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파트에서 살 때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죠. 집을 가꾸고 노동하는 행복이 있고, 제 손 가는 것 하나하나에 애정이 가고, 귀차니즘에서 행복으로 바뀌며 사는 이야기들을 점차로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건축가가 ‘주택은 이런 것이다’라고 규정하기보다 그리고 추상적으로‘이게 주택의 멋진 개념이니 따라서 하십시오’가 아닌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살아보고 직업이 건축가이다 보니 일반 사람보다 다르게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이죠. 사람들이 여기에 많이 동감하는 것 같아요. 이런 사람과 상담을 해도 좋겠다고 방문하면 저는 먼저 건축주의 얘기를 많이 듣죠.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바람이 뭔지……. 그런 다음 건축주의 사는 이야기에 공간을 어떻게 연결시키고 건축주의 삶과 유리되지 않는 건축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한 저희의 고민을 더합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신뢰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아주 형식적이고 해봐야 의미가 없는 가설계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뭘 믿고 당신들을 선택해요?”라고 이야기하죠. 그러면 저희들은“그러게요”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하하) 건축이라는 게 결과적으로 사람의 삶이 담기는 공간인데 건축주와 많은 대화를 하고, 건축주와 우리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어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죠.

건축가의 식견으로 우리나라 현대건축 중 마음에 드는 건축물은?

 요 최근에 볼 수 있는 건축으로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들 수 있어요. 그 건물 안에 들어서는 순간, 내가 대접받고 있는 기분이 드는 그런 공간입니다. 시민들이 부담 없이 찾고 애정을 쌓아 갈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기업의 사옥이지만 공공성을 담보한 좋은 건축의 선례라 생각합니다. 저명한 영국건축가가 설계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국적인 건축을 무엇이라고 생각 하나요?

 기와, 마당, 퇴청마루 등 이른바 전통건축을 재해석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이것이 한국적인가? 저도 고민이 되는 게 뭐가 한국적인가 라는 것이죠. 물론 지금의 건축방식, 양식이 서양에서 들어오긴 했지만 한편으론 이 땅의 풍토에 맞게 적응했으니 전통이냐, 한국적이냐를 굳이 나누어야 되는지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식탁문화인 입식, 온돌문화인 좌식이 섞여 있으니까요. 도리어 지금은 이렇게 공존하는 것이 한국적인 것이 아닌가 해요. 꼭 전통개념을 가져온다면 그것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그냥 바라보는 것의 대상이지 내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완성된 건축물을 보면 어떤 기분인가요? 

 하나가 특정한 게 좋다라기보다 건축설계는 농사짓는 것과 비슷합니다. 건축주를 만나 설득을 하고 많은 협의를 하는데 설계만 5~6개월이죠. 예를 들어 3층에 150평 다가구 주택을 지을 때 흔히‘허가방(스스로를 비하 하는 것 같아 쓰고 싶지는 않은 말이지만)’들을 통하면 한 두 달 만에 빵틀에 찍듯이 나오기도 하죠. 그러나 저희는 5~6개월 하는데 (그럼 이 기간에 제일 많이 신경 쓰이는 게 뭐죠?) 허허 돈이죠. 저희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하는 게 아니라 건축주가 가지고 있는 돈에서 풀어내야 하는 것인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어떤 때는 예산을 초과하면 다시 조정해야 하는 일도 있으니 이렇게 6개월이 걸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축설계하며 어려운 것이 시공사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돈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시공사 선택인데 건축주들은 어떤 시공사가 좋은 시공사인지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시공사를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조정을 해야 합니다. 

 어떤 시공사가 적합한지 연결하고 시공사가 찾아지면 설계대로 진행하는지 제대로 감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며 공사하는데 150평 정도가 6개월 소요되니 총 1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사계절을 겪는 1년 농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추수 할 때가 제일 기분이 좋죠. 설계, 시공, 감리후 공사 끝나고 가림막을 거둬낼 때 정말 짜릿합니다. 그때 내 새끼가 나온 것 같은 거죠. 그런데 간혹 건축하는 과정에서 시공이나, 건축주와 삐긋하면 이상한 애(건축)가 나오죠. 아~ 저것도 내 새끼인데…… 하며 마음이 아픕니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1년의 기간을 계속 긴장하면서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때론 설계보다 대화를 하는 기술이 더 중요한 거죠. 제가 건축주를 믿어야하고, 건축주들과 틀어지는 게 무슨 큰 문제에서 틀어지는 게 아니라, 작은 것 하나하나에 실망하게 되고 기대에 못 미치게 되면서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싸우면 그냥 화해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건축주 재산이 걸려있고, 일생일대의 집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쉽게 회복될 수 있는 게 아니죠. 제일 어려운 것은 1년 과정을 쭉 끌고 가는 게 어렵습니다. 단순히 설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잘 지어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바로 요 중요한 게 별로 티는 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미국에서는 해안선을 바라볼 수 있는 방향에 따라 집 위치 각도가 5도 정도 차이가 나는데 무려 가격은 10%나 차이가 난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조망권 개념이 중요한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는 조망권과 관련해서 아파트 가격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서울 같은 도심에서는 조망할 비쥬얼 타겟이 별로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것은 조망권보다는 남향에 대한 중요성으로 일조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죠. 일조권에 대해서는 도리어 법적으로 규제가 심할 정도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규제가 강하다보니 우리나라에는 건폐율, 용적율에 따라 얼마큼 지을 수 있는지 양이 정해져 있고, 일조권에 맞춰 꽉꽉 눌러서 짓다보면 형태가 다 똑같아져요. 별로 다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법적규제가 도리어 천편일률적인 상태를 만들게 하죠.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망권은 법적으로 규제할만한 게 없으니 다툼과 민원이 많이 발생 합니다. 

