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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신호등

2021년 4월호(13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4. 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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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에 담긴 당신의 마음 이야기 6]

내 마음의 

 

커피숍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오늘따라 커피숍은 춥네요. 
옆 자리에서 들리는 딸깍딸깍 볼펜소리가 귀에 거슬리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친구의 이야기가 유독 듣기 힘듭니다.
갑자기 허리가 아파오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 움직이기도 싫은 날이네요.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진도는 나가지 않고, 지인의 조언에 짜증 섞인 말을 해버렸습니다.  
날 선 감각에 집중하느라 괜찮았던 것들이 괜찮지 않은 것이 되어버린 순간들. 
정작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엉뚱한 일에 짜증을 내다 하루를 날렸습니다. 
예민해진 감각을 잠재우고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유독 신경이 곤두서고 예민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말이죠. 우리는 종종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힘든 시기에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내 몸이고 내 마음인데 생각처럼 되지 않고 잘 해오던 것들이 와르르 무너져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상태가 되죠. 오늘은 일상에서 문득문득 우리를 힘들게 하는 예민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향이 강한 공간에 들어가면 처음엔 힘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향을 느끼지 못하고, 안경을 처음 꼈을 때는 콧대에 불편한 느낌이 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무게를 잊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 몸은 모든 감각을 뇌로 전달하지는 않습니다. 편안한 마음 상태에서 주변의 자극들을 적절하게 감지하고, 때론 무시를 하면서 환경에 적응을 하죠. 큰 자극이나 사소하더라도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들만 뇌로 전달하여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각 순응’이라는 현상 덕에 우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무시해도 되는 자극은 느끼지 않으면서 더 중요한 일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거나 장시간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주변의 자극들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게 됩니다. 감각순응이 일어나지 않고 자극에 반응하는 한계점(역치)이 낮아지게 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불편한 옷의 촉감이 계속 신경 쓰인다거나 함께 식사하는 동료의 음식 씹는 소리가 유난히 거슬리는 것이죠. 작은 감각도 크게 느껴져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결국 평소에는 괜찮다고 넘길 법한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사소한 감각에 반응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서 같이 정작 집중해야할 곳에 쏟을 에너지가 고갈되고 몸이 쉽게 피곤해집니다. 몸의 피로는 또다시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오게 되니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힘들게 하는 요소를 없애거나 줄이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 필요한 것은 바로 내면의 안정이죠. 마음을 진정시키고 회복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잠시라도 나의 예민한 반응을 멈출 수 있게 말이죠.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는 복식호흡을 하며 긴장을 푸는 것입니다. 예민한 상태에서는 근육이 긴장되고 심장 박동이 불규칙적으로 뛰기 때문에 차분히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잠시 예민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제가 추천하는 또 하나의 간단한 방법은 ‘마음 신호등 그리기’입니다. 우리의 감정과 마음 상태를 신호등의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으로 표시해보는 것입니다. 빨간불이 켜져 있는데 보지 못하거나 어떤 표시인지 알지 못해서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직진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지겠죠. 
해야 할 일에 집중이 되지 않거나 평소와 다르게 감각이 예민하고 마음의 거슬림이 생겼다면 동그라미 세 개로 신호등을 그려보세요. 내 마음에 신호등이 있다면 지금 어떤 색의 불이 켜져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빨간불이 켜져 당장 멈추고 나를 다시 돌아볼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죠. 저도 이렇게 가끔 마음 신호등을 그려봅니다. 
여러분도 잠시 마음의 신호등을 그려보시겠어요? 


어떤 색의 불이 켜져 있나요? 
왜 그 불이 켜졌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것은 여러분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나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행위이지만 이러한 시각화는 복잡하고 정리되지 않았던 무의식의 감정들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감정에 휘둘려 불편한 반응을 바로 내뿜지 않고 잠시 멈춰 객관적으로 마음을 보고 사고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마음이 시끄럽고 복잡할 때 잠시 멈추고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세요. 어찌 보면 마음의 거슬림은 열심히 달려온 우리에게 잠시 힘든 마음을 알아차려 달라고 마음이 보내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는 마음 신호등을 보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고, 내 몸이 보내오는 신호에 반응해보면 어떨까요? 

 

* LINEA STORY(리네아스토리)는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컨텐츠 디자인회사입니다.

 

리네아스토리 조세화/김민정 대표 

lineastory.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8호>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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