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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古)가구의 향연 ‘중소기업할인가구’김연옥 대표

2020년 7월호(129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10. 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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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네가게 스토리]

 

고(古)가구의 향연 ‘중소기업할인가구’ 김연옥 대표

 

 

오전인데도 한 여름의 땡볕이 쏟아져 지면을 달구고 있는 거리의 모습과는 달리 ‘중소기업할인가구’ 매장으로 들어서니, 고(古)가구와 잘 어울리는 차분하고 수줍은듯한 김연옥 대표가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고가구에 둘러쌓인 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김연옥 대표는 점차 이어지는 대화로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습니다.  


‘중소기업할인가구’ 매장을 열다
남편이 가구 업계에서 자개장을 만드는 기술자로 일했었어요. 금융실명제가 시작되면서 자개장롱이 사치품으로 인식되어 소비가 줄자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지요. 가구 업계에서 20여 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산본 시장에서 가구매장을 20년 넘게 했습니다. 현재 이곳으로 이사 온지는 6개월 정도 되었어요. 상호명은 남편이 처음부터 고가구를 판매하는 ‘중소기업할인가구’로 짓고 싶어 해서 이렇게 결정했어요. 상호가 마치 체인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체인점은 아닙니다.

고(古)가구매장, 운영전략
고가구다 보니 가격대가 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저렴한 것만 파는 것이 아니라, 좋은 물건들도 들여와 소비자분들께 소개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요. 고가의 제품과 저렴한 제품의 고가구를 골고루 매장에서 둘러보며 다양하게 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가격을 책정할 때에는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들과 오프라인 고가구점들도 참고 하면서 가격에 예민한 소비자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삼중고’가 몰아치다
사업을 하면서 잘못 투자하는 바람에 1억이 넘는 빚을 진 적이 있어요.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제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2010년 즈음, 딸아이는 어리고, 저는 병에 걸리고, 사업에 빚은 생기고 한꺼번에 힘든 일들이 몰아쳤었죠. 그때 남편이 고생을 참 많이 했습니다. 
백혈병은 5년 정도면 완치판정을 받는데 그동안 치료가 잘되나보다 하고 희망을 가졌죠. 그런데 5년을 몇 달 앞두고 병이 재발했습니다. 또다시 어떻게 치료하나 막막했죠. 선뜻 친언니가 골수를 나누어 주어 이식을 받고 지금은 ‘중증반’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병이 재발했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는데, ‘고난은 선물이다’라는 신앙을 가지고 견뎠어요. 무엇보다 골수기증을 할테니 검사를 받아보자고 나서준 언니에게 너무 고맙고 항상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손님
초반 ‘중소기업할인가구’ 매장을 운영하다 사업의 어려움을 겪고 잠시 과일가게로 외도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과일 장사를 하려면 새벽 1시에 집을 나서 새벽시장을 다녀온 후, 낮에는 장사로 쉬지 못하고, 밤에는 쪽잠만 자다 새벽시장을 가야 하니 남편이 너무 힘들어 했습니다. 직원들도 툭하면 그만두기 일상이었고요. 결국, 과일사업을 접게 되었죠. 한 고객님이 이런 저희 모습을 지켜보셨나 봐요. 매장을 지금의 군포경찰서 옆으로 이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서 물어물어 오신 분이 있었는데, 잊지 않고 일부러 찾아와주신 고객님이 참 고마웠습니다. 잠시 과일가게로 외도를 할 때 저희들을 몇 달 동안 기다려주셨던 분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또 수원에 사는 외국 손님은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물건을 구매했는데 한국적인 분위기의 고가구를 좋아해서 두 번이나 왔었죠. 집이 수원이라 직접 배달을 못가 택시비까지 대신 내어주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19’ 여파 돌파구
코로나로 인해 힘들지 않은 기업은 없을 거예요. 저희도 코로나로 한동안 어려웠다가 재난지원금 때문에 잠시 반짝 숨통이 틔기는 했지만, 다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다보니 홈페이지나 쇼핑몰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합니다. 그래서 혼자 SNS 온라인 마케팅 강의도 하루 1시간씩 꼬박꼬박 듣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활동도 열심히 하려 합니다. 그전에는 귀찮아서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시대가 요구하고 있으니 비용, 시간 등 투자를 해야 하죠. SNS활동을 하다 보니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감도 되고, 매장에 한 번 방문하겠다, 섬에 살고 있는데 배달이 가능하냐는 등 문의도 오고 있어요. 
 
‘중소기업할인가구’ 매장을 사랑방으로
‘장사는 돈을 남기고, 사업은 사람을 남긴다’는 말이 있잖아요.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시야를 넓혀서 멀리 내다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돈에 얽매이지 않고, 지나다 오가며 차도 마시고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독학으로 배운 색소폰, 요양원 할머니들에게 기쁜 선물로
처음에는 취미생활로 볼링을 하다가 나에게도 좋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취미활동은 없을까라는 생각에 마치 자석에 끌리듯이 색소폰을 시작하게 됐어요. 독학으로 배운 색소폰을 가지고 한 달에 한 번씩 의왕, 산본, 안양에 있는 요양원으로 봉사를 나가고 있답니다. 지금은 아쉽게도 코로나로 못하고 있죠. 도리어 이 시간을 보내면서 할머니들에게 더 좋은 연주를 해드리고자 실력을 쌓기 위해 함께 연주할 수 있는 동호회 참석을 시작했습니다. “왜 이리 안 왔냐”고 꾸중하실 할머니들을 빨리 뵙고 싶네요.

앞으로의 꿈  
처음 시작했던 마음으로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쭉~ 감당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사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봉사도 요양원뿐 아니라 다른 곳을 찾아 기여도 하고, 후원하는 곳도 더 늘리며 함께 나누고 살아가는 것이 저의 소박한 바램입니다.

얼마 전, 손님이 가구를 사갔는데 매장에서 본 것과 다르다며 이런저런 요구들을 했을 때, 남편과 같이 해결하면서 한편으론 ‘내가 저 손님의 입장이라면 어떨까’까지 생각했다는 배려가 자연스레 스며있는 분, 김연옥 대표. 어떻게 매장을 운영할까 궁금했습니다. 도리어 이렇게 마음으로 대하니 그 손님은 전에 사간 가구뿐만 아니라, 다른 가구도 사갔다고 합니다. ‘중소기업할인가구’ 매장이 김연옥 대표의 바램인 사랑방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하길 기대하면서 뜨거운 거리를 시원해진 마음으로 발을 내딛었습니다.    

 

중소기업할인가구 대표 김연옥 
경기도 군포시 번영로 557번길2, 101호 
010-9878-8322, fb.me/halingagu

blog.naver.com/yeonokk67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9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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