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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초짜농부’ 이야기

2019년 5월호(11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6. 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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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제2의 인생!]

‘좌충우돌 초짜농부’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평창에서 일명 송화, 송고 버섯인 ‘상상(송화)버섯’을 기르고 있는 상상농부 한상기입니다.

나이 오십을 1년 앞둔 40대의 마지막에 남은 50여 년의 시간을 어떻게 그려나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농부’의 길을 선택한지 이제 5개월 정도 된 초짜 농부랍니다. 이런 저의 결정에 지인들은 “왜 하필이면 농부의 길이냐? 돈을 벌려면 장사나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라고 반문하던 분들도 계셨지요. 하지만 저의 삶의 목적은 돈이 아닌 다른 것에 있었기에 ‘농부의 길, 농업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의 닉네임인 ‘상상농부’속에 담겨져 있답니다. 여러분은 ‘상상농부’를 듣는 순간 어떤 의미가 떠오르시나요? 말 그대로 상상하는 것이 떠오르시나요? ‘상상농부’는 크게 세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서로 상(相), 생각할 상(想)’으로 서로를 생각하는 농부, 즉 사람과 땅과 환경을 생각하는 농부라는 뜻이지요. 두 번째는 앞의 것을 ‘꿈꾼다’는 뜻이고, 세 번째는 앞의 것을 실제적으로 ‘창조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사람의 건강’에 이롭고, '땅’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며, '환경’에 유익한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 세 가지 목적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상상(일명 송화, 송고)버섯’임을 알게 되었답니다. 근데 문제는 ‘어느 지역에서 할 것인가’ 였습니다. 왜냐하면 자연 환경이 좋아야 식물도 좋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바람, 햇살, 지하 암반수’등을 두루 갖춘 곳을 찾아다니다가 지금 제가 있는 곳인 ‘평창’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것도 해발 630m에 위치한 곳을 말이지요.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속담처럼 이곳에서 3개월의 시간동안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배지 칼(핀작업하는 칼)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예쁘고 튼실한 녀석들이 자라도록 솎아주는 일(일명 핀작업)도 해보면서 말입니다. 물론 튼실한 녀석들을 전부 제거하는 실수도 하고, 덜 영근 버섯을 땄다가 혼나기도 했지요.

드디어 3월 25일! 임대한 재배사에 배지 4,000개를 받았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재배 테이블에 올려놓을 때 기대감도 있는 동시에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한 배지가 3kg인데 마치 12,000kg의 무게를 짊어진 것 같습니다. 배울 때와는 전혀 다른 책임감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인지 지금까지도 새벽 4시 반만 되면 자동적으로 눈이 떠지더군요.

20여일이 지난 지금 드디어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빴는지 모릅니다. 한 녀석 한 녀석 쓰다듬어 주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솎아주는 작업은 많은 인내를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녀석들과 정이 들었나봅니다. 곧 누군가의 건강을 위해 떠날 녀석들이지만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녀석들을 ‘상상(相想)송화버섯’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해발 630미터에서 자란 유일한 버섯, 지하 암반수와 청량한 바람을 가득 머금은 버섯, 항암 효과와 노인성 치매 예방 등에 최고인 버섯, 무엇보다 상상농부가 키운 유일한 버섯’ 등등의 의미를 담았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상상버섯’을 만나실 수 있답니다. 그것도 주문당일에 수확해서 보내기 때문에 엄청 싱싱한 녀석들을 맛보실수 있습니다. (아시지요? 일반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버섯들은 유통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며칠이 지난 것이라는 사실을요!)

이제 제2의 인생의 길에 막 들어선 초짜농부로서 열심히 달려가 보렵니다. 단순히 버섯농사만 짓는 사람이 아니라 ‘상상’의 꿈을 이루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상상농부 한상기
01sangsang@hanmail.net
010-4592-3488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5>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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