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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재난지원금 어떻게 생각하세요? 받아야 하나요? 어떻게 써야 하나요?

2020년 6월호(12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6. 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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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칼럼, 사회 평론을 시작합니다!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는 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려고 노력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2020년 6월호부터 시작하는 [사회평론]입니다. 올해로 11년 역사를 가진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부정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오용되어 온 5가지 주제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 정치, 경제, 사건, 사고, 광고. 뒤의 세 주제(사건, 사고, 광고)는 앞으로도 다루지 않겠지만, 앞의 두 주제(정치, 경제)는 지금부터 새로운 칼럼인 [사회평론]에서 조금씩 다루려고 합니다.
이 두 주제는 그 자체로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하지만, 대부분 지배욕과 소유욕을 자극하는 쪽으로 흐르기 십상이었습니다. 특히 정치적 토론은 조선시대의 동양적 당파싸움에서 시작하여 21세기의 서양적 좌우파 싸움으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한반도에서는 쓸모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법, 외교, 국제, 우주 등의 사회적 차원은 사회적 인간에게 필수적 요소입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칼럼 [사회평론]은 우리가 ‘옳고 풍성한’ 문화를 사회적 삶에서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같이 고민한 것들을 소개하려고 몇 가지 목표를 세워봅니다 :

첫째, 서로를 냉혹하게 타자화하기 쉬운 사회적 인간상을 따뜻하고 섬기는 공동체적 인간상으로 세우는 것입니다.


둘째, 전통적 동양사회와 현대에 한국에서 받아들여진 전통적 서양사회는 실패한 패러다임일 뿐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이 두 가지를 혼합하여 만든 단순한 제3의 패러다임이 아닙니다. 이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바탕위에 선,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본질적으로 개체적 존재가 아니라 ‘공동체적 존재’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런 공동체 존재로서의 인간을 추구하는 길은 인간 존재가 원래 ‘사람 사이’(人間)임을 가장 잘 나타난 공동체적 사회, 아니 공동체 자체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셋째, 위의 두 가지는 너무나 이상적으로 보일 겁니다. 그런 오해를 막는 아주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공동체의 기초가 되는 정당하고 풍성한 윤리, 그리고 그런 윤리 자체의 기반이 되는, 육신의 죽음까지 이르는 자기 희생으로 영원을 창출하는 인간의 종교적 능력을 다시 회복하는 것입니다.


넷째, 너무 이상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기 위해 2020년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법, 외교, 국제, 우주에 대한 매우 현실적 주제들을 다룰 것입니다. 그래서 첫째로 ‘정부재난지원금 어떻게 생각하세요?’로 출발합니다.
그렇지만 워낙 ‘사회’라는 단어가 익숙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칼럼의 취지가 익숙하게 될 때까지 ‘사회평론’이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사회평론 1]  

정부재난지원금 어떻게 생각하세요? 
받아야 하나요? 어떻게 써야 하나요?

 

 

 

 

