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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10년의 시간, 집념의 결실을 맺다자동차 스마트 디지털 키, ㈜비스로 노대성 대표

2020년 4월호(12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5. 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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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기업스토리]

고독한 10년의 시간, 집념의 결실을 맺다 자동차 스마트 디지털 키,

㈜비스로 노대성 대표

 

 움직이는 모든 것,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이 나의 놀이였다 
 어릴 적, 집에 자명종 시계가 보이면 시계태엽 뜯어서 만지작거리다 다시 조립하는 것을 좋아했었습니다. 태엽이 움직이는 것이 너무 신기했거든요. 드라이버도 제대로 없어 동전으로 뜯곤 했는데 이런 취미가 진로를 기계공학과로 정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기계공학이라는 개념도 없었지만, 그곳에 가면 물건 만드는 원리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죠. 대학 졸업 후, 미사일 비행체를 만들어보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일본 정부 국비유학으로 일본 코베 대학 항공기계과에 입학하여 극초음속 비행체 연구로 석·박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 후, 경험을 더 쌓기 위해 코베 대학에 남을까, 아니면 취업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중, 때마침 일어난 코베 지진으로 모든 것을 접고 귀국해야 했습니다. 

 

 매출 100만 불을 달성하기까지 
 1995년 한국에 돌아와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일본에서 공부한 전문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일본이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던 광디스크 분야의 드라이브 속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었는데, 필요한 기술과 자료들을 일본에서 들여오는 데 있어 제가 일종의 다리 역할을 감당했던 것이죠. 그렇게 대기업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저는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했습니다. 2000년도 벤처 붐이 일면서 저도 때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퇴사하고 한양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2001년에 ㈜하이소닉을 창업하였습니다. 당시 일본기업이 최초로 휴대폰에 카메라를 탑재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는 여기에 자동초점 기능인 오토포커스 기능을 개발해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이후 세계 최초로 DLP 프로젝션 TV용 SP액추에이터와 휴대폰 카메라용 AF 액추에이터 사업화를 성공함으로 급성장하여, 외환위기 당시엔 월 100만 불(14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창업보육센터의 500평 공간을 사용할 정도로 사업이 확장되어, 저희는 창업보육센터의 전설이 되었죠.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공장, 대만 연구실로 사업이 확장되었고요.


 하락의 길에 들어서다!
 기술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야 했는데, 그 시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당시 모토로라에서 얇은 폰을 출시했는데, 이러한 핸드폰이 얇아지는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매출이 급감하게 되고, 불황이 2~3년 지속 되면서 부채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의 몸집이 커진 가운데, 직원들을 끝까지 끌어 앉고 회사를 살려 보려 했지만, 결국 외부 자본을 유치하면서 경영에 책임을 지고 대표인 제가 물러났습니다. 


 실패와 좌절을 딛고 탄생시킨 '비스로’
 창업 후 5년을 버티는 벤처기업은 20%도 안 된다고 합니다. 저 또한 5년간 앞만 보며 쌓아왔던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니 6개월 동안 방황하고, 산을 오르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방황 끝에 생활을 위해 대학에서 3년간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기업에 단련된 저로서는 학교란 변화가 느린 정적인 세계였습니다. 기초 학문을 가르치다 보니 사업하며 현장에서 뛰던 본성이 되살아나 다시 제조업으로, 제품으로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결국, 3년 만에 안정적인 교수직을 내려놓고 2008년 ㈜비스로라는 제조회사를 창업하였습니다.  


