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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의 국가 간 전쟁이 아닌,이미 지나간 대륙문화(명)과 이제 지나갈 해양문화(명)의 충돌 (1)

2022년 5월호(15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2. 6. 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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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문화(명)과 해양문화(명) 비평 1]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의 국가 간 전쟁이 아닌, 이미 지나간 대륙문화(명)과 이제 지나갈 해양문화(명)의 충돌 (1)

 

A. 21세기 러시아,중국,독일에 나타나는 대륙문화(명)의 모습
1. 최근 세계를 괴롭히는 사건을 일으킨 거대국가(중국 2020, 러시아 2022)들은 이미 지나간 대륙문화(명)의 결과물이다.
2020년의 코로나로 온 세계를 괴롭힌 중국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충격을 주고 있는 러시아가 등장했습니다. 이번 전쟁의 원인을 가장 좁은 관점에서 보면, 합리적으로는 도무지 설명이 안 되는 뿌띤 개인의 광적인 지배욕, 변덕스러운 심리, 파킨슨씨병 등으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조금 넓게 보자면, 매우 복잡하게 서로 얽혀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라는 두 민족,국가 간에 벌어진 갈등이 폭발한 겁니다. 그렇지만 가장 폭넓게 지구 전체의 문화(명)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그것은 러시아나 중국으로 대표되는 대륙문화(명)과 미국,영국,유럽으로 대표되는 해양문화(명)의 충돌이라는 사실입니다.1) 즉 2020년부터 지금까지 온 세계를 괴롭혔고 지금도 엉뚱하게 완전폐쇄방역으로 스스로를 붕괴시키는 길로 가고 있는 중국, 그리고 다시 2년 만에 또 온 세상의 근심거리이며 엄청난 슬픔과 분노를 자아내는 러시아, 모두 동일한 대륙문화(명)에 속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이 두 나라는 본질적으로 대륙문화(명)이기에, 이들이 대적하는 실체는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단순히 우크라이나나 대만이라는 나라가 아니고, 단지 서유럽 혹은 미국 정도도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들이 싸우고 이기고자 하는 실체는 지난 5백년의 세계사를 주도해온 해양문화(명)라는 점이며, 단지 미국이 지금 주도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뿌띤과 시진핑이 모두 두 나라에서 없어지면 되지 않을 것인가 라고 소박하게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들 두 나라가 이들의 소원대로 우크라이나와 대만을 삼킨다고 하더라도, 대륙문화(명)인 러시아와 중국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해양문화(명)을 이기고 유일하게 통치하는 것이므로, 그 때가 되기까지 전 세계는 전쟁의 위기 가운데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통치는 역사상 가장 관대한 제국으로 알려진 미국의 통치 아래서 온 세상이 누렸던 평안과 완전하게 대비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 두 나라가 지난 5백년 동안 해양문화(명)에 열등하게 취급당하거나 지배당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며, 두 나라의 사람들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두 사람처럼 전혀 비정상적으로 사고하고 예측불가의 행동을 할 사람들을 지도자로 용인하거나 배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장에 눈에 띄는 지도자 개인이나 위협과 고통을 주는 나라(러시아,중국)를 살피기보다, 잘 눈에 띄지 않지만, 시리도록 차겁고 명백한 사실을 직관하기 위해 지구문화(명)사 전체를 바라보는 조감도가 필요한 겁니다. 즉 온 세상의 근심거리인 두 나라 모두 대륙문화(명)에 속하며, 두 나라 모두 대륙문화(명)적 기초 위에서 현재까지 세계문화(명)과 질서를 주도하는 해양문화(명)을 시기,질투하여 도전하며 이기려 하고 있다는 문화(명)사적 조감도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위해 이해해야 할 필수적 개념이 바로 문화(명)적 자의식입니다. 즉 대륙 깊은 곳에 위치한 이런 나라들에서 태어나고 자라나고 산다면, 자동적으로 대륙문화(명)적 자의식을 가지게 되며, 이것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만드는 결과물인 철학,윤리,심리,정치,경제,군사,법,외교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또 정반대 편에 있는, 지금까지 세계질서를 주도했던 베네치아-네델란드-영국-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해양문화(명)적 자의식을 가지며, 또 전자와는 정반대로 사고,행동하여 결국 상반된 해양문화(명)적 인문,사회,제도적 산출물들을 만든다는 겁니다.

