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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자전거, 커피, 여행이 있는 자전거샵 ‘봉바이크’

2020년 12월호(134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 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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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자전거, 커피, 여행이 있는 

자전거샵 ‘봉바이크’

 

 

장거리 자전거 라이딩의 이야기꺼리라면 뭐니뭐니해도 외딴 곳에서 낭패를 당한 경험이겠지요. 특히나, 자전거는 장거리의 주요 이동수단이라 고장이 나더라도 버리지 못하고 끌고 가야 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이런 살 떨리는 경험을 해본 사람은 다들 충분히 공감하실꺼예요. 지난 공동체 자전거 종주여행에서 공교롭게도 주일 아침, 급격한 경사도의 오르막을 오르다 그만 변속부분에서 갑자기 문제가 생겨 그룹라이딩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삼척에서 문을 열만한 자전거샵에는 죄다 전화를 돌려보았지만 문을 연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삼척에도 전문바이크샵은 있을 법한데 싶어 한가닥 희망을 걸고 삼척시내에 위치한 <봉바이크샵>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행히 전화를 받으시길래 저희의 애타는 사정을 설명드리니 대뜸 와보라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서둘러 찾아갔더니 이미 대문 활~짝 열어놓고 손님을 맞듯 반갑게 맞아주시더군요. 변속트러블을 확인하시고는 바로 수리에 들어가서 1시간만에 수리뿐아니라 기타 정비까지 깔끔하게 손봐주셨습니다. 이렇게 솜씨 좋은 사장님이 여기에서 바이크샵을 운영하시는 이유가 있을 법해서 질문을 드렸지요. 자! 그럼‘봉바이샵’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들겠습니다.


멀리 삼척까지와서 바이크샵을 열게 되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20세로 거슬러 올라가야합니다. 저는 어릴때 자전거에 매료되어 독학으로 조립 자전거를 만들어 보면서 재미를 느꼈고 지인들 자전거도 만들어 주며 바이크샵 CEO가 되기로 결심했지요. 10년간 바이크샵에서 실무를 배웠고 서울 한남동 지하 한켠에 자전거동호인들을 위한 아지트를 마련했었습니다. 월세는 소소하게 들어오는 동호인들의 자전거를 정비해주면서 충당했구요. 그러나 결혼이란 현실앞에 회사생활을 하면서 아지트는 정리해야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빠듯한 생활에 나의 꿈은 멀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둘째가 태어난 2018년 최악의 미세먼지로 두 아이 모두 비염과 감기에 시달렸고 입원이 잦아지자, 아내의 끈질긴 권유로 인해 삼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장인어른이 운영하시는 세탁소에서 일을 도와드렸습니다. 그러다 10개월이 지날 즈음에 ‘생활혁신창업 아이디어 통통’에 합격한 것을 계기로 바이크샵을 오픈하였습니다. 제 삶의 중심에는 가족이 있습니다. 제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고, 또 이들을 위해 성공적으로 꿈을 이루어가려합니다.

