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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도 캐릭터가 되는 나라, 일본을 만나다!

여행/일본 규슈 공동체여행기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6. 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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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캐릭터문화]

 찐빵캐릭터가 되는 나라, 일본을 만나다!

 

  모자, 컵, 연필, 티셔츠 등 도라에몽과 관련된 모든 것을 수집하는 동생을 보고 고양이 같이 생긴 저 캐릭터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열광하는가 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라에몽은 1973년 일본 TV에 방영된 역사가 깊은 애니메이션으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캐릭터 중의 하나입니다. 그 외에도 아톰, 피카츄, 호빵맨, 짱구, 포켓몬스터, 헬로키티 등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캐릭터들이 일본에서 탄생되었다는 사실을 다 아시죠? 일본인들도 세계를 여행하다가 자신의 나라 캐릭터인 피카츄를 만나게 되면 신기하고 놀랍다는 반응을 한다는데, 일본 캐릭터의 세계화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를 찾아가 보고자 이번 일본여행은 시작되었지요.


  칼을 두 자루나 차는 무서운 사무라이 문화 속에 어떻게 저렇게도 작고 오밀조밀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을까? 우선은 일본인과 일본 디자인에 관한 자료를 찾았습니다.

 

  첫째, 현재 일본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우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그것은 일본인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전통을 계승하고 새로운 문화를 차분히 배우며 일본만의 디자인을 창조해 나가는 원동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지정학적으로 사방이 막힌 섬나라이며 화산폭발의 위험으로 일본인들의 마음속의 불안은 정반대로 사물과 환경이 변할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를 가지는 반작용을 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마지막 셋째, 종교적으로는 유일신이 아닌 엄청나게 많은 다신을 믿는 신도와 그 신들을 모신 신사들이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바늘, 바람, 태양, 돌, 물도 신적 존재로 여기며 그 속에 생명을 불어 넣어 의인화한 것이 일본인들 속에 이런 캐릭터를 만드는 자유로운 발상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예로 찐빵에서 비롯된 찐빵맨을 보니 일본 캐릭터의 근원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드디어 4박 5일 큐슈로의 첫 일본여행! 일본에 대한 이론공부를 실제로 경험할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가사키 공항에 도착하자 반겨주는 것은‘나가사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한글 메시지와 같이 있는‘고양이 캐릭터’였습니다. 까막눈이 되어 버린 가운데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 포스터 속에는 헬로 키티가 등장하여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주었지요. ‘아하, 이게 바로 일본 캐릭터의 힘이구나!’라는 감탄으로 일본 여행의 일정은 시작되었습니다.

 

  길을 가다가 슈퍼에서, 수많은 간판들 속에서 친숙한 캐릭터들이 가득한 일본은 어른과 아이의 구별 없이 캐릭터의 존재가 자연스러운 나라였습니다. 처음으로 간 구마모토熊本에서 만난‘쿠마몽’은 일본 지방자치단체 캐릭터를 대상으로 인기 순위를 매겨 수상을 하는 콘테스트인‘유루카랴 그랑프리’에서 2011년 우승한 캐릭터입니다. 쿠마몽의 인기는 지역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쿠마몽을 보기 위해 구마모토 현을 방문할 정도였습니다. 쿠마몽은 지역명인 쿠마와 그 뜻인 곰을 합친 말로서 지역명과 동물인 곰을 주제로 단순하면서도 친근한 캐릭터였던 거지요. 이렇듯 일본 지방자치단체 47개 도도부현에서 그 지역에 맞는 특성, 전통들을 캐릭터화하여 지역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매년 콘테스트를 열어 그 열기가 식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일본 캐릭터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으로서 임진왜란에 가담해 조선을 침략하여 한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부정적 인물로 꼽히는, 가토 기요마사加籐淸正를 캐릭터로 만나는 기분은 묘했지요. 또한 시마바라성에서 만난 일본 근대화를 위해 앞장섰던, 일본에서는 영웅 같은 인물인 사가모토 료마가 깜찍한 캐릭터가 되어 아이들이 쉽게 갖고 놀 수 있는 카드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한국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면, 세종대왕이 브이를 하는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한다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역사적 인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여행의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 쿠마몽 >

 

  큐슈의 여행에서 만난 캐릭터들을 통해 어느 나라보다 다양하고 많은 캐릭터들이 일본인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삶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사물을 지나치지 않고 캐릭터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 있기에, 우리에게 친숙한 피카츄, 짱구, 호빵맨 등의 캐릭터들이 탄생해 사랑을 받을 수 있었겠구나 싶었죠.

우리나라에도 둘리, 영심이, 뽀로로에 이어 국민 캐릭터, 세계적인 캐릭터가 탄생하기를 바라며 눈을 감고 상념에 잠긴 순간...

비행기에서의 안내방송 소리~
인.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신동숙

sds1024@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92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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