 

2. 뿌띤 ← 두긴과 일린의 (신)유라시아주의; 시진핑 ← 모택동사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패배가 예상되는 2022년 4월말인 지금, 러시아 뿌띤의 사상적 기초가 20세기의 이반 일린(1833-1953)의 ‘유라시아주의’와, 21세기 ‘뿌띤의 브레인’이며 앞의 사상보다 조금 더 범위를 확대한 사상을 창조한 알렉산드르 두긴(1962~)의 ‘신유라시아주의’에 있다는 것은 이제 공개된 비밀입니다. 이 두 사상 모두 유럽의 변방에 속하여 뒤늦게 깨어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려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발버둥친 가운데 만든 사고의 결과물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두긴의‘신유라시아주의’는 그 열등감을 넘어설 뿐 아니라, 1500년대 이후 서양문화(명)에서 그동안 열등한 체제로 여겨진, 러시아가 가진 아시아적 기원인, 24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몽골에게 지배 당한 사실을 부인하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러시아의 자부심으로 여기려는 공상적 자세까지 취합니다. 이번 전쟁도 대륙문화(명)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인 땅 정복에 대한 광적 집착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광대한 영토를 가지고 그 속에 엄청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또 땅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소용없을 정도입니다. 별다른 자원이 없이, 아주 좁은 땅에서 최고의 인구밀도를 가지고도 잘 사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사실입니다.


또 러시아와 긴 국경을 마주하면서 같은 대륙문화(명)을 이어가고 있는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의 사상적 기초는 모택동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조금 더 현실화하며, 스딸린의 일국사회주의를 닮은 ‘중국식사회주의’로 중국을 ‘몽상적’으로 이끄는 구체적인 모습을, 땅(신장,위구르,티벳,대만,홍콩)의 정복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가진 큰 사실들이나, 2022년 현재 코로나에 대한 비현실적인 제로방역정책이라는 작은 실제 속에서 우리는 명확하게 보고 있습니다. 또 시진핑이 제시한 일대일로는 그야말로 대륙문화(명)이 만들어낸 환상적 유토피아일 뿐입니다. 그런데 거점을 차지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마치 대항해시절에 서양의 해양세력이 항구들을 거점으로 확보해 나가는 전략을 닮아 보이긴 합니다. 그러나 사실상에 모든 것이 대륙에 웅크리고 앉은 사람들이, 합법적 방법보다 한탕주의식이나 속임수로 취하며, 건강한 조약상의 관계가 아니라 조공식으로 국제관계를 맺으려는 대륙문화(명)의 발상에서 근거한 것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3. 근(현)대 대륙문화(명)의 전개과정
이런 현실을 만든 근본적 기초는 다음과 같습니다. 즉 러시아나 중국 모두 어떤 사상을 앞세우고 그것으로 한 사회를 이끄는 체제를 만들어 진행하는것은 대륙문화(명)의 근대적,현대적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체계를 만들고 그 안에 모든 것을 구겨넣는 것은 서양문화(명)에서 원래 절대종교가 하던 것을 흉내낸 것에 불과합니다. 긴 중세를 지난 서구에서는 15세기 이후 종교(로마교)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정치(세속)적 욕구를 따라 ‘르네상스운동’이 나타났고, 이는 17세기에 이르러 ‘계몽주의운동’으로 전환,발전되어 갔습니다. 반면에 유사한 시기에 ‘종교개혁운동’을 이어간 개신교는, 30여년의 긴 종교전쟁(1618~1648) 후에 서구에서 등장한 사상적 경향인 ‘종교적 관용’을 따라 종교를 개인의 양심,마음의 영역으로 심각하게 축소시켜 버렸습니다. 그래서 종교를 대신하여 사회와 문명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 체제를 형성해야 할 과제를 몽테스키외,루소 등과 같은 계몽주의자들이 맡게 된 겁니다. 계몽주의를 이어서 칸트 시절 전후로 독일에서 시작된 ‘낭만주의운동’은, 계몽주의적 기초인 개인의‘자유’에서 출발하여 19세기 내내 두 방향으로 전개되었습니다.2)  즉 계몽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가운데 일어난 프랑스혁명(1789)이 내건 세 가지 기치인, 1)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자유’(liberte)를 가진 개인은, 2) 사회나 공동체 속에서 ‘평등’(egalite) 이나 3) ‘박애’(fraternite)를 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방향입니다. ‘낭만주의’란 흔히 피상적으로 연상하는 단순히 감성적으로 멋진 분위기나 까페나 음악을 의미하지않고, 인간이 이상적,낭만적 사회적 삶을 이룰 방법을 찾는 노력을 뜻합니다.
이것이 20세기에 이르러 ‘평등’을 주장하는 쪽은 계급 간의 투쟁을 강조하는 ‘(계급)사회주의’, ‘공산주의’, ‘좌파(프로레타리아)독재’로 발전하였고, ‘박애’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민족과 국가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국가사회주의’, ‘우파(부르주아)독재’로 전개되어 갔습니다. 이런 두 경향은 21세기인 지금도 전자는 중공,북한,베트남,남한좌파와 후자는 러시아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금 전쟁으로 온 세상을 고통스럽게 하는 러시아의 역사가 비참한 것은, 지난 70여 년 동안(1917~1990)은 좌파 쪽의 환상에, 그 이후 지금까지는 정반대로 우파 쪽의 몽상에 사로잡혀서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서양에서 발전되어 21세기 동양에까지 진출하여 영향을 미치는 이 두 몽환적,몽상적 사상들은 모두 대륙문화(명)적 모습인 것입니다.


