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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사업가를 꿈꾸기까지

2021년 3월호(13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3. 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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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사업가를 꿈꾸기까지

 

꿈을 키워 나가다
어릴 적 장래희망이 외교관이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때 우연히 ‘호텔리어’라는 드라마를 보았죠. 제 눈에 주인공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그날부터 바로 장래희망이 외교관에서 호텔리어로 바뀌었고 관광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 때 잠시 호텔에서 일하며 제가 생각했던 길이 아니란 걸 깨닫고 급하게 부전공으로 경영학과를 택하게 되었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해외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공부를 하며 돈도 벌어야 했지요. 돈과 영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영어강사를 시작했고, 캐나다로 2년간 워킹홀리데이도 다녀왔습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다
그 후, 다시 목동의 입시학원에서 영어강사를 하며 아이들 입시상담도 병행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들을 해 주며 무엇보다 제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죠. 지금에 머무는 삶이 아니라 더 나은 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졌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좀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유학도 결심했습니다. 막상 유학을 결심하고 나니 걸리는 것이 많더군요. 비싼 학비, 생활비뿐 아니라, 학교마다 요구하는 영어성적에 대한 걱정도 이만저만 아니었죠.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어려움은‘미지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낯선 곳에서 혼자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그 점이 가장 두려웠죠. 하지만 캐나다에서 보낸 2년 가량의 해외생활 경험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고 무슨 배짱인지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부딪혀 보기로 했습니다. 

 


영국에서 더 큰 세상을 만나다
비즈니스 스쿨로 진학을 희망하며 미국과 영국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다 영국에서 MBA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를 전공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석사과정이 2년인데 반해 영국은 1년으로, 아무래도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한 제게는 시간 면에서도 중요했지요. 또, 영국이 매력적인 유럽시장인 점도 결정 요인 중 하나였고요. 제가 공부한 MBA는 전문 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학문적인 분야를 추구하기보다는 경영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을 배워 실제로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었습니다.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게 아니라 회사 경영인으로서 필요한 과목들(마케팅, 전략기획, 회계, 경제, HR, 리더쉽 등)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영국에서의 생활은 제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하는 시간들이었죠. 대체적으로 영국 친구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잘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있죠. 반면에 한국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회관에 탁구대가 있어 친구들과 종종 탁구를 치러 갔었는데, 한 번은 그곳에서 제 한국인 친구를 만나게 되었죠. 탁구를 같이 치자며 잘 치냐는 제 영국 친구들의 물음에 그 한국인 친구는 잘 치지는 못하고 그냥 칠 줄 안다고 답했죠. 그렇게 시작된 경기의 결과는 그냥 칠 줄 안다는 제 한국인 친구의 승. 스스로 탁구 꽤 친다던 제 영국 친구들이 머쓱해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서 저 또한 ‘나는 학벌도 그저 그렇고 잘 하는 것도 없고 잘난 것도 없는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먼저 영국 친구들에게 자신 있는 포즈로 인사를 하고,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한식과 k-pop을 소개하는 등 용기를 내었습니다. 점점 자신감이 생겼고, 영국 친구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 친구들과 견주어도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저의 당당한 모습에 한국에 호기심을 갖는 친구들이 생기기도 했고요. 3년의 영국 생활을 통해서 다양한 인종, 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고, 더 넓은 세상을 보며 생각과 사고가 넓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영국에서의 사업가를 꿈꾸다
저는 MBA를 공부하면서 영국에서 제 자신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국에서 지내다 보니 괜찮아 보이는 ‘사업 아이템’들이 여러 개 보이더라고요. 그곳에서 한국과 관련된 사업을 시작해 키우는 게 제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현재 저는 영국에서 제 영국인 친구와 BKIC(Brit Korea Integration Centre, 한영문화융합센터)라는 한국어에 관심이 있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사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졸업한 학교에서 졸업생 및 재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사업계획서를 평가해 사업가 비자를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제 사업계획서가 선정이 되어 비자를 받게 되었거든요. 부디 코로나가 빨리 끝나서 영국에서 제 사업을 하루빨리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경북 영덕군 강구면 이주희

skal5107@gmail.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7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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