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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년 역사, ‘스타인웨이’ 피아노 ㈜ 코스모스악기 심일권 전무를 통해 듣다

2018년 8월호(제10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8. 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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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김미경이 만난 사람]


165년 역사, 

‘스타인웨이’ 피아노

㈜ 코스모스악기

심일권 전무를 통해 듣다



열돔 현상으로 한반도가 뜨겁게 달아오른 7월 중순, 예술의전당 모차르트 카페에서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유통하는 ㈜ 코스모스악기 심일권 전무를 만났습니다. 그의 입을 통해 올해 165년 된 피아노 ‘스타인웨이’가 피아니스트를 통해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를 여러분께 들려주고자 합니다.



심일권 전무님은 어떻게 악기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축구지망생이었습니다. 대학 때까지 그라운드에서 상대선수들과 몸을 부딪혀가며 승부욕을 불태웠죠. 하지만 무릎부상으로 프로선수의 꿈이 좌절되고 잠시 방황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새롭게 발을 들여 놓은 곳이 악기회사였지요. 클래식음악에 대한 지식이나 취미가 없었던 저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는 것 같기도 했지만 벌써 올해로 26년째하고 있습니다.  


스타인웨이 피아노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1992년 ㈜삼익악기에 입사해서 악기에 관해 배우게 되었어요. 그러다 2011년 ㈜코스모스악기로 옮겨 현재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명품피아노인 ‘스타인웨이’를 유통하는 곳은 ㈜코스모스악기가 유일합니다. 수많은 부품이 모여 한 음 한 음 우리 귀에 울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장인들의 수고가 필요하고, 그것이 한 음악가의 연주로 살아나게 되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열정의 순간들이 필요한지 악기사를 다니면서 더 생생히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이곳은 무엇보다 소리로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볼 수 있고, 클래식 음악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나에게 맞지 않은 옷 같았던 일터가, 그라운드에서 가졌던 열정으로 제가 몰입할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 유명 연주회장에 놓인 콘서트 피아노 98%가 ‘스타인웨이’라고 하는데요. 이 브랜드가 그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요? 

‘스타인웨이(Steinway&Sons)’는 독일의 가구제작자였던 ‘하인리히 스타인벡’이 1853년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창업한 명품 피아노 브랜드입니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치 등 전설이 된 거장은 물론 마르타 아르헤리치, 랑랑, 예브게니 키신 등 현역 피아니스트까지 선호하는 피아노의 ‘명품’으로 불리죠. 모든 공정이 장인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며 현재 미국 뉴욕과 독일 함부르크 두 곳의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스타인웨이’가 추구하는 가치는 ‘가능한 최고의 피아노를 만든다’는 겁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인 것 같은데 창업자 하인리히 엥겔하츠 스타인벡의 좌우명이 오늘까지도 이어진다고 봐야죠. 20~30년 근무한 최고의 피아노 장인들이 최고의 재료만 엄선해 피아노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해 듣기로 이 장인들은 나뭇조각 하나만 쥐어주면 모든 오감을 동원해 재료의 특성을 파악할 줄 아는 전문가라고 해요. 이런 전문가들이 160년 넘게 이어온 노하우가 피아노제작에 그대로 반영되겠죠. 물론 여기까지 오는데 ‘스타인웨이’도 경영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피아노를 만들기 위해 장인의 역사를 이어가는 것이‘스타인웨이’의 가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회사는 ‘스타인웨이 아티스트’로 선정된 피아니스트가 연주회나 음반 녹음을 할 때 악기를 대여해주는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1,700여명의 ‘스타인웨이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스타인웨이 아티스트로’서 백건우, 신수정, 이경숙, 한동일, 강충모, 김선욱, 이진상 등 여러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라면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연주하고 싶어 할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 손에 어떻게 전달되나요?

많은 피아니스트가 ‘스타인웨이’를 선택하는 이유를 ‘연주가가 가장 원하는 대로의 음악을 표현할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소리의 다채로운 색깔, 음색의 범위, 다양한 느낌 덕분에 자신만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다는 거죠. 다시 말하면 연주가가 ‘나 자신이 될 수 있는’ 악기라는 겁니다.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스타인웨이’공장이 독일 함부르크와 미국 뉴욕 두 곳입니다만, 대부분 독일에서 까다로운 절차 아래 제작된 제품이 ㈜코스모스악기를 통해 들어옵니다. 스타인웨이 피아노 발주가 들어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발로 뛰며 정성스럽게 전달을 합니다. 


