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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보기 싫은 것들이 있다

2020년 4월호(12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5. 1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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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보기 싫은 것들이 있다

 오현석 (1963~    )

 

꼴 보기 싫은 것들이 있다

종교 아닌 것이 종교 행세하는 꼴
다 같이 나누어 먹자
작은 불의 극복한답시고 큰 불의 만드는 자들
작은 거짓 없앤다며 큰 거짓 창조하는 자들
유대교-기독교 이단들 
탕자로 조금씩 기원에서 뒤집으며 일탈해나가
수군수군 부친살해 모의한 자들
이신론   라이프니츠   칸트   헤겔  
포이에르바흐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
몇 번씩이나 시도된 역사의 헛삽질
국가민족사회주의  공산주의  
생물학주의  성욕절대주의 
드디어 20세기 내내 전지구 휩쓴 거대한 죽음의 행진
휴, 1989에서야 껍질만 겨우 깨부셔지지만
히드라 생존력 
수없이 파생해나간 절대세속주의들
성절대주의  과학기술절대주의  
뇌과학절대주의  물리(진화)생물학주의  
동양에선 21세기 문턱을 훌쩍 넘겨 펄펄 광기부리는
왕조공산주의  황제공산주의  
베트남공산주의  한국식사회주의

이단이 이단을 낳는다더니

더 꼴 보기 싫은 것들도 있다

종교인데 종교 아닌 행동을 하는 꼴
행복이니 사랑이니 온갖 선심 다 쓴다
거침없이 내어민다
현재의 성공 만이랴 미래의 축복도 
모두 텅 빈 약속뿐
사람 꼬드겨
헌금 내게 하고
온갖 허망한 타이틀 수여해
조직에 헌신하게 만들려고
생의 바닥에서 진저리치는 고통이 무언지 
조금도 모르는 자들
해석의 권좌 확고히 장악해 앉아
전설의 성인들 자리 슬며시 꿰차는

살아서 죽은 선각자들이 과연 원했던 걸까
죽어서 산 예수의 삶이 이렇게 허망했던 걸까

아니 이쯤 되면 헷갈린다 
어느 것이 종교인지 종교아닌지

검은 그림자만 역사에 힐끗 비친 후 종적 감추는 
진짜 같은 가짜
죽음으로 죽음권세 장악한 자
속임의 아비, 처음부터 살인한 이 자가 원하는 건
자기 닮은 존재 만드는 것, 인간을
에덴에 끄나풀 심어 유혹하여 아비에게 도전하고
헷갈림 무기력감 거쳐 종교파기까지 지나
드디어 도달한 궁극적 목표
통치받고 통치하는 인간 중간자가 아닌  
인간이 신이 되고 피조물이 창조주되는 것
80억 인간신들 지구 위 우글거리도다
실상은 큰 입 가진 해석자들의 
통치 그늘아래서 자위하며
진정한 중간통치를 포기한 자들일뿐
속임의 아비가 속임의 자식에게 다시 속아
끝없는 심판의 블랙홀에 다 같이 빠져 들어갈 뿐  
광활한 우주 맴돌며 외치는 
채워지지 않는 종교심의 소리만 들릴 뿐

새시대 새단장한 옛종교들 
회칠한 무덤들
아침에 손님맞이, 저녁엔 장례식으로 마무리되는 역사
남는 건 허망함 썩은 냄새 역겨움뿐

이제야 신기루 현상 중에 실체 드러났네
종교적 존재일 뿐, 인간이란

막혀버린 그러나 유일하게 남은 길
최초로 원래로 돌아가는 길
피조물 몸으로 이 땅 방문한 창조주
그 한 사람이 뚫어 놓은 길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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