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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바람, 구름이 잠시 쉬었다 가는 오붓한 언덕 코지힐(cozy hill)

2020년 12월호(134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 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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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네가게 스토리]

 

햇살, 바람, 구름이 잠시 쉬었다 가는 오붓한 언덕
코지힐(cozy hill)

 

청정 지역 평창의 해발 650m, 쏟아지는 햇살과 바람, 그리고 사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사람들의 대화가 끊어지지 않아 더 좋은 마을 사랑방 같은 카페가 있어 소개합니다. 

 

제3의 인생
저희가 지금 자리잡은 이 언덕에 온 것은 2017년 가을입니다. 제3의 인생을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사실 첫 번째 인생이 40대 초반까지 한국에서 보낸 시간들이었다면, 제2의 인생은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이를 둔 40대 초반의 나이에 ‘아이들과 함께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해 보자’라는 조금은 무모한 생각과 총알같은 도전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13년이라는 시간을 지낸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완전히 새롭고 낯선 미국에서 쉬운 길, 즉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도전하는 길이 아닌, 미국인이 운영한 작은 샌드위치 전문점을 인수해서 그들을 향해 도전한 것은 아마도 이런 연장선상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문화 충격 등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말이죠. 그래서인지 제3의 인생을 꿈꾸며 찾은 이곳도 어찌보면 똑같은 인생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화가 있는 장소
처음 이사 왔을 때 이곳은 지금과는 달리 사과나무가 집과 창고 겸 저장고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가장 경치가 좋아 야외 테이블을 설치한 곳에는 다양한 항아리들이 놓여 있었고요. 사실 처음부터 마을 사랑방 같은 카페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사과나무를 베어내고 정원을 꾸며가면서 조금씩 나만의 공간이 아닌, 함께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그림들을 그려갔습니다. 그래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장고이자 창고였던 곳을 하나씩 리모델링했지요. 무엇보다 사계절의 자연 변화를 마음껏 경험할 수 있도록 카페 양쪽을 탁 트인 창문들로 꾸미고, 언덕을 넘나드는 바람들과 다양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야외 테라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오랜 시간 터줏대감이었던 항아리 녀석들의 양보를 통해서 말이지요). 그래서인지 오시는 분들마다 카페 곳곳이 정성을 가득담아 만들어진 곳 같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답니다. 


힘들지만 행복한 순간들
솔직히 ‘코지힐’을 시작한 이후로 육신적으로는 많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시골이라 그런지 수제 햄버거 등을 위한 신선한 재료를 준비하는 것 등 모든 것들이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을 볼 때, 아니면 혼자 와서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들을 가지며 행복해 하시는 분들을 보면 기쁨을 많이 느낀답니다. 특히 코지힐만이 보여주는 자연의 섬세한 변화를 많은 분들이 보고 누렸으면 좋겠다는 저의 바램처럼, 실제로 방문하는 많은 분들이 단순히 커피만 마시고 가는 것이 아닌, 자연도 느끼며 경험하는 것을 보게 될 때 가장 행복하지요.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사랑방을 향해
앞으로 작은 꿈이 있다면 지금까지보다 더 풍성하게 마을 사랑방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온 가족이 다함께 와서 지내다 갈 수 있는 언덕, 귀농 귀촌하신 분들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이 지역에서 땀흘린 농부님들이 편하게 찾아와 잠시라도 쉬었다 갈 수 있는 언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요. 그리고 클래식 마을로 유명한 계촌리(코지힐 아랫마을)와 연계해 카페 옆에 있는 잔디정원에서 작은 음악회도 열고 싶고, 함께 좋은 영화를 보고 나눌 수 있는 시간도 계획해보려 합니다.


코지힐에 꼭 한번 오세요!
해발 650m, 바람이 머물다 가는 곳, 하루를 오롯이 비춰주는 햇살, 사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나무들이 있는 ‘코지힐’에 한번 오세요. 오실 때 혼자 오지 마시고 함께 대화할 수 있는 분들과 같이 오시면 더 좋답니다. 맛있다고 소문난 수제 햄버거와 직접 구운 빵과 쿠키, 그리고 커피와 함께 풍성한 대화의 맛들도 누려보시고요. 주일과 월요일만 빼고 언제든 환영입니다. 하루는 쉼을, 또 하루는 준비하는 시간들을 가지는 소중한 시간들이거든요. 

강원도 평창군 들모고개길 47-1 
0507-1333-2267
카페 코지힐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4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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