B. 1500년 간의 대륙문화(명)과 해양문화(명)의 패권장악의 특징들
1. 17세기까지의‘말’(기병)로 서진하여 세계를 지배했던 대륙문화(명)의 특징
로마제국 이후에 등장한 네 개의 대륙문화(명)은 16세기까지 지구역사의 패권을 차지했습니다. 첫째는 8세기 이후 서진하여 북아프리카를 휩쓸고 순식간에 이베리아반도를 석권한 이슬람 세력입니다. 둘째는 13세기 이후 서진하여 거의 유럽정복 직전까지 갔던 징기스칸의 몽골제국의 역사입니다. 셋째는 16~17세기(1571년 레판토해전 스페인에 패배, 1683년 비엔나 전투에서 오스트리아에 패배)까지 서진한 오스만 터키의 역사가 있습니다. 넷째는 폐쇄된 공간인 중국과 인도대륙 내에서 진행된 대륙문화(명)의 역사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네 제국들은 공동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정복목적,전쟁방식,군사력,지리적 자의식 : 인간의‘발’ (보병)과 동물인‘말’ (기병)은 인간이 거대한 배를 타고 해양을 돌아다니기 전까지 이들 대륙문화(명) 세력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보병,기병의 전쟁 수행의 핵심은 열린 땅위에서의 전투진영 형성과 성의 방어,공격이었으며, 유일한 목적은 땅 정복이었습니다. 해양문화(명)가 중점을 두었던 통치할 거점과 무역로의 확보와는 확연하게 다른 목적이었습니다. 땅을 정복하는 자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피정복자는 모든 것을 잃고 종처럼 복종해야 했습니다. 또 흔들거리는 바다위에서, 치밀한 전투대형을 갖추고, 극도의 인내심을 발휘하여, 명령에 절대적으로 순종해야 하는 해양문화(명)가 수행해야 하는 수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육전입니다. 이순신이 이끈 조선수군의 전투에서 알 수 있듯이, 수전에서 지는 편은 바다에서 몰살당하지만 이기는 편의 손해는 매우 제한됩니다. 육전에서는 패배하면 다른 육지로 도망가서 80여년을 저항한 고려의 삼별초처럼 다음 기회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전에서는 단번에 결판이 나기 때문에 고도로 훈련된 수병들이 엄청나게 집중해야 이길수 있을 뿐입니다. 발로 걷거나 말을 타는 육군보다 흔들리는 배 속에서 침착하게 목표를 향해 가야하는 수군의 훈련강도와 집중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
습니다. 지리적으로 이들 나라들이 대양에 면할 확률은 적었습니다. 러시아 부동항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설령 얻었다고 하더라도 크게 흔들리는 배에 올라타 대양에서 활약하려는 필사적 각오를 하지 않은 점에서는 영국과는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중국은 동쪽과 남쪽이 바다에 면하고 있지만 이것을 잘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서쪽과 북쪽에서 말타고 몰려오는 이민족과 상대하면서, 오히려 이들에게 정복당하여 이민족이 주인이 되었던, 흉노->5호16국->북위->관롱집단의 수,당->선비족의 요->여진족의 금->몽골족의 원->만주족의 청으로 이어진 긴 역사가 중국사 전체에서 무려 70%를 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말타는 자들의 지리정치적 자의식은 대륙적이지 해양적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2) 정치체제 : 이런 군사력을 형성할 수 있는 실질적 정치체제는 (독재적)전제군주제였는데, 대체로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정권의 교체기는 매우 혼란스러웠으며 처참한 살육이 거의 대부분 동반되어 인적 자원의 손실이 여지없이 벌어졌습니다. 이것은 2차대전 직전에 스딸린이 너무나 많은 군대 지휘관들을 숙청했기 때문에 히틀러가 침공한 초기에 엄청난 패배를 겪었던 사실에서 알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 같이 걸출한 성군이나, 징기스칸과 같은 탁월한 군사지도자가 나오는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즉각 암군(暗君)이나 폭군(暴君)이 이어 나와 혼란된 정치체계를 형성하곤 했습니다. 결국 대륙문화(명)는 전제군주제나 독재체제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며 매우 혼란스러운 정치역사를 이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모스끄바공국은, 서유럽의 군주들이 점차로 독재를 포기해간 것과는 정반대로 거의 독재에 가까운 전제군주정을 유지하였습니다. 그러나 매우 특이하게도 자신의 아들마저 몽둥이로 때려 죽여 대를 이을 수 없어 형성된 짧은 대혼란기를 극복하려고, 러시아인들 스스로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강력한 (독재)군주정이라고 확신해 로마노쁘 왕조를 추대하여 세웠습니다. 이 왕조에서는 뾰또르 대제부터 예까떼리나 여제를 위시하여, 철저히 독재에 가까운 군주정을 유지하였습니다.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농노해방(1861,2.19)을 단행하며 계몽군주의 모습을 보였으나 암살당한 알렉산드르 2세(1881,3.1)는 아주 예외적 군주였을 뿐입니다. 여기에 공산주의 시절 소련에서도 레닌-스딸린-브레즈네쁘가 이룬 절대독재공산정, 그리고 소련이 해체된 이후에도 민주정을 가장한 뿌띤의 독재정이 가능해했던 러시아는 정말 답이 나올 수 없는 대륙문화(명)적 정치역사를 이루었을 뿐입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는 소위 ‘인민민주주의’라는 민주주의의 허울좋은 탈을 쓰지만, 인민(프롤레타리아)의 독재의 명목으로 독재하는 전통에 매우 익숙한 겁니다.


