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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사람들로 현대인의 초상을 그려 내는 ‘진영’ 화가

2021년 5월호(139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5. 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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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사람들로 
현대인의 초상을 그려 내는 

‘진영’ 화가

 

play the parrot 130X162cm mixed media on Korean paper 2011

 

화가가 되기까지
어릴 때 아빠가 디자인회사를 하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대단한 건 아니지만 대회에 나가 입상도 할 만  정이 기다리고 있을 걸 알고 있었지만, 부모님께서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저의 선택을 기꺼이 지지해주셨죠. 거창하게 화가가 되리라는 꿈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림을 선택하고 이어가는 가운데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대학에서 한국화를 선택한 이유
대학교 2학년을 올라가면서 한국화를 선택했어요. 그전까지 한 번도 그려보지 않았던 한국화였는데, 생각 밖으로 다양하고 화려한 색채를 가지고 있었죠. 한국화 중 채색화는 얇은 화선지가 아니라, 장지라고 하는 조금 두꺼운 종이를 사용합니다. 장지라고 부르는 종이 위에 서양화의 젯소와 같은 역할의 아교를 바르고 그 위에 안료를 개서 채색을 하는데, 다양한 재질의 재료들과 그것이 주는 독특한 효과에 매료되어 버렸죠. 지금은 캔버스에 아크릴을 사용하거나, 장지 위에 안료나 아크릴을 사용하는데, 제가 의도한 효과에 맞는 스타일을 선택해 작업합니다.

앵무새 머리를 한 사람들
제 작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앵무새는 다른 사람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슬픈 초상을 담고 있어요. 그리고 일차적으로 이것은 작가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수많은 정보 속에서 남들을 따라 휩쓸려가고 있는 저의 자화상이기도 하죠. 처음에는 앵무새 머리만 크게 그렸다가, 점점 앵무새 머리에다 사람 몸을 달면서 지금의 캐릭터가 되었죠.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캐릭터들은 일종의 블랙코미디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삶에서 절대로 빠져선 안 되는 게 유머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고 반복과 모방을 꼭 부정적으로만 보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는 동떨어져서 사는 게 아니라 사회를 이뤄서 살고 있잖아요. 그래서 모방하는 행동이 사회 안에서는 서로 이해해주고 같이 살아가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보람 있는 순간
솔직하게 말하면 작품을 사주실 때죠. 제 작품이 돈을 지불하고 소장하고 싶을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니까요. 요즘은 조금 달라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작품을 돈으로 환산하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었죠. 하지만 저는 작가에게 있어 경제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간혹 공방에 들러 그림 가격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다들 놀라세요. 그런데도 많은 돈을 들여 작품을 사 가시는 건 저에게 굉장히 감사하고, 제 작품을 인정받는 기쁨이 있는 거죠.

마을 안의 작은 공방
홍보를 많이 하는 건 아닌데, 아름아름 관심 있는 분들이 공방을 찾아오세요. 저의 경우는 작업실에 앉아 혼자 그림만 그린다고 좋은 작품이 나오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공방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함께 그림을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창조적 자극을 받을 때가 많아요. 제 그림에 등장하는 앵무새들은 우리 주변 이웃들의 모습이기에 이분들을 만나는 시간은 정말 유익하고 소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면서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
대학을 졸업하고 집안 사정이 너무 어려워 빨리 돈을 벌어야 했는데, 굳이 대학원까지 갔어요.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철이 없었던 건데, 그때 힘든 기억이 너무 강해 그 이후로는 그렇게 힘든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더구나 지금은 사람들이 작가로서 저를 알아봐 주고, 작품도 사랑해주고, 그림까지 사주시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작품활동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기에 힘든 면도 있지만, 힘든 육아 때문에라도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그림이 육아의 도피처라고나 할까요?(웃음) 여기에 남편이 항상 옆에서 제가 작업하는 걸 좋아해 주고, 응원해줘 더 힘이 나죠. 남편이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 작품의 내용적인 부분을 함께 이야기하기도 하고, 책을 보다가 작품이랑 연관되는 부분이 있으면 직접 보여주기도 해서 엄청난 서포트를 받고 있죠. 어떤 때는 남편이 저보다 더 작품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앞으로 그림은 계속 그려갈 것
그림의 주제는 앞으로도 앵무새 사람이 계속 등장할 것 같아요. 제 목표는 정말 아주 오랫동안 그림을 계속 그리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마인드 컨트롤도 하고, 작품이 하나의 메시지로서 저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한 것들을 작품 속에 더 진솔하게 담아내고 싶어요. 그리고 유튜브나 온라인으로도 많은 활동을 해 더 많은 분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화가 진영 
2008년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전공 졸업
2012년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한국화전공 졸업 


* SOLO EXHIBITIONS
2020.10.21~11.1 Big Night
H Contemporary Gallery
2020.5.27~6.9 viewpoint_갤러리 일호


* EXHIBITIONS
2020.07 아시아프 히든아티스트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20.03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展_예술의전당

 

www.iamjinyoung.com,인스타 hwnie702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9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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