우한폐렴(코로나 19)도 아주 갑작스럽지만, 제 생애에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배급’인 ‘정부재난지원금’은 더 갑작스러웠습니다. 우한폐렴은 인간의 무지와 오만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침투해 들어온 것으로 육체적인 절제를 해야 하는 것이니 혼란은 제한된 것이고 부분적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공산주의가 아직도 극명하게 살아있어 연결선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중공-북한에 이어 그 띠를 연결하는 것 같은, 좌파가 집권한 남한마저 그 공산주의 전형적인 행태인, ‘노력 하지 않아도 주는 공짜 돈’을 안겨주려고 한다는 사실은 사회적, 정신적으로 고통에 빠지게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나 어려운 사람들은 지금도 많이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휴가기간에 다른 곳에 못가고 국내에 머물며 음식점에서 돈을 쓰는 보통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다는 놀라운 현실 속에서 말입니다. 지난 5월초 황금연휴기간에 제주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경제도 걱정되지만 목숨이 더 무서워 제발 제주도에 여행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보통 성수기의 80%에 도달하는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이런데도 덥썩 안겨주는 정부재난지원금이라는 희한한 ‘공짜’를 어떻게 생각해야할까요? 받아야 할까요? 받는다면 어떻게 써야할까요? 정부재난지원금과 관련된 문제들을 다음과 같이 차근차근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정치적)거지근성을 키운다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도둑이라도 자녀에게만은 나쁜 짓은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내가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손에 사탕이나 돈을 주는 이상한 사람들을 어떻게 가르치나요? 돈을 빼앗으려는 사기꾼과 영혼을 탈취하려는 신천지 같은 이단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해주나요? 한민족에게 이것보다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정치적 자유를 조작, 박탈하려는 좌우를 막론한 정치 말종들의 은밀한 행동에 대해서 자녀들과 어떤 대화를 나눌 수 있나요? 땀 흘려 대가를 얻는 대신 노력없이 단물만 빨아먹게 만드는 이들의 수법은 인간 심리 속에 정치적으로 지도자, 단체의존적인 ‘(정치적)거지근성’을 키운다는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물론 이번 사태에 우파가 정권을 장악했어도 정부재난지원금이라는 혐오스러운 단물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말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우파는 어떤 정책을 시행하든 이데올로기적으로 하기보다 단지 지도자나 정당의 개별적 선호에 따를 뿐입니다. 하지만 좌파는 한 번도 옳다고 증명된 적이 없는 거의 종교화된 이데올로기로 시행하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며 매우 위험합니다. 
1989년 이후 공산주의가 망해버린 서구에 사는 그들의 의식 속에는 좌파가 자연스럽게 중공이나 북한에서 보는 악랄한 공산주의로 가는 길이 영원히 막혔습니다. 하지만 1989년 이후에도 동양에서는 지리적으로 3중 연결띠를 이룬 공산주의를 이루었습니다. 바로 이 띠에 지리적으로 직결된 남한 좌파가 정권을 장악한 가운데 ‘정부재난지원금’이 주어진다는 사실이 매우 위중한 겁니다. “한 명의 죽음은 슬픔이지만 백 만명의 죽음은 그저 통계에 불과하다”고 선언한 스탈린과 같은 공산주의자에게는 윤리는 허구이거나 일시적, 전략적인 도구일 뿐이며, 인간은 단지 물질일 뿐입니다. 그런 스탈린과 마르크스와 레닌의 책을 젊은 시절부터 읽으며 감동해 눈물까지 흘리고, 데모하다 최루탄으로 또 한 번 눈물 흘리며 드디어 정권을 장악한 이들이 과연 서구의 온건한 사회주의로 인도할 것이라는 확신을 여러분은 가지시나요? 단순하게 질문하고 대답해봅시다. 1960~1980년대에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의 독재에 그냥 반대하면 되지 왜 공산주의를 이용해서 반대했어야 하나요? 또 반대해서 민주주의를 이루었으면 그냥 한 국민으로 돌아가면 되지 왜 그들이 반대급부로 정권을 장악해야 하나요? 그리고 지금의 한국인들이 과연 서구인처럼 그렇게 개인 자유에 대한 사회적 확신이 있어서 다시는 공산주의가 한반도에 발을 들여 놓지 않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성숙했다고 판단하시나요? 가장 악랄하고 비교 불가능한 형태인 왕조공산주의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북쪽과 마주대하고 있는 상황에 ‘정부재난지원금’을 넙죽 받는 것은 정치적으로 ‘거지근성’을 키우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한 번 받으면 계속 받게 되고 이것이 배급제에 익숙한 근성을 가진 민족을 만들 뿐입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라도 정부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둘째, 그렇지만 받지 않으면 이것 또한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받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기부 처리될 것이고, 정권을 장악한 정치에 빠삭한 이들이 이 기부금을 나라의 필요한 곳에 쓴다는 것을 결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얼마나 많은 좌파가 그럴듯한 명목(환경, 사회 등)으로 단체들을 만들어 정부의 사회적 기금을 싹쓸이 해가고 있나요? 제 고등학교 동문인 대통령은 자기가 받을 지원금-자기가 받는 월급과 안팎으로 받는 엄청난 금액에 비해 쥐꼬리만한 금액에 불과한-을 기부하겠다고 위선적으로 허언을 합니다.* 그러므로 정치라는 똥통 판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정말 돈에 대해서 깨끗함을 증명하려면 남미의 어느 대통령처럼 그 직을 끝내고 나서도 허름한 판자촌에도 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좌파가 이렇게 넝쿨째 굴러들어온 ‘공돈’을 얼마나 정치적 꼼수를 부리며 사용할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므로 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관점에서 첫째 주장과는 다르게 정부재난지원금을 꼭 받아야하는 것입니다. 


셋째, 그러면 내가 받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 즉 내가 얼마나 이것을 책임있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이 재난지원금으로 나와 내 가족의 먹을 것을 사서 먹는 것은 나 자신 뿐 아니라 가족에게 정신적, 정치적으로 독을 마시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아닌 정말 이 돈이 필요한 곳이 두 곳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중소기업이고, 둘째는 소상공인이지만, 한국의 장래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지원을 받아야할 곳은 전자인 중소기업, 특히 스타트업입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이번 정권이 들어서고 난 뒤, 이 사태가 시작되기 전에도 스타트업의 시작과 유지하기도 굉장히 어려웠지만, 우한폐렴 사태 이후 차라리 폐업하는 것이 나을 정도로 완전히 코너에 몰렸습니다. 소상공인들은 자신과 가족만 어려움을 겪으면 되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나라 전체의 근간과 미래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나에게 공짜로 주어져 ‘거지근성을 만들지 않아야 하지만 받아야 하는 정부재난지원금’을 지혜롭게 쓸 수 있는 길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이 공돈을 쓸 수 있도록 정부가 허락한 -매우 사악한(?) 기준인- 10억 이하의 매출을 내는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서 바로 기부하는 작은 수고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국민 각자가 이전에 했던 금 모으기 운동으로 나라를 살렸던 것처럼 직접 이런 중소기업을 찾아 기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렵다면 작고 힘들어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가 음식을 시키지 않고 그냥 기부하고 오는 하수(下手)를 써도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갑시다.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쓰면서도 이 이상한 공짜돈이 나의 심리에 ‘(정치적)거지근성’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이번 정권이 아니라 내 나라에 반드시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는 불편한 각오를 하는 것입니다.

 

*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A.V.Banerjee와 그 부인인 E.Duflo는 Good Economics for Hard Times(2019 p.4)에서 영국의 직업군 신뢰도(2017년)를 밝혔는데 가장 낮은 것이 정치가였습니다.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간호사(85%)에 이어, 날씨보도관(50%), 경제학자(25%), 지방정치가(20%)의 순서였고, 가장 꼴찌는 대선정치가(단지 5%)가 차지했습니다. 영국의 수상이었던 Mrs.Thatcher는 정치적 배신으로 정치계를 떠나면서 ‘this dirty old world’(이 더럽고 낡아빠진 영역)을 떠나는 것이 시원하다고 솔직하게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민주주의 나라인 영국도 그런데 한국은 말할 나위 없겠지요.

 

행복한 동네문화 만들기 운동장(長) 송축복 

segensong@gmail.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8>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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