3) 경제,사회체제 : 대륙문화(명)는 경제적으로, 정복한 나라와 조약을 맺기는 하지만, 대부분 약한 나라를 지배하여 조공을 받아내는 동양에서 아주 자주 발견되는 약탈경제의 모습을 띌 뿐입니다. 러시아가 그렇게 넓은 땅과 그렇게 많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원이나 팔아먹거나 또 다른 땅을 계속 정복하여 약탈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대신, 보드까 중독으로 62세라는 매우 짧은 평균수명을 가진 러시아 남성들을 각성시키고 훈련시켜 동쪽과 북극의 미지의 영역들을 개척하고 이미 있는 우주기술로 미지의 우주를 탐험하는 데 다른 나라들에 앞장서는 일일 것입니다. 이렇게 약탈경제에 의존해서는 국가 자체가 오래가지 못하고 매우 빠르게 무너진다는 사실은, 약탈경제의 전형을 보여준 고대 앗시리아 제국이나 신바벨론 제국의 역사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경제적 체제를 완성한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든 것을 약탈해서 운영되는 체제를 가졌기 때문에 항구적 경제기반을 이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또 러시아의 뿌띤이 매진했어야 하는 것은 대통령취임 이후 판을 키워가며 여러 나라와 지역을 대상으로 치렀던 전쟁이 아니라, 1) 높은 직업,공무원의 윤리의식, 2) 고급문화(명)를 만드는 자긍심이 있는 국민의식, 3) 양질의 교육, 4) 최고의 제품생산 등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뿌띤은 반대의 길을 걸었고, 동일하게 중공의 시진핑의 경우도 거짓되고 허황된 정복야욕을 채우기 위해 조공체제를 유지하려고 획책한 사기극의 일종인 일대일로나, 온갖 거짓과 기만으로 서양기술을 훔치거나 베껴서 경제발전을 이루고 중국 내부의 엄청난 인구들 사이에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대륙문화(명)에서는 대체로 절대군주 바로 아래 중간 지배계층인 귀족집단을 형성하여 이들로 절대다수의 하층민을 통치하는 삼중계급사회를 가집니다. 이런 사회구조는 기득권을 형성한 사람들이 그것을 내어놓지 않으려고 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고착되거나 정교해지기 마련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사회의 건설적 변동,발전이 불가능하게 되며, 경직된 사회체제 속에서 야기된 사회불안은 결국 폭발할 수밖에 없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대륙문화(명)를 지향하여, 5백년의 양반,상놈을 구분하여 철저한 사농공상사회를 형성한 조선이 그러했으며, 공,후,백,자,남(작)에서 훨씬 더 나아가 자세하고 매우 방대한 귀족체계를 형성하여 그것으로 농노인 모든 백성을 통치하는 농노국가를 통제해 왔던 로마노쁘 왕조의 러시아도 그러합니다. 오랫동안(1917~1991) 자국민 뿐 아니라 온세계에 공산주의를 퍼트려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그 폐해(중공,북한)를 만든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른 나라가 바로 대륙문화(명)를 가진 러시아입니다. 