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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30년,지치지 않는‘범죄사냥꾼 이대우 형사’

2020년 2월호(124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4. 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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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30년, 지치지 않는 ‘범죄사냥꾼 이대우 형사’

 

 적성에 딱 맞는 경찰
 처음부터 형사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3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으려 이 직장 저 직장을 전전하였지만 3개월을 넘긴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경찰시험에 합격해 무도경찰, 속칭 ‘백골단’으로 불리는 형사기동대에서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맡은 업무는 80~90년대 초반 과격한 불법 집회시위현장에서 시위대를 해산, 체포하는 일이었습니다. 시위가 없는 날에는 범죄 다발지역이나 우범지역에 집중투입되어 범죄자들을 수사하고 검거하는 반쪽짜리 형사업무를 병행하게 되었는데, 형사 업무가 제 적성에 딱 맞았습니다. 이렇게 경찰에 몸을 담은 지 올해로 31년째, 형사로서는 30년째입니다. 
 사람들은 형사가 힘들다고 하지만 저는 제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찾아서인지 후회되거나 힘들지는 않습니다. 가끔 사건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힘들고 피곤함을 느낀 적은 있지만, 그런 과정을 다 이겨내고 범인의 손목에 수갑을 채울 때는 온몸으로 전해져 오는 짜릿한 전율에 피곤함을 다 잊고 보람과 자긍심을 느끼게 되는데, 그 맛에 중독되어 형사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적수사 전문수사관이 되다
 많은 사람들이 형사가 되는 과정은 경찰과 다르며, 경찰보다 더 높은 직책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입니다. 경찰이라는 조직의 틀 속에는 112상황실, 형사과,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과, 파출소 등 여러 부서가 있습니다. 다만 이들 부서 중에서 수사업무를 담당하는 지능범죄수사팀(지능팀), 경제범죄수사팀(경제팀), 사이버범죄수사팀(사이버팀), 강력범죄수사팀(강력팀),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 교통사고처리조사팀 등의 업무를 하는 경찰들을 형사 또는 수사관이라 부릅니다.
 수사관들이 전문수사관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찰수사연수원에서 각 전문 분야별로 지정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평가시험을 통과한 후 수료해야 합니다. 또한 해당 전문 분야에서 다년간 근무하면서 책정된 성과를 달성한 후 성과기술서와 입증자료를 작성해 제출하면, 검증을 거쳐 경찰청에서 각 분야별로 “○○○전문수사관”이라는 인증서를 발급해주는데 저는 2018년 추적수사 전문수사관이 되었습니다. 

