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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맘의 홈트 라이프

2021년 1월호(13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2. 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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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맘의 홈트 라이프

 

결혼 전에는 워커홀릭처럼 눈코 뜰 새 없이 일을 하고, 결혼을 한 후 세 아이를 낳고, 결혼 9년 만에 드디어 나만의 오전 시간이 생겼습니다. 4살까지 집에서 엄마와 함께 있던 막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것이지요. 막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해보고 싶은 것들, 배워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건강한 세 아이가 있어 한없이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나를 위한 시간을 꼭 갖고 싶었거든요. 그중 내 건강을 먼저 돌보자라는 마음으로 헬스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2019년 3월, 막내가 유치원에 입학을 하고 아이가 적응 했을 무렵, 동네 헬스장을 등록 했습니다. 이곳에는 매일 아침 10시에 주부들 GX(group exercise 단체운동) 40분 프로그램이 있는데, 회원들이 트레이너 선생님을 따라 같이 운동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 GX에 뛰어들었습니다.


헬스 초보인 헬린이(헬스어린이)가 무작정 뛰어든 그룹 수업은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2주 동안 입안에 혓바늘을 계속 달고 살았고, 몸살이 날 것 같은 근육통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2주를 버텨내고, 또 한 달을 버텨내니 나름대로 적응이 되었습니다. 같이 운동하시는 분들에게 칭찬도 들었습니다. “못 버티고 나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잘 버티네요~ 애 셋 엄마라 그런 거예요?(웃음)”
아침에 아이들을 등교, 등원을 시키고 집안일을 휘리릭 하고 난 후, 10시의 GX를 시작으로 웨이트 트레이닝, 유산소 운동 등 아이들 오기 전까지 운동을 했습니다. 땀 흘리며 운동의 횟수를 늘리고, 중량을 올려 운동 강도를 높일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은 짜릿했지요. 운동으로 인한 다음날 근육통이 없으면 아쉽고, 근육통이 있으면 쾌통이라며 열심히 했습니다. 6개월쯤 되었을 때 조금씩 몸이 빚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즐겁고 행복하게 운동을 하며 조금씩 붙어가는 근육들을 보니 나도 언젠가는 바디 프로필 사진도 찍어보고 싶다는 작은 꿈을 꾸기도 하였지요. 


헬스로 체력이 붙으니 아이들과 공원에서 놀 때도 소공원 10바퀴 달리기, 단거리 전력질주하기, 이어달리기, 원반던지기, 축구 등 아이들의 체력을 키워줄 수 있는 놀이를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과 몸으로 노니 아이들도 밖에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저도 아이들과 더 친해진 것 같아 너무 좋더군요. 


그러나 작년 초, 코로나로 더이상 헬스장을 다니지 못하게 되고, 세 아이도 하루종일 집에 함께 있다 보니 혼자서 운동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운동과는 다시 담을 쌓고 두세달을 지냈지요. 하지만 계속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것이 바로 홈트(홈 트레이닝)입니다. 저렴한 밴드, 아령 등 운동 도구를 구입하고, 유튜브의 이런저런 운동 채널도 보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운동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운동복 입은 게 아까워서라도 운동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처음에는 아이들을 옆에 두고 짬을 내어 운동을 하니 집중도도 떨어지고, 힘도 들어 하루 30분 내외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엄마는 나중에 건강한 할머니가 되고 싶어! 엄마가 운동하는 동안 너희들도 각자 잘 놀며 엄마의 운동시간을 존중해주면 좋겠어”라고 얘기 한 후 매일 저의 운동시간을 1시간씩 채우고 있습니다. 시부모님께서 늘 건강과 운동을 강조하셔서 결혼 후에는 자연스럽게 저도 늘 운동을 해야 한다,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긴 것 같습니다. 엄마가 매일 집에서 1시간 이상 운동을 하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운동은 꼭 해야 하는 거구나 하며 엄마 옆에 붙어 같이 따라 하기도 합니다. 


운동시간이 길어질 때마다 ‘흘려지는 땀은 지방의 눈물’이라는 말을 생각합니다. 땀을 흘릴 때의 그 즐거움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뿌듯하고, 상쾌하고, 마음까지 밝고 건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운동이 끝나고 나면 저는 아이들에게 자주 바디체크를 받습니다. “얘들아, 어때? 엄마 어깨 근육 더 커진 것 같아? 엄마 복근 보여? 엄마 등 근육 생겼어?”이렇게 물어보곤 하는데 아이들은 항상 성실하게 엄마의 질문에 “근육 잘 안보여요. 더 하셔야 될 것 같아요. 어? 좀 더 커진 것 같아요”등 냉철한 바디체크를 해줍니다.(웃음) 가끔 제가 팔을 들면 관찰력이 좋은 우리집 둘째는 “엄마! 방금 엄마 어깨 드실 때 근육 보였어요!”하며 칭찬을 하죠. 자기도 소매를 걷어 올리며 “저 어때요? 저도 알통 나오죠?”하며 힘을 주기도 하고요. 어떤 날은 아침에 운동복으로 갈아입었음에도 하루 종일 아이 셋 육아로 운동을 못하고 아이들과 잠자리에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을 재우고 일어나 유튜브 채널을 보며 운동을 합니다. ‘난 오늘도 내 몸을 사랑하며 오늘도 해냈어’하는 마음으로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얼굴 피부에 3년 동안이나 앓은 좁쌀 여드름이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스트레스도 많았고요. 하지만 이제는 여드름과 안녕한지도 오래되었습니다. 매일 운동을 하며 물도 많이 마시고, 흘리는 땀을 통해 노폐물 배출도 되니 피부는 자연스레 많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헬스장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환경을 탓하기보다 그 속에서도 운동의 즐거움을 찾기 시작하며 적응하는 것 같습니다. 매일 운동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기니 집안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더 속도가 붙는 것 같네요. 다시금 조금씩 붙어가는 근육들은 덤이구요. 저는 내일도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려 합니다. 

 

 

경기도 성남시 고은정

uzuin21@naver.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5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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