19~20세기에 활동하고 각성했던 러시아의 지식인,철학자,과학자,예술가들 중에서 귀족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습니다. 현대 러시아인들은 이런 역사를 이룬 19세기 중,후반부를 ‘문화적 은세기’라고 부르며 자부심을 가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화려한 문화적 결과물들은, 러시아가 확고하게 기초했던 독재지배체제와 그것을 보장하는 너무나 확고하게 형성하여 피의 광폭한 혁명으로 허물어질 수밖에 없었던, 차이꼬쁘스끼의 화려한 발레음악과 같이 깨어지기 쉬운 유리그릇이나 한 번의 피바람으로 허무하게 사라질 공중누각과 같은 것입니다. 이 결과는 각 국가의 정신적,도덕적,물질적,사회적,역사적 각성도(spiritual,moral,material,social,historcal self-awareness)를 의미하는 ‘민도’(民度 national grade)에 있어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4) 법체계 : 대륙문화(명)에는 인간 외부의 권위에서 출발하는 절대적,객관적 법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문화(명)체계 속에서의 법과 그 법을 산출하는 기관은, 그 자체로 함부로 인간이 손댈 수 없는 초월적인 기관이나 제도가 아니라, 모두 절대군주나 폭군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만든 합리적인 수단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모택동), ‘포병은 전쟁의 신이다’(스딸린) 등의 섬뜩하고 물질주의적 선언처럼, 힘과 무력이 전부인 사회를 구성했기 때문에, 대내외의 모든 협약과 관계들은 순식간에 무시될 수 있는 매우 취약한 국제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기면 모든 것을 다 먹으며 모든 것을 다 지배하고, 심지어 지배당한 나라의 종교,문화,윤리,관습까지 지배하려 들었습니다. 소련의 스딸린이 고려인을 멀리 중앙아시아까지 이주시킨 악행(1937)을 벌인 것이나, 러시아의 뿌띤(2022)이 우크라이나 남부의 정복지 마리우풀 주민들을 시베리아로 내팽개쳐버린 것은 정복지에 대한 잔악한 주민이주정책에 속합니다. 이것은 오랜 과거의 제국인 앗시리아와 고대 바벨론이 시행해 온 천하의 원망과 증오를 사서 결국 매우 빠른 멸망에 이르렀던 정책이기도 합니다. 이런 정책을 21세기에서도 뿌띤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그 자신이 이런 무시무시한 대륙문화(명)의 산출물이기 때문입니다. 또 일제가 한반도에서 시행했던 총체적 문화(명)말살정책은 대륙문화(명)의 전형적인 인간,민족의 파괴적인 활동입니다. 이런 만큼 그 나라의 국내 정치,사회체제뿐 아니라 국제관계 역시 안정과는 거리가 먼 쪽인 불안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지난 5백여 년간 해양문화(명)이 이루었던 안정적 국제질서나 국제법체계, 또 그것을 유지하는 실용적 제도와 체제들을, 이들 대륙문화(명)의 나라들이, 이념적 관점이 아닌 아주 현실적,실용적 차원에서 성취할 수는 도무지 없을 겁니다.


