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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의 주식투자열풍, 어떻게 보시나요?

2021년 1월호(13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2. 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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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뇌과학/심리학 이야기 3]

 

2030대의 주식투자열풍, 어떻게 보시나요?

 

최근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로 2030대들이 일자리와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때문에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회사에 취업해서 받는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해서는 집을 장만하고 노후를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있는 돈 없는 돈 대출까지 받아가며 주식투자에 전념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지요. 워렌버핏과 같은 세계적인 투자의 대가가 되겠다라면 모르겠지만, 인생의 황금같은 시기에 취업이나 공부를 뒷전으로 한 체 방콕(방에 콕! 쳐 박혀 은둔생활을 하는)하며 주식투자에 열을 내는 젊은이를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손실혐오: (심리적) 10,000원 손실 >> 10,000원 이득
2030대들의 주식투자열풍을 심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엘 카너먼은 사람들이 같은 양의 이득과 손실이 있을 때, 얻는 것(이득)보다 잃는 것(손실)의 가치를 심리적으로 훨씬 크게 느끼는 것에 대해 ‘손실혐오’라고 말합니다. 젊은이들이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자기가 통제하기 어려운 취업을 불확실한 미래라 여기고 이를 위한 노력을 손실로 간주하기 때문에, 현재의 자산(물질)을 보다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주식에 투자하는 겁니다. 주식투자는 언제든지 선택과 포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통제가 가능하다 판단해서이지요. 젊은이들의 판단이 과연 옳을까요?


손실혐오의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우리가 잘 아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것에서 얻는 행복)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스마트폰으로 카톡하고, 음악을 듣고, 맛집에 가고, 중고물품을 거래하며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말이 소확행의 슬로건인건 다들 아시지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보았더니 안되더라. 그래서, 이젠 소소하고 확실한 것을 찾아 오늘을 즐겨라!(카르페 디엠 Carpe Diem)라는 것이 바로 소확행의 개념입니다. 문제는 바로 ‘막연한 희망, 소망, 미래는 잊고’에 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노력의 실패를 큰 손실로 여기고 눈앞의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이야말로 전형적인 손실혐오의 대표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소확행에 만족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여러분은 밝은 미래를 기대하실 수 있을까요?

손실혐오를 극복하려면?
그렇다면 이런 심리적 기재인 손실혐오를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먼저는, 손실을 ‘잃어버림, 줄어듬’과 같은 물질적 개념이나 실패와 같은 부정적인 개념으로 보기보다, 정반대의 정신적, 긍정적 개념인 필연, 과정,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유대인은 비행기를 탈 때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계속 질문을 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궁금한 것들을 묻는데, ‘NO’라는 반응이 나올 경우, 보통 사람들은 그 말에 상처를 받거나 머쓱하게 여기지만, 유대인들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NO(Next Opportunity)’로 받아들입니다. 즉, ‘아니면 말고. 또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면 되지 뭐’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요. 
‘미래’라는 것은 원래 불확실하며, 통제 가능한 미래란 없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그저 미래 앞에 겸손하게 서서 현재를 준비하며 찾아올 기회를 기다릴 뿐입니다. 손실과 실패의 경험이 없다면 얻음과 성공의 가치를 과연 제대로 알 수 있을까요? 에디슨이 실패할 때마다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단지 효과가 없는 10,000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했던 것처럼 실패는 성공을 위한 필연입니다.


두 번째는, 손실보다는 이득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뇌는 태생적으로 부정적인 내용에 훨씬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쓰는 소위 ‘부정편향’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의 부정적인 실패 경험을 성공경험에 비해 훨씬 많이 가져와서는 마치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여깁니다. 따라서 반대 행동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대한 인물의 성공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여기고, 그 경험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그리고 ‘소확행’대신 ‘가추행’(가치와 의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데서 얻는 행복)은 어떨까요? 불확실하지만 가치있는 미래를 위해 노력할 때 경험하는 행복을 요즘 청소년들이 표준어처럼 사용하는‘개이득’이라 여기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을 통해서 얻게 될 기회와 성공에 대해 상상해보고, 기뻐하고, 집요하게 추구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청년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청년은 어른에 비해 물질적으로 쌓아놓은 것이 적기 때문에 잃을 것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잃을 것이 적기 때문에 그만큼 더 가치있는 것을 위해 도전하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잃을 것도 별로 없는데 마치 많이 가진 자처럼 있는 것을 지키려 애쓰며 오늘을 위해 살 것이 아니라, 불확실하지만 더 큰 가치를 가지는 미래를 위해 손해 볼 것 없다는 태도로 위험을 감수한다면, 배수진치고 명량해전을 누볐던 이순신 장군을 부러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자 마음만 먹으면 밀림의 왕 사자도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동물이 코끼리입니다. 하지만 이 코끼리를 어릴 때부터 조그만 말뚝에 다리를 묶어 두면, 다 자라서도 조그만 말뚝 주위를 맴 돌며 벗어날 생각을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겪었던 부정적인 실패 경험에 매어 현실에 안주하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싫어하는 코끼리입니다.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내가 정한 수준까지만 시도하다가 결국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지요. 하지만 이제껏 내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매일 실패를 반복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합니다. 언젠가 이 말뚝이 쑥 뽑혀 자유로워지는 날이 올 것이니까요!

청소년 뇌과학연구소 연구원 한수정

hansujeong0112@gmail.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5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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