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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새로운 가족과 그 바램에 대하여

2018년 8월호(제10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8. 1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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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16]



‘탄생’,              

새로운 가족과    

그 바램에 대하여





여러분들도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가 태어났을 때를 한번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 사진첩을 찾아보면 분명히 한 두 장 쯤 갓난아기 때의 사진이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14살 중학교 1학년 큰 딸과 13살 초등학교 6학년 아들, 그리고 와이프와 저까지 저희 식구는 이렇게 6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지난 달 7월 11일, 우리 식구가 한 명 더 생겼습니다. 저희 집 막둥이가 12년 만에 태어났고, 이제는 7명이 저희 식구 숫자입니다. 행운의 ‘7’이지요. 막둥이는 바로 위의 형과 나이 차이가 12살로 ‘띠 동갑’이 됩니다. 주변에서 “어떻게 셋째까지 낳을 수 있느냐?”라며 부러움 반, 걱정 반으로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여동생과 처형이 모두 아이들 ‘셋’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특별’한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축하해 주는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아이들이 태어날 때 가졌던 바램, 희망, 다짐 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볼까 합니다. 

 저희 큰 아이는 태어나서 7일 만에 인큐베이터에서 한 달간 있었습니다. 우유 알레르기 때문이었는데, 결국 특수 분유를 먹고 자랐습니다. 다행히 둘째는 무사히 갓 난 아기 시절을 보냈고, 셋째가 황달 때문에 이틀간 광선 치료를 한다고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는데, 12년 만에 셋째가 생겨서 그런 건가요? 아기 엄마는 불쌍하다며 울고불고 합니다. 물론 첫째만큼은 아니지만, 엄마들의 마음은 다들 똑 같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퇴원하고 황달 수치도 정상으로 산후조리원에 엄마와 함께 있어 다행입니다.


 잠시 첫째가 태어날 당시 기억을 돌이켜보면, 일주일 만에 서울, 경기지역의 큰 병원들을 다 알아보고 결국, 인큐베이터에 들어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세상의 모든 신들께 빌었지요. 제발 무사히 건강하게 자라게만 해달라고 말이죠. 하루 한번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어가서 면회를 할 때는 저 또한 너무 가슴이 무너져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아이가 지금은 중학교 1학년입니다. 과연, 그때 제가 했던 기도와 바램(‘바람’의 잘못된 표기이긴 하나 그 의미의 전달이 수월할 듯하여 ‘바램’으로 써봅니다)들에 대한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며, 또다시 새로 태어난 셋째 아이에게 비슷한 바램과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현명하며, 착하게만 자라다오!”첫째 때 했던 바램이었습니다. 지금 셋째인 막둥이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14살과 13살 연년생인 두 아이를 키우면서 과연 그때의 바램과 기도를 했던 것처럼만 아이들을 키웠을까요? 여러분들도 함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아이는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고 있으니까, 만족해!”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그 어떠한 고민과 판단, 결정은 ‘백이면 백’모두 자녀를 위한 고민과 결정일 것입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죠. 하지만,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아이를 위한 ‘바램’이라는 탈을 쓴 ‘강요’를 하고 계시지는 않는지, 자신의 부족했던 점을 자식에게서 ‘대리만족’을 통해 만족감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아이의 의지와 소망과는 상관없이 부모 본인의 인생 경험을 강제로 피하도록 아이의 미래를‘설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저 또한, 아이들에 대한 저의 바램이 아이들의 ‘희망’이나 ‘꿈’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제 맘대로 만들거나 조종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 포기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도록 찾아주고,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벅차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조금 더 빨리 깨우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이제는 셋째 막둥이를 통해서 첫째와 둘째에게 조금이나마 보상을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가 자식에게 갖는 미래의 희망과 기대는 결코 잘못되거나, 그른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로서 자기 자식이 가진 그릇의 크기와 쓰임새를 잘못 알고 부모의 욕심대로만 그 그릇이 쓰이길 바란다면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고, 그릇된 일일 것입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종 아이와 함께 갓난아기 때 사진을 함께 보실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그때의 그 심정을 아이에게 다시 말해주세요. 아이가 웃는 것 하나만으로도 너무나도 행복했던 그때의 그 감정을 말입니다. 아이가 조금만 열이 나도, 우유를 토해도, 혹은 울기만 해도 가슴 아파하고 기도했던 부모였기에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사회 여건은 더더욱 나빠지고 있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월 좋은 이야기로만 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이것만 하나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내가 알고 있는 우리 아이와, 부모 품을 벗어나 있는 내 아이는 전혀 다른 아이일 수 있다.’


 스마트러닝센터를 운영하면서 부모님들에게 많이 듣거나 질문 받는 내용들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버릇이 너무 없어서요.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가 밥을 많이 먹지 않아서요.”, “우리 아이가 워낙 조용하고 말이 없어서요.”, “우리 아이가 떼를 많이 부려서요.”등등 많은 이야기가 부모 자신이 아이를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란 것입니다. 집안에서 버릇없는 아이는 가장 예의 바른 아이고요. 밥을 먹지 않아 걱정인 아이는 한 번에 세 그릇씩 비워내고, 편식도 하지 않는 아이고요. 조용한 아이는 놀이를 가장 잘 만들어내고, 항상 웃고 떠드는 수다쟁이고요. 떼를 많이 부리는 아이는 배려심이 넘쳐나는 아이입니다. 왜 이렇게 다를까요?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면 항상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저희 센터를 어느 정도 다닌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이제 괜찮은 편이지만, 새로 들어오거나 얼마 되지 않은 부모님들과는 언제나 제가 거짓말쟁이가 되고 맙니다. 


 왜, 부모의 눈에는 아이들의 본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아이들이 부모 앞에서만큼은 연기를 하는 것일까요? 엄마 앞이라서 그저 어리광을 피우고 싶어 하는 것일까요? 부모인 우리 스스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혹시,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모습으로만 우리아이를 바라본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각도기처럼 시작은 작은 차이지만 커가면서 그 차이가 점점 더 커져 버리는 이유를 말입니다. ‘우리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하는 것은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은,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인지?’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새로운 가족 셋째 막둥이를 보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의 생각이 오래오래 변하지 않도록 큰 용기를 가지고 아이에 대한 믿음을 결코 버리지 않는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크래들코리아 ‘책읽어주는 도서관’ 조한상 부대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197
일산스마트러닝센터(S.L.C.)2F
070-4610-1959/010-5388-0828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6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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