5) 마음 속의 사상체계 : 대륙문화(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는 인간이 마음으로 공상적,몽상적 체계(이데올로기), 헛된 망상을 품기가 매우 쉽다는 겁니다. 일본의 경우는 천하포무(天下布武)라는 망상을 펼쳐서 일본정복을 불태웠던 오다 노부나가, 정명가도(征明假道)를 요구하며 막무가내로 조선에 침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메이지유신 이후 지속적으로 땅 정복전을 벌여온 군국주의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사상 모두 대륙문화(명)적인 몽환의 일본적 산물에 불과한데, 일종의 우파이데올로기입니다. 심지어 2차대전에서 패배한 이후라도 자신의 과거를 체계적으로 반성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마치 자신이 희생양인척하며,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의 공원에‘평화의 학’만을 엄청나게 만드는 등의 역사조작에 익숙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즉 일본인들은 양심 없는 민족 정도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근본적으로 이들은 다른 대륙문화(명) 아래에 사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망상적이고 그 결과로서 파괴적인 대륙문화(명)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이전 모습인 소련은 좌파이데올로기인 공산주의라는 악을 온 세계에 퍼트리는 진원지가 되었다면, 지금은 정반대로 뿌띤이 이끄는 러시아는 우파이데올로기신유라시아주의로, 그렇지 않아도 평균 수명이 매우 짧은 러시아 남성들을 더 빨리 죽게 하고 젊은이들을 전쟁의 사지로 몰아넣는 악을 행하고 있습니다. 그럴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는 물론, 온 세계를 대상으로 위협과 폭력을 행사하는 또 한 번의 죄악을 저지르는 나라가 된 이유도 러시아가 대륙문화(명)로 만들어진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명나라의 영락제(1402~1424) 시절 정화의 아시아정복이라는 극히 예외적인 사건외에는 중국 땅을 떠나 본 적이 전무한, 대표적인 대륙문화(명)의 국가입니다. 20세기에서 지금까지 무려 100년 이상이나 중국식 국가공산주의(1921~2022)라는 희한한 사상체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대할 때도 마치 이전의 조공시절을 생각하게 만들 정도이며, 외교부장이 한국 대통령의 어깨를 치려 드는 행동을 손쉽게 하는 이유도 본질적으로 대륙문화(명)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좌파,우파의 극단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나라들(중국,일본,러시아) 바로 옆에 한반도는 존재하며 그 속에 한민족은 살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가 머리 위에 바로 이고 사는 북한은 거기서 한술 더 떠 주체사상이라는 왕조공산주의의 해괴망칙한 이데올로기로 지금까지 70여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마치 거기에 동조라도 하듯 남한 좌파가 이룬 정권 역시 공정사회 구현이라는 망상의 유토피아를 가진 시스템임을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고통스럽게 경험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그만 반도와 소수의 민족인 우리에게도 본질적으로 이런 대륙문화(명)적 망상에 빠질 위험이 아주 많다는 것을 정직하게 자각해야 이런 문화(명)가 만드는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날수 있습니다.


