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오월의 요정, 은방울 꽃

2018년 5월호(제10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5. 19. 14:08

본문


[숲해설사 이야기 20]


오월의 요정, 

은방울 꽃


 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오월의 산은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광합성을 위해 잎을 한껏 펼치고 태양을 먹고 있는 나뭇잎 냄새도 향기롭지만, 수정을 하기 위해 연신 향기를 뿜어내는 꽃들은 더 향기롭습니다. 그 향기 중에 으뜸이 되는 꽃향기가 있어요. 맡을수록 은은하여 그 향기를 잊을 수 없는 꽃, 바로 ‘은방울꽃’입니다.

총상꽃차례에 6~12개의 하얀 종으로 달려있는 이 은방울꽃은 작아 자세히 찾아서 보아야합니다. 잎사귀 속에서 수줍은 듯 타원형으로 휘어진 꽃대 위에 아주 작은 꽃송이들이 종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 바람이 불면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 올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는 5월 1일에 은방울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선물로 보내면 그 사람에게 행운이 찾아온다고 하여 오월이 다가올 무렵 사람들은 은방울꽃을 꺾기 위해 산으로 간다고 해요. 그러다가 5월 1일 되면 은방울 꽃다발을, 행운을 기원하는 말과 함께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하고 가슴에 꽂고 다니기도 합니다.

오월은 은방울꽃의 계절이랍니다. 작은 꽃과 매혹적인 향기는 여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죠. 은방울꽃은 향기가 아주 뛰어나기 때문에 화장품이나 향수의 원료로 많이 쓰입니다. 은방울꽃의 싹이 올라오는 모습이 한복 속에 입는 여인의 속고쟁이 같다고 하여 ‘화냥년 속고쟁이 가랑이 꽃’이라는 독특한 우리고유의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요. 은방울꽃은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다소 높은 곳에서 자라지만 낮은 곳이라도 바람이 잘 통하는 아늑한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은방울꽃은, 군집을 이루어 살며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주변으로 영역을 넓혀 가기도 합니다. 은방울꽃이 자라는 곳에서는 둥굴레와 애기나리, 윤판나물의 무리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백합과의 습성이 비슷해 이웃하며 살아가나 봅니다. 


그럼, 시를 읽으면서 은방울꽃 향기에 취해 볼까요...



< 은방울꽃 >


                                                                                     장병연




바람이 불 때마다 숲 속에서는

딸랑딸랑 향기 품은 종소리 나요


박새가 옹달샘 물 길러 주고요

바람은 햇빛을 배달했어요

방울방울 매달린 꽃송이에는

구름이 향기 가득 불어 넣었죠


봄바람 살랑살랑 오월이 오면

종소리에 실려 오는 향기에 취해

가만히 두 눈을 감아 봅니다   



시인, 숲해설사 장병연
bomnae59@hanmail.net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103호 >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