바이크샵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작년 10월에 바이크샵을 오픈했는데, 돈을 아끼려고 인테리어를 직접 했어요. 그 중에도 가장 신경쓴 것이 자전거 바퀴로 만든 조명입니다. 그렇게 한 달 남짓 고생하고 개업하려는데 태풍으로 삼척 시내가 물에 잠겨버리는 일이 생겼어요. 새로 들여놓은 상품들이 물에 잠길까봐 노심초사하며 샵에서 밤을 지새웠지요. 정말 다행히도 저희 샵 건물은 물에 잠기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개업식 때 행운목을 선물 받았어요. 행운목에 꽃이 피는 건 아주 드물고 귀한 일인데, 6월말에 흐드러지게 피었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기에 마음의 위로와 긍정적인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 있고, 삶의 의미를 생각하던 때
일요일은 휴무인데 자전거 국토종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휴무때 여행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래서, 휴무때 출장AS를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희 바이크샵이 시내 있다보니 멀리서 낭패를 당하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지요. 저도 자전거 매니아이다보니 누구보다 그런 어려움을 잘 알기에 먼 거리 출장이라도 서슴지않고 간답니다. 수리해드린 자전거로 무사히 종주를 마치고 잘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을때면 안심도 되고 기분도 좋습니다. 도움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작은 재능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서 얼마전에 ‘마을선생님’도 신청했습니다. 삼척은 자전거로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많거든요. 코로나로 아직 수업은 하지 못했지만 아이들에게 자전거 타는 요령, 안전하게 타는 방법, 자세, 수신호, 간단한 경정비 등 가르쳐 주면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재밌게 자전거를 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향후계획 및 하고 싶은 얘기들 등
저는 사람, 자전거, 커피, 여행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봉바이크샵을 자전거카페로 리뉴얼할 계획을 가지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마음놓고 자전거 정비도 받을 수 있고 맛있는 커피 한 잔과 유쾌한 담소가 넘치는 공간을 구상중입니다. 국토종주 하시는 분들이 삼척에 오면 꼭 방문하고 싶은 장소로 만들려구요. 삼척은 매월 다양한 축제와 대회로 볼거리가 넘치고 활력이 넘치는 관광지입니다. 자전거 세계공인대회인 ‘UCI 어라운드 삼척’도 열린바 있고요. 제가 삼척에 와서 살아보니 한강이 있는 서울 못지않게 매력적인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젊은 사람들이 시골에서 정착할 수 있는 여건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국토종주 혹은 장거리 라이딩하시는 분들을 위한 조언 및 팁 소개 (비상시 대처요령 등)
1  장거리 라이딩 출발 전, 전체적인 정비 반드시 받기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마모도, 체인 늘어짐 체크, 변속기 정비 등 가까운 자전거 샵에서 장거리 라이딩을 대비한 정비나 점검을 받고 출발하는게 좋습니다.

 

2  펑크, 브레이크, 변속트러블 등 기본적인 정비 미리 익히기
변속 트러블, 펑크 및 브레이크 등 기본 정비를 배우면 인적 드문 곳이나 해안가, 산길, 강길, 지방도로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빈번한 문제 발생은 타이어 펑크입니다. 변속트러블은 불편해도 주행은 가능하므로 근처 샵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정비를 받으면 됩니다. 그러나 펑크가 나면 주행이 불가능하니 펑크 때우는 법(튜브교체방법)은 꼭 배워두는게 좋습니다. 인터넷 검색하면 아주 잘 나와 있습니다. 따라해 보고 안되면 샵에 가서 배우면 됩니다.

 

3  짐은 최소한으로 줄이기 
장거리 라이딩은 몇 일 동안 수백키로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합니다. 따라서 짐이 많으면 많을수록 힘이 듭니다. 신용카드, 신분증, 현금 약간 등 간단히만 챙기고요. 숙박을 해야하는 경우 세면도구는 숙박시설에 있으므로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됩니다. 꼭 위생상 챙기고 싶다면 간단하게 챙기는게 좋습니다.

 

4  라이딩 코스 인근의 숙박시설, 바이크샵, 병원, 터미널 등을 미리 파악하기 
유사시 핸드폰으로 검색하면 되지만 숙지하고 가면 편리합니다. 비상시 연락과 정보검색을 위해서는 핸드폰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게 필요합니다.


5  가능하면 둘 이상 10인 이하로 함께 가기 
혼자 가게 되면 사고나 문제가 생길 경우 해결하는데 매우 힘들고 사고가 나면 도와줄 사람도 없습니다. 둘 이상 함께 가야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10인 이상 몰려가면 숙박을 구하기도 어렵고 통제도 힘이 드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봉바이크 사장님과의 인터뷰를 마친 후, 동료들과 만나기로 한 인근 인증센터로 향하려하자, 자기 자전거로 직접 안내해주시겠다며 동네 이장님이 마을을 안내하듯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셨지요. 인터뷰 내내 사람과 자전거, 여행을 좋아하는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봉바이크 대표 조태봉

taebong0613@naver.com

강원도 삼척시 교동로 59 104호, 033-940-1924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4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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