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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가장 아름다운 목장으로 선정된 친환경 ‘농도원’ 목장

2022년 5월호(15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2. 5. 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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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목장 농도팜 스토리]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가장 아름다운 목장으로 선정된 친환경 ‘농도원’ 목장

 

‘농도원’의 역사
농도원은 원래 ‘복음농도원’이라는 이름으로 1952년 6.25 전쟁 중에 설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농장 중 하나입니다. 한때 농장내의 ‘복음농도원’이라는 농업학교를 통해 수많은 농촌지도자와 ‘가나안농군학교’를 탄생시킨 한국 농촌운동의 산실이기도 하죠. 농도원 출신인 ‘유태영’ 박사는 1960년대 새마을운동의 이론적 기초를 세우고, 그 당시 우리나라가 너무 헐벗고 가난했기에 식량의 자주권을 우리 스스로 가져야겠다는 뜻을 정하고, 시골의 젊은 영농후계자를 육성하려 하셨죠. 한편 저희 아버님은 농장이 경제성장력 있는 산업화된 시설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생각하셨어요. 농도원은 1973년부터 홀스타인 젖소를 기르고 우유를 생산하는 정통 낙농목장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제가 1990년 물려받아 ‘농도원’으로 이어가고 있지요.


화이트 칼라에서 목장 주인으로
처음 아버님께서 “이 일을 해봐라” 했을 때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어요. 서울에서 공학을 공부하고 회사에 다니며 삽질 한 번 떠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버님은 동물과 자연을 좋아하고 수학적인 것을 좋아하는 제가 소질이 있다고 보신 것 같아요. 사실 축산도 공학이거든요. 펜스(fence) 하나 세운다 하더라고 공학적인 측면에서 치수를 정하고 못은 어떻게 박아야 하는지 다 계산해야 합니다. ‘축산도 공학이다’는 확신을 얻는데 까지 여러 해가 걸렸죠. 


도박 문화에서 선의의 경쟁하는 문화로
낙농인 1차 산업을 사업적으로 성공시킨다는 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공대를 졸업한 저는 일찍 자동화, 전산화에 누구보다 먼저 눈을 떴고, 자동화를 통해 생산을 극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대단히 성과가 좋았죠. 우리나라 평균 소 한 마리 연간 산유량이 5,000kg일 때 처음으로 저희가 9,000kg이었고 현재는 11,500kg 정도 나옵니다. 저희 농장이 생산성의 극대화로 수익성이 높아지니 주변에서 많이들 가르쳐 달라고 찾아오더군요. 그 당시 우리 농민들은 제가 볼 때 시간낭비가 많았어요. 아침에만 잠깐 일하고 낮에 모이는 곳이 따로 있더라고요. 바로 도박하는 곳이죠. 도박은 돈을 따도 못 일어나고, 잃어도 못 일어나요. 소는 12시간 간격으로 젖을 짜주어야 하는데, 아이들과 부인들이 젖을 짜고, 어떤 경우는 도박으로 가정이 깨지기도 하죠. 그러니 무엇보다 일하는 문화를 바꾸어야 했어요. 그래서 도박을 하지 않으면 생산성 올리는 방법을 도와주겠노라 했습니다. 때마침 제가 ‘낙농경영인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어서 농가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도입했습니다. 우리 농장 생산량이 5,000~6,000kg이다 말만 하지 말고 그걸 공인받도록 한 것이죠. 협회를 통해 ‘검정회’를 조직하고, 검정회를 통해 농가들이 서로 경쟁을 하도록 했어요. 낙농가들의 특성이 남한테 지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그렇게 변하지 않던 농가들이 도박하는 문화에서 선의의 경쟁하는 문화로 생각보다 빨리 변해 저도 놀랐습니다. 이런 일을 한 걸 보면 제가 농도원의 정신을 이어받은 것 같아요.(웃음)