6) 종교체계 : 대륙문화(명)의 종교들은 그 종교들의 진행과정과 관련해서 보면 대부분 상대종교들이었습니다. 즉 정치가 얼마든지 인간이 만든 상대종교를 이용할 가능성이 컸던 겁니다. 그런데, 대륙문화(명)가 절대종교를 가진 두가지 경우가 있었습니다.


첫째, 7세기부터 16세기까지 서아시아,북아프리카,스페인까지 서쪽을 향하여 경략한 이슬람세력인 아랍, 셀주크 터키, 오스만 터키가 가졌던 절대종교인 이슬람교입니다. 정치와 종교의 관계를 고려해 본다면, 대부분의 이슬람 제국의 역사는 종교가 정치와 건설적,정상적 관계를 유지하기보다, 실용적 정치가 원칙주의적 종교를 지배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현재 이란에서 최고 종교지도자가 모든 것을 장악하는, 즉 종교(시아파)가 정치를 지배하는 경우는 아주 예외적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슬람의 근거가 되는 코란 자체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내용을 왜곡해서 수납한 것으로 내용상으로 상호충돌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모습은 구약성경 중에서 오경만을 절대적으로 보지만 다른 성경(역사서,시가서,예언서)을 낮게 보는 유대교와, 구약성경과 함께 신약성경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가진 기독교의, 성경을 치밀하게 연구,해석하는 전통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슬람 세계 속에서 코란(종교)을 그대로 가지면서도, 동시에 건강한 사회와 발전적 역사를 형성하여 온 세상에 기여할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이슬람 사회 속에서는 결국 세속이 종교를 좌우하는 체제가 기본적으로 유지되어 왔는데, 이에 극단적으로 반동하는 체제와 행동이 바로 IS가 일으키는‘지하드’(聖戰 holy war)입니다. 이슬람 세력은 지중해나 인도양 서쪽에만 진출하였을 뿐, 큰 바다(대서양,태평양)에는 나가본 적이 없는 이유는 이들은 근본적으로 말과 낙타를 타고 사막을 가로지르는 대륙문화(명)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교가 절대종교라는 사실은, 이들 나라들이 건강한 문화(명)를 형성하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둘째, 절대종교 기독교의 일부인 동방정교인 그리스정교의 비잔틴제국과, 그 제국이 붕괴된 후, 황녀와의 결혼과 쌍두독수리 문양을 가져오는 행위로 즉각 그 시스템을 그대로 이어받아, 소위 모스끄바의 제3 로마설을 이룩하려 했던 러시아정교의 러시아입니다. 먼저 그리스정교는 비잔틴 제국의 황제(정치)가 종교를 지배하는, 즉 종교를 정치의 시녀노릇을 하게 만드는 체제를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수도를 옮겼던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부터 형성해 왔습니다. 이런 문화(명)가 정당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판정은 비잔틴문화(명)의 철저한 붕괴(1453)로 내릴 수 있습니다. 즉 이미 지금부터 500년 전에 이런 치의 종교지배라는 체제는 실패하였기 때문에 폐기처분되어야 할 것임이 입증된 겁니다. 그런데 뿌띤의 러시아는 모스끄바 총대주교의 축복을 받으면서 이번 러시아 수호전쟁을 일으키고 있으며, 최근 동방정교의 부활절(4월24일)에서도 축복을 받는 모습을 연출하였습니다. 종교가 철저히 정치의 시녀노릇을 하는, 500년 전의 패배의 역사에서 하나도 배우지 못한, 역사퇴행적(anachronistic) 모습인 겁니다. 즉 러시아의 정치와 그 미래는, 그 누가 최고지도자가 되든, 그 어떤 정당이 권력을 장악하든 상관없이, 정치가 종교를 이용하는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든지, 아니면 러시아교회 자체가 정치에서 완전히 자유할 뿐 아니라 현실 정치를 건강하게 비판하지 않는 이상, 정말 소망이 없을 것이 명백한 겁니다. 만약 종교가 인간의 가장 깊은 마음을 다루는 것이맞는 말이고, 인간의 가장 외면적 것을 다루기 때문에 매우 썩기가 쉬운 정치를, 죽음을 각오하고 비판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미래는 암담하고 침울할뿐입니다.


이 두 대륙문화(명) 외의 세력인 중공은, 정치 자체가 일종의 (절대)종교가 되어버린 공산주의 혹은 중국식사회주의 체제를 이룸으로써, 모두 이런 건강한 비판세력을 둘 여지 자체를 없애버렸습니다. 심지어 기존의 절대종교(기독교) 뿐 아니라 상대종교(불교,도교 등) 자체도 탄압하고 핍박하는 데까지 갔으니, 이미 이데올로기 자체가 절대종교가 된 셈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체제 하에서는 정권과 국가는 매우 불안하여 결코 오래갈 수 없으며, 그 통치가 이루어지는 기간 내내 저지른 온갖 죄악과 그 결과로 그 땅과 그 영향이 미치는 곳에 엄청난 고통을 야기할 것이 분명합니다.


1) 비교 : A. N.Ferguson, Civilization: The West and the Rest, 2011;, B.Wilson, Empire of the Deep: The Rise and Fall of the British Navy, 2013; S.P.Huntington The Clash of Civilizationand the Remaking of World Order, 1996. 

2) I.Berlin, The Roots of Romanticism, 1999; J.H.Billinton, Fire in the Minds of Men: Origins of the Revolutionary Faith, 2017, 146ff.; F.C.Beiser, Enlightenment, Revolution, and Romanticism, 1992.

 

 

행복한 동네문화 만들기 운동장(長) 송축복
segensong@gmail.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1>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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