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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칼럼을 시작합니다 [보통 사람이 지도자다]

2019년 10월호(120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10. 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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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칼럼을 시작합니다 [보통 사람이 지도자다]

 

미국의 유명한 일간지 New York Times(NYT)가 가진 매우 훌륭한 장점 하나를 소개합니다. 그것은 어떤 (중요한) 인물이 사망하면 즉각 사망 기사(부고란, obituary)를 내는데, 단순히 언제 사망했으며 장례식 일정과 장소를 고지하는 내용으로 채워진 우리나라 신문의 짧은 것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심지어 그런 형식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는 대신, 그 사람이 살았던 일생을 되돌아보면서 그가 이루었던 공(功)과 과(過)를 적나라하게 다루는 것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것도 신문의 제2면을 장식하고 있으며, 어떤 때는 1면까지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그는 이미 역사적 인물이 되었기 때문에 그를 편파성 없이 자유롭게 다루어보려는 것입니다.

신개념의 문화신문인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는 이런 좋은 점을 받아들여서 ‘보통 사람들이 지도자다!’라는 새로운 칼럼을 만들려고 합니다. 특정인이 지도자로 나서고 다른 사람들은 그 뒤를 줄줄 따라다니면 되는 이전 시대의 지도자 상을 벗어버리고, 보통 사람 누구나 사회와 나라에 어려움이나 필요가 있을 때에 나서서 이끄는 것이 전통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기 쉬운 나라라는 관점에서 방금 사망한 그 보통 사람의 역사적 자취를 살펴보려는 것은 아마 유명한 사람을 다루는 NYT보다 더 나은 취지라고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하게 된 실제적 계기가 최근에 있었습니다. 지난 호 신문(2019년 8월호)에 강원도 평창의 수동마을에 대한 소개를 했었지요. 그런데 저희가 다시 그곳을 방문했을 때에 충격적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옛 마을을 전격적으로 새롭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던 두 분 중에 한 분이 결국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로 생애를 마감했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는 자살을 명백하게 반대하며, 옳고 밝은 삶을 향한 열정적 노력을 지향합니다. 그렇지만 고향 분들이 옛 마을을 되살리고 귀농 귀촌한 분들이 함께 어우러져 완전히 혁신적인 21세기의 농촌마을을 이루고자 한 이 분과 또 그의 동료들의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성경에 의하면 우주보다 귀한 한 영혼의 죽음을 계기로, 양편이 이 세상에서의 욕망을 내려놓고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여 새롭게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계획하던 이 칼럼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그 최초의 기사로 이번에 생애를 달리하신 이 분의 삶을 조명하려고 합니다. 

귀농 귀촌인이 50만 명이 넘는 가운데, 이분들과 조상 적부터 오래 고향에 머물던 분들 사이의 갈등은 갈수록 첨예하게 되어갑니다. 그래서 이번의 불행이 실패한 기억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손을 맞잡고 역경을 딛고 올라서서 한국 농촌 사회에 새로운 성공 사례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농촌의 땅 문제로 빚어지는 갈등을 해소하며 서로의 화합을 도모하는 어떤 교수님의 말씀으로 소개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도시에서는 정확하지 않는 땅 경계는 하나도 없습니다. 
반면에 시골에서는 정확한 땅 경계는 하나도 없습니다.”

이 말의 이유는 잘 아실 겁니다.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정착한 도시에서는 법적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땅 경계를 명확하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대로 시골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서로 간에 양해 하에 문서에 기재하지 않는 가운데 농로도 내며 마을 생활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명백한 성문법으로 살아가는 삭막한 현대사회와 문서가 없어도 관습법으로 살아가는 공동체간의 충돌 때문에 이런 말이 생긴 겁니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0>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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