3만 명 규모의 목장 체험학습
1995년쯤 동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우리 목장에 소풍을 오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아이들이 오면 냄새 난다고 코 막고 다닐 텐데…’ 한편으론 반갑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죠. 전교생 40~50명이 도착해 목장에서 도시락도 먹고 신나게 뛰어놀다 갔는데 목장이라는 곳이 소만 기르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도 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5년 농림부 산하 ‘낙농진흥회’에서 저를 찾아와 우유 소비가 잘 안되니 목장에 사람들을 초대해 목장 체험을 하며 우유 소비 홍보에 기여해보자는 제안을 하더군요. 동네 아이들이 아닌 까다로운 도시의 소비자들을 부르는 거라 제가 굉장히 망설였지만, 거절할 수 없어 진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기우와는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어요. 사람들이 자연과 호흡하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우리 목장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죠. 첫해에 400명, 두 번째 해 1,200명, 세 번째 2007년도에는 5,000명이 넘으면서 그때 깨달았어요. ‘이 일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겠구나.’ 이 부분에 인프라를 구성해 직원도 배치하고, 홈페이지도 정비하고, 화장실도 새로 만들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체험객이 급증했습니다. 지금은 약 3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최근 낙농체험에 있어서는 대단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이 일이 비즈니스가 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충돌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목장에 많은 사람들이 오다보니 제가 만족할 만큼 관리 못하는 일들이 생기고, 소가 아픈데 주사를 못 놓는 등 일의 우선순위가 바뀌어 고민이 되더군요. 

송아지 우유주기


신선한 농도원 요거트
요거트는 아침에 짠 신선한 우유를 살균한 다음 유산균을 넣고 5시간 이상 배양을 해야 합니다. 유산균을 넣어 발효를 시키고, 냉각시켜 충진을 해야 하죠. 작업시간이 하루 종일 걸리니 대량생산을 할 수 없고, 무엇보다 최고급 상품입니다. 그 이유는 대기업은 요거트를 만들기 위해 여러 농장의 우유를 수거해 우유의 질 관리하기가 어려운 반면, 저희들은 우리가 관리하는 소에서 직접 짠 우유로 요거트를 만드니 항상 최고의 질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바로 대기업이 할 수 없는 틈새를 노린 겁니다. 

농도원에서 직접 짠 우유로 만든 농도원 목장 요거트

 

농도원의 공동체 의식
농장이 자동화, 전산화를 통해 30년 전보다 많이 발전했습니다. 특히 로봇으로 대체하여 착유하는 노동력 비율을 상당히 줄인 것이 성과입니다. 사실 축산업은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업종이 아니에요. 새벽에 일어나야 되고, 명절이나 휴일도 없이 서로 교대로 쉬다보니 젊은 세대들이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 낙농업체들이 갖고 있는 똑같은 고충이에요. 그나마 우리 농도원이 이렇게 젊은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유는 복지가 뛰어나서도 아니고 단지 저희가 가지고 있는 ‘공동체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직원과 제가 농도원을 함께 지켜왔고, 같이 꾸려간다는 책임감을 공유하는 공동체 의식이 우리 안에 있는 거죠. 

송아지 만지기

농도원 음악 축제 ‘별빛 마실’
초등학생들이 소풍도 오고, 목장 체험도 하고, 사업도 커지면서 공익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아주 드물게 저희 목장에 반딧불이 살고 있어 순수 우리 예산으로 샌드위치도 준비하고, 생태강의도 들으면서 반딧불이가 나타나는 6월에 이틀간 ‘반딧불이 축제’를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죠. 제가 음악을 좋아해서 2010년도에는 금난새 지휘자를 모시고 동네 분들, 학교, 유치원 선생님 등 300명 초대했는데 400명이 온 것 같아요. 클래식, 재즈, 오페라 공연을 몇 년간 진행하다보니 용인시에서 지원을 할 테니 용인 시민을 대상으로 3일간 축제를 하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태어난 것이 ‘별빛 마실’ 음악축제 입니다. 매해 진행했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잠시 멈췄는데 올해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푸른 목장에서 오페라 아리아 공연을 할 때, 소들이 옆에 와서 음메~하는 것이 굉장히 컨츄리 하면서도 아주 좋습니다.(웃음)  

 

농도원의 가치와 꿈
저희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공존’입니다. 인간과 가축과 나무와 새가 모두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이 곳에서 반딧불이도 보고, 음악을 듣고, 소비자와 함께 하는 것도 공존이죠. 무엇보다 이곳의 자연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농도원 목장 대표 황병익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원양로 377번길 1-34
031-321-0445, 010-8868-0445
nongdo.co.kr
nongdowon@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1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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