 고독한 10년의 시간, 드디어 도래한 공유경제 시대
 15년 전, 포드 자동차의 번호 키(차 문에 달린 번호판의 숫자를 눌러서 차를 여는 방식)를 처음 알게 되면서,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한 대의 차량을 온 가족이 함께 운전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었고, 각자가 차 키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이 번호 키 장치가 덜어주고 있었죠. 앞으로 우리나라도 차를 공유하는 시대가 분명히 올 거라는 확신이 생겼고, 이거다 싶어 저는 기술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포드 차량은 차량 손잡이 부분에 키패드가 있었는데, 저희 ‘비스로’는 이를 유리 안쪽에 붙이고 외부에서 터치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2019년 현대 소나타에 처음으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디지털 키가 적용되었으니, 저희가 15년 정도 앞선 것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기술을 개발한 2008년에는 공유차 개념이 없었기에, 주위에서는 자동차 리모컨이나 스마트키가 있는데 왜 직접 가서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느냐, 이 기술이 과연 의미가 있냐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물러서지 않고 다양한 차량에 사용할 수 있는 번호 키 개발에 10년의 고독한 시간을 보냈고, 개발비에 15억 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부족한 개발비는 정부 과제를 통해 충당해야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했지만,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비스로’를 내려놓고 다른 회사의 연구소장이나 고문으로 가는 것은,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죠. 
 마치 시골에서 손수 집을 짓는 사람처럼, 돈이 있으면 개발하고 돈이 부족하면 잠시 쉬어가며 연구에 몰두하면서 여기까지 버티어 왔는데, 어느 날 공유경제의 시대가 왔더라고요. 

 

KeyFree Pro: 스마트폰 5대까지 등록 가능

 

 더 똑똑한 디지털 키의 세계를 열다!
 비밀번호로 자동차 문을 여는 방식을 고집하는 가운데, 3년의 개발 시간을 거쳐 2017년 스마트폰과 연동된 자동차 디지털 키 앱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는 스마트폰을 휴대하고 차량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도어 잠금이 해제되고, 차량으로부터 멀어지면 자동으로 도어가 잠기는 기능입니다. 스마트폰 방전 등의 긴급 상황에서는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문을 개방할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한 대의 차량에 5대의 스마트폰을 등록할 수 있어 차량공유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이를 응용한 스마트 스위치(ikeyBot)를 개발하여 5월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스마트 스위치는 기존의 도어록에 간단하게 붙이고, 스마트 폰을 도어록에 터치하면 자동으로 문을 열 수 있는 장치입니다.

 
 필요에 따라 친구나 지인에게 가상키를 스마트 폰 앱으로 전송할 수 있고, 설정에 따라 1회 문을 열게 하거나, 또는 정해진 시간 동안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스마트 폰 디지털 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대면으로 소규모 사무실, 숙박, 시설 공유가 가능하며, 차량 또한 공유가 가능합니다. 즉 만나는 시간, 비용이 단축되어 그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iKeyBot: 스마트폰 블루투스 통신이용, 원격 스위치를 제어하는 장치, 기존의 스위치 주변에 붙이면 스마트폰으로 스위치를 제어할 수 있음


 苦盡甘來(고진감래), 드디어 기회가 왔다
 ‘비스로’가 만든 제품으로 공유 경제에 기여를 하고 싶은 저의 바람이 올해는 조금씩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금년에 마케팅, 영업 전문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조직과 업무협약을 통해 개발, 생산은 ㈜비스로에서, 마케팅은 ㈜키프리에서,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차량용 도어록이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던 점 중에 하나는 제품을 구매하고,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 업체를 찾아가서 장착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찾아가는 서비스팀을 통해, 그동안 불편했던 장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어, 고객들에게 편리하게 다가가는 제품으로 새롭게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내외 박람회 등을 통해 5월에 출시될 스마트 스위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려고 합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공유경제 시대의 도래와 찾아가는 서비스팀과의 만남을 통해 10년이라는 긴 터널의 끝을 보게 된 것입니다. 제품과 영업조직, 그리고 설치조직의 구성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지난 세월의 열정을 녹여 ‘有終의 美’(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왜 이것을 배워야 하는지, 원리를 토론하는 수업을 많이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눈앞에 있는 문제 하나를 푸는 것 보다,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남들과 같은 삶을 사는 것도 좋지만, 남과 다른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아이디어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같은 것을 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죠. 올라가다 떨어지고, 또 다시 일어서기 위해 견뎌냈던 제 삶의 경험을 나누며,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비스로 노대성 대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30 중앙일보 9

bisro1@bisro.co.kr / www.bisro.co.kr

031-491-0226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6>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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