 보통 만들어진 환경에 들어가면 그 환경에 지배를 받게 되는데요. 인간 삶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까인데 내가 만들어놓는 공간이다 하더라도 영향을 받게 되죠. 혹시 이런 개념을 생각하나요? 

 아~ 굉장히 좋은 질문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방이나 서재에서의 책상을 딱 벽에 붙이잖아요. 서양에서는 방이나 사무실 벽에 의자가 있고, 탁 트인 공간에 책상이 있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우리나라인 경우 면벽수도 한다라고 하지 않는 한, 마음이 넓어지기 힘들 것 같아요. 우리나라 풍수에서도 사실 면벽하는 게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죠. 현대적인 방의 개념이 생겼을 때 이렇게 만들어진 것 같은데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3m×3m방의 사이즈에 10자 장이 들어가고 그러다보면 가장 효율적인 배치는 면벽하는 공간 배치였던 거죠. 그런 효율성 때문에 원래 우리나라에는 없던 배치가 들어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보기에도 굉장히 답답하고 정서적으로도 공부하는 학생에게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통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이게 정답인양, 치수도 별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주택을 하면서 채의 개념으로 안채, 별채로 사용자들이 알아서 쓰도록 독립적으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방의 규격도 획일적이지 않게 좁고 길게 하거나 말이죠. 그래서 사실 가구배치가 먼저 되어야 한답니다. 만약“여기가 아들방 3x3이니 알아서 배치하세요”가 아니라 가구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을 먼저 하고 방에 대한 사이즈와 형태를 구성하는 게 맞는 것이죠. 보통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누구든 들어와서 사는 익명성이 담보 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상태이지만, 만약 건축주가 자기의 삶을 담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집을 짓는 다면 이런 것들이 반영되어야겠죠. 

 이렇게 해서 영종도에 쉐어하우스로 주택을 지어 봤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공유주택이라고 단어만‘공유’를 사용할 뿐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무조건 나누어 쓰는 공간이 아니라 내가 쉬는 공간으로 나의 공간이 필요하고, 나의 공간 외에 어떤 것을 공유할 것인가를 잘 고민해야 합니다. 저와 파트너가 지은 영종도 쉐어하우스를 통해 ‘자발적인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나 스스로가 고독해질 수 있는 특권을 가질 수 있는 집. 이런 것을 생각해 본 것이죠.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AI의 영역으로 바뀌어질 직업들이 많은데 지금 일하는 분야가 창의적이라면 AI를 넘어서는 영역이 되지 않을까요? 무작정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말이죠.

 예전에 AI로 제일 빨리 없어질 직업군 10개, 아닌 직업군 10개의 목록이 담긴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어요. 건축설계사는 그나마 남아있을 직업군 중 상위에 있더라고요. 제가‘투닷건축사 사무소’라고 한 것도‘닷 투닷’에서 나온 것인데 사람의 창의성,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의미입니다. 아이들은 점들이 많이 있을 때 점을 이어야 형태를 알 수 있는데 어른들은 그냥 보면 압니다. 일명 직관 같은 거죠. 저희는 그런 일반적인 직관을 떠나 전문가적인 직관을 가지고 건축을 하는 경우라 기계가 대체하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굉장히 많은 경우의 수를 조합해 놓은 것과는 또 다른 것이죠. 그래서 건축가의 영역에서 도면을 그리는 것은 기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건축가의 영역은 창조적인 영역으로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래의 계획
 제가 꼭하고 싶은 것은 후배들을 계속 가르치는 것과 책을 쓰는 것입니다. 지금도 이 일을 하면서 학교 강의를 병행하고 있지요. 책은 전문적인 건축 관련 책이 될지, 에세이가 될지 모르지만 이 욕망이 강해지는 게 건축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까요? 저희가 설계를 할 때 여기저기에서 본 것을 가지고 요란하게 결과를 낼 수 있지만 저는 이것이 마치 화장을 한 것 같아서 선호하지 않습니다. 건축할 때에도 어떻게 핵심 알맹이만 남길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글 쓰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글을 끄적이면서 느끼는 것이 화려한 미사여구를 쓰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담백하고 간결하게 제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 하는 거죠. 꼭 한번 글을 써서 책을 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들의 꿈도 건축가예요. 그 이유인즉슨 학교에서 직업 적성 검사를 할 때 아빠 엄마에 대한 직업의 장점을 적어보라 했는데 장점 중 하나가‘일이 없으면 집에서 쉰다.’라고 했다며 제가 쉬는 사람처럼 보였나 봐요”라고 조병규 대표가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건축만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그럴 때 전문적인 이론서나, 전혀 다른 책들, 소설, 영화 등을 통해 건축의 영감을 받기도 한다며 이 일 하는 게 아직은 재미있다고 하는 조병규 대표님의 말에 건축을 향한 내재적인 열정이 전해집니다. 




건축가 조병규, 모승민 | 투닷건축사사무소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1004-1. 301호
02-6959-1076 
blog.naver.com/ftw

[TODOT소개]
TODOT의 지향점은 건축가로서의 전략적 직관을 통해 통찰과 창의가 발휘되는 건축이다. 2014년에 시작하여 봉구네, 자경채, 삼남매집, 중정삼대, 바라봄, 밭은집, 숨집, 쉐어하우스 ‘휴가’등의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현재는 양수리로 터를 옮기고 동네건축가로서의 역할과 참여에 대해 탐색 중에 있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5호>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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