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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Erythronium japonicum

2022년 4월호(150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2. 4. 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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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5]

얼레지 Erythronium japonicum

 

봄기운이 가득합니다. 한낮에는 나른하고 졸린 것이 봄이면 도지는 불치병인 춘곤증이 다시 발병한 듯합니다. 직장인이라면 편하게 쉬거나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주말을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나른한 날의 연속입니다.

깊은 산속을 찾아 나서 봅니다. 봄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말이죠. 산속의 개울가에 도착하니 이미 이곳에 봄이 도착하여 사람들을 홀리고 있습니다. 그 산속에 ‘얼레지’가 활짝 피어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사진기에 조금이라도 예쁜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가들은 연신 땅을 기어 다닙니다. 얼레지는 초장이 20cm 내외로 작은 크기이기 때문에 땅에 납작 엎드려 사진을 찍지 않으면 좀 더 멋진 아름다운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얼레지라는 꽃 이름만 들어 보면 외국의 식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이 꽃은 순수한 우리의 산야에 자생하고 있는 자생화입니다. 아직 누구도 얼레지라고 불리게 된 이유를 알지 못하는 꽃입니다만, 어찌 들어 보면 더욱 친숙하게 들리기도 하는 야생화입니다. 간혹 얼레지를 길러보려 하는 분들이 있지만 얼레지 기르기는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품종은 마늘쪽처럼 생긴 구근이 땅속으로 깊게 들어가는 습성이 있어서 화분에서 기르기도 쉽지 않고 화단 역시 토심이 얼레지와 잘 맞아야 기를 수 있는 품종입니다. 결국 얼레지를 감상하려면 나른한 봄날에 산속을 걸어 자생지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얼레지의 꽃말은‘바람난 여인’혹은‘질투’라고 합니다.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 연인이 홀로 얼레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더라도 절대 질투하지 말아 주세요. 

얼레지는 봄이 우리 곁을 떠날 때 쯤, 잎이 시들고 휴면에 들어갑니다. 얼레지를 찾아 떠난 바람난 연인들도 봄이 지나갈 무렵이면 내년을 기약하며 얼레지 찾아 다니는 것을 멈출 것입니다. 물론 돌아오는 이른 봄에 얼레지 찾아 다시 떠나는 것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태극화훼농원 한현석대표
행자부/농림부 신지식인
tkhanhhs@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0>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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