 범죄자와의 싸움, 때로는 목숨을 잃기도
 2004. 8. 1. 서울서부경찰서 형사과 강력팀에서 근무할 당시, 옆 사무실 강력팀 후배들이 검거현장에서 범죄자로부터 피습당해 살해되었습니다. 처음 비보를 전해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형사들을 칼로 찌른 그 범죄자가 도주했다는 말을 듣고는 동료이자 후배들을 잃었다는 아픔을 삭이며, 도망간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녔습니다. 하지만,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동료들은 그렇게 살해당한 후배들을 지키지 못한 것이 다들 자신의 잘못인 냥 한동안 고통 속에서 말을 잃은 채, 매년 후배들의 기일이면 대전 현충원을 찾아 고개를 숙이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사실 형사에게 위험은 상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하다고 피할 수만은 없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이기에, 그 위험을 알면서도 경찰이라는 사명감 때문에 그 위험과 맞서는 것입니다. 범인 검거 작전에 들어갈 때는 검거에 임하는 형사도, 검거되는 범인도 다치지 않으면서 범인들이 대항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도록 속전속결로 제압하는 작전을 씁니다. 또한 검거 직전 미리 범인의 성향을 파악하거나 피습에 대한 대비도 게을리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위험한 순간들은 다행히 많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경찰직을 떠나야 했던 아픔
 경찰 입직 4년차 초년시절, 세상 물정 모르던 시절에 있었던 일인데요. 범죄와의 전쟁 기간인 동네 깡패 단속기간이 끝나, 회식하고 돌아오던 길에 피해를 당한 주점에 갔습니다. 룸에서 술을 마시던 깡패 5명이 우리가 형사인줄 모르고 시비를 걸어 왔습니다. 시비를 피하려고 경찰신분증을 보여줬는데도 주먹을 날리는 등 폭력을 행사해, 현장에 있던 형사들이 검거하는 과정에서 치고받은 끝에 3명을 검거하고, 2명이 도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망간 녀석 중 한 명의 팔이 부러져 6주의 상해진단서를 받아와서는 형사들에게 맞았다면서 검거된 3명을 풀어주면 없던 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을 원리원칙대로 처벌하겠다고 맞섰다가 오히려 경찰이 시민을 때렸다고 언론에 두들겨 맞은 후, 무리를 야기했다는 이유로 ‘해임’당하는 중징계를 받고 경찰을 떠나야 했습니다. 소청심사로 3개월 만에 다시 경찰에 복직했던 가슴 아픈 추억이 있는데, 경찰을 떠나 생활했던 그 3개월이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3개월간의 재수사로 고의 교통사고 범인을 잡다
 보험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고령의 노인만을 골라 고의 차량 충격으로 살해한 다음, ‘교통사망사고’로 완전 범죄를 노리던 범죄자가 있었습니다. 단순 사고로 넘기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어 사건을 원점에서부터 재수사하여, 살인사건 2건과 살인미수 1건을 저지른 범인을 교통사망사고로 위장한 연쇄살인 사건이라는 것을 입증하여 구속했습니다.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의 확정판결을 받아내 억울한 죽임을 당한 노인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밝혀 그분들의 원혼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줄 수 있었던 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때로는 형사와 범죄자에서 친구로
 처음 형사로 첫발을 내딛었을 때는 인맥도 없고, 정보원도 없어서 열정과 근성만을 가지고 발로 뛰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었습니다. 무허가 벌집, 쪽방 등을 불심검문하여 수배자 등을 검거하는 일을 했습니다. 종로3가 피카디리 극장 뒤쪽에 있는 쪽방촌을 검문을 하는 과정에서 투숙중이던 쌍둥이 형제를 검문해 취객들을 상대로 금품을 절취하는 속칭 아리랑치기(부축빼기범) 범죄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쌍둥이 형제를 데리고 다니며 ‘저 사람이 일꾼입니다’라고 찍어주면, 형사들은 그 일꾼의 뒤를 미행하였습니다. 그러다 취객을 상대로 범행하는 순간, 기습 등장해 현행범인으로 검거하였는데, 이 방법으로 하룻밤 사이에 무려 12명의 아리랑치기범과 퍽치기 일당을 한꺼번에 소탕하는 성과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검거된 일당 중 한 명이 중국집 주방장으로 일한 전력이 있어 이들 일당에게는 ‘소림사파 ’라는 닉네임을 붙여줬는데, 그때 소림사 주방장이었던 친구가 징역을 다 살고 나온 뒤에도 연락을 해서 현재까지 만나고 있습니다.

 머리는 차갑게 마음은 뜨겁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돌이킬 때는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형사들도 사람인지라 인간이기를 포기한 범죄꾼들의 만행을 보면 법이 없다면 죽도록 패버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오히려 폭행한 형사가 독직폭행으로 구속되어 경찰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머리는 차갑게 마음은 뜨겁게’유지하며 법의 테두리 내에서 반성을 모르는 범인에게 최대한 불이익을 주기 위해 조사능력을 키웁니다. 조사할 때는 참을 인을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신분 노출을 감수하며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이유
 저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며, 경찰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경찰을 경험해 보지 않았음에도 경찰에 대한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그 편견을 바꾸고자, 제가 맡고 있는 형사업무를 통해 경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경찰에 대한 편견을 바꿔드리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범죄사냥꾼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게 되었고, MBC 경찰청사람들, tvN 사냥꾼 이대우, MBC에브리원 도시경찰 등 많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유튜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범죄사냥꾼 카페와 TV프로그램을 본 범죄피해자 또는 제보자들이 개인적으로 연락해 범죄꾼들을 소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형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형사의 모습이 멋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자신의 체질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겉모습만 보고 형사를 지망한다면 오래가지 않아 다른 직업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과 열정을 기본 옵션으로 장착하고, 적성까지 갖추었다면 어느 직업군보다도 보람되고 뿌듯한 멋진 형사가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
 현대의 범죄는 광역화와 기동성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힘만으로 모든 사건을 해결하거나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시민분들과 경찰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24시간, 365일 범죄와 맞서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직업은 경찰이 유일합니다. 
 저희 경찰에 대한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리며, 범죄관련 신고나 제보는 망설이지 마시고 언제든 112로 신고해 주시거나 범죄사냥꾼인 저에게 제보 부탁드립니다.

 

 

춘천경찰서 형사과장 이대우
http://cafe.daum.net/tankcop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4>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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