일을 진행하면서 어려움도 있을 것 같아요.

피아노를 아파트나 고층으로 올리려면 이동 공간이 여의치 않을 때가 많습니다. 엘리베이터의 용량이 작아서 싣지 못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크레인으로 올려 설치합니다. 한번은 크레인으로 아파트 15층에 피아노를 올리고 있는 중이었어요. 고객과 제가 위에서 지켜보고 있는 중, 피아노가 쭉 올라오는데 돌연 아파트 난간이 뜯겨 나가고, 사다리차는 점점 기울어지고,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죠. 결국 7층에서 간신히 멈췄는데, 얼마나 아슬아슬했는지... 만약 피아노가 떨어지고... 아파트에 주차 되어 있는 차는 거의 외제차에... 생각만 해도 끔찍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객과 이 일로 더 친해졌어요. 어떤 경우는 완전히 설치하고 왔는데 흠집이 보여 바꿔달라는 요청도 합니다. 모든 검수가 끝나고 완전 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스타인웨이’뉴욕 옛 사옥


벌써 26년째 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신데 어떤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전 마케팅을 삶의 체험을 통해 본능적으로 배운 것 같습니다. 입사 후, 영어공부를 꾸준히 했습니다. 요즘 청년들이야 거의 필수지만, 월차를 받은 날이면 영어학원에 하루 종일 있었어요. ㈜삼익악기에 근무하면서 ‘벡스타인’(Bechstein) 쇼룸을 열고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영어하는 직원이 필요한데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와 공채로 영문학과 나온 직원을 채용해 쇼룸과 공연장을 열었습니다. 또 저의 네트워크가 약 5,000명이 되다보니 인맥이 ‘점’에서 점차 ‘선’이 되어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세일즈맨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인연을 맺지 않은 교수, 강사, 공연관계자 등이 없습니다. 구입과 상관없이 직접 가서 설명하고, 견적하며 인연을 맺습니다. 하지만, 어떤 자리에서는 피아노 이야기를 아예 꺼내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도리어 왜? 피아노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여러 상황으로 10년 후에 구입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무엇보다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약속을 정확히 지키는 것입니다. 고객이 요구하는 피드백도 적절한 타이밍에 주고, 어떤 일에 대해서도 ‘된다, 안 된다’를 명확하게 전하고요. 예를 들어 한 달 이상 기다리게 하고 안 된다 하면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죠. 어떤 땐 제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비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하! 제가 마케팅을 해서 그런지 저희 회사에 찾아오는 다른 마켓팅 직원들을 문전 박대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잠시 일손을 놓고 들어주고, 차 한 잔 대접하며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 시기적으로 언제하면 좋겠다고 조언도 합니다. 고객을 응대하면서 단순 세일즈가 아니라 동등하게‘문화전도사’라는 의식을 가지고 일하려하죠. 


앞으로의 계획

우리나라 지자체마다 공연장을 오픈하면서 함께 준비한 피아노가 20년 이상 노후 된 것들이 많습니다. 오픈할 당시에는 피아노를 비치하는데 바빴지, 제품의 품질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화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가 클래식을 들을 귀가 열려있고, 지방 군 단위도 변화를 원합니다. 문화적으로 의식 있는 공무원들은 시민들에게 좋은 소리를 들려주려 예산을 확보하기도 합니다. 그분들에게 피아노 교체를 해야 할 때, 최고의 피아노인 저희 ‘스타인웨이’의 소리를 듣게 하고 싶습니다. 또 연주자들이 연주할 기회가 너무 없습니다. 코스모스 홀이 200석정도 규모인데 이곳에서 연주할 기회도 더 제공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겉으로는 무척 건강해보이지만, 무릎수술을 세 번이나해서 관절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조기축구를 계속하고 있는데 건강하게 이일을 끝까지 하고 싶습니다.


접대가 없고, 차 마시며 음악회에 초대받고, 이번 주만 해도 세 번이나 음악회가 있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는  ㈜코스모스악기 심일권 전무에게 단순하지만 명확한, 마케팅의 진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코스모스악기 피아노사업부전무 심일권
010-2814-7912
shim@cosmosmusic.com / www.cosmosmusic.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6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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