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다문화자녀교육 이전에, 부모교육

2022년 11월호(15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2. 18. 20:32

본문

[다문화, 너와 나의 이웃이야기 5]

 

 

다문화자녀교육 이전에, 
부모교육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의 자녀양육을 위한 부모교육에 대한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21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학령기 자녀를 둔 다문화가정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녀양육(88.1%)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문화사회가 진전되면서 그간에 많은 연구자들이 부모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고, 국가 예산을 투입하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및 관련기관들을 통해 부모교육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실시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이 지면을 빌어서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고심해 본 진단과 함께 대안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결혼이민자 당사자의 자존감 부족 
국제결혼은 결혼중개업을 통해 많이 이루어집니다. 상호간의 언어와 문화이해가 선행되지 않아도 쉽게 외국 신부를 맞아들이고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결혼 이후의 한국생활에서 다양한 현실 문제를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가정의 주 양육자가 어머니인 것은 국제결혼 가정이라고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한국 사회 이해도가 낮고 한국어 능력이 미흡한 여성 결혼이민자들은 자녀양육에 대한 자신감 상실과 부모 역할에 대한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이민 초기에 언어학습과 문화 이해에 집중한 경우는 적응속도도 빠르고 자녀양육이 힘들더라도 일반적인 부모가 느끼는 정도의 보편적 어려움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민 초기에 시작된 경제활동으로 한국어와 문화 학습의 기회를 놓쳐버린 많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모로서의 부족함을 더욱 느끼며 이를 자신이 외국인 엄마라서, 한국어를 잘 몰라서, 한국사회를 잘 몰라서 등의 탓과 함께 자존감을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자신의 처지가 어떠하든 간에 부모의 자신에 대한 낮은 평가와 부정적 인식은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서 자녀들도 부모를 평가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처방은 한낱 프로그램에 있지 않습니다. 자신을 한국어 능력 수준으로 평가하지 않고 스스로를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결혼이민자는 열등한 존재가 절대 아닙니다. 자신을 가치있게 여기는 사람은 내면에서 당당함이 우러나고 자녀들도 더불어 세상에 주눅 들지 않습니다. 공부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한국어는 이제부터라도 하면 됩니다. 한국어 능력 따위가 내가 좋은 부모인가를 결정짓게 하지 말자는 것이죠.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행복한 부모 아래 행복한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부모교육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나 
부모교육 프로그램들이 개발된 후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는 부모교육 프로그램만 하더라도 12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역마다 다문화사업으로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공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프로그램이 있나 없나가 아닙니다. 실태조사에서 자녀양육이 어렵다고 응답한 결혼이민자들 스스로가 이러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얼마나 참여해 보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한국생활과 부모역할을 돕기 위해 가입한 커뮤니티가 하나 이상 있는가? 요구조사를 통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정부나 지자체의 역할이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해야 하는 것은 당사자의 역할입니다. 정부기관에서 많은 예산과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다문화가정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교육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적거나 같은 사람이 중복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는 요구조사를 통해 부모역할의 어려움과 필요가 무엇인지, 대중적인 이용 가능시간은 언제인지 등을 정확히 조사한 후 가장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겠지만 결혼이민자 당사자도 적극 시간을 내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힘들다 힘들다” 말만 하고 변화와 개선을 위한 자신의 노력에는 소홀 한다면 변화와 개선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모본이 될 것입니다. 
  
  셋째, 아버지의 역할 
부모가 어디 어머니뿐일까요? 아버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다문화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문화가정의 한국 아버지들은 자신들이 조금은 특별한 환경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존재임을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특수성에 따르는 책임감도 특별함을 알아야 합니다. 언어와 문화적 약자인 결혼이민자를 돕고 이해하며, 자녀양육에 있어서도 가정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적극 나서야 합니다. 어쩌면 아내가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시스템을 익히기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의 많은 다문화가정 아버지들은 자녀 양육을 결혼이민자 아내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부모교육에서도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미약했고 참여도도 저조했습니다. 개인이 포기한 것을 국가나 사회가 전적으로 책임지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사회적 노력과 합을 이루게 될 때 온전한 결실을 맺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다문화가정의 한국 아버지들은 보편적인 아버지역할뿐만 아니라, 외국인 아내와 한국(지역)사회 간 중재와 연계 역할도 해야 하고 자녀의 언어 (한국어)발달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덧붙여,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자녀양육의 기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 입니다. 

 

 

군포이주와 다문화센터
김강남 사무국장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7>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