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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가득한 ‘평창자생식물원’

2021년 7월호(14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7. 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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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자생식물원을 다녀와서]

 

꽃향기 가득한 ‘평창자생식물원’

 

 

4계절 변화를 맘껏 누리고, 찔레꽃 차를 마시며, 매일 매일 야생화의 미세한 변화 또한 경험할 수 있는 식물원 겸 꽃차 카페를 만들어 사람들과 소통하는 분을 소개합니다. 바로 숲 해설가, 꽃차 전문가, 야생화 전문가인 조명자 대표입니다. 

평창자생식물원을 만들기까지
이곳에 오게 된 해는 2002년입니다. 을지로에서 오랫동안 고급 실크(silk) 인쇄 사업을 하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되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는 중, 예전부터 생각해 두었던(등산을 좋아하는 남편이 콕 찍어서 마음에 담아 두었던)지금의 장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꽃들을 좋아하는 터라, 이곳에 온 후로 하나씩 하나씩 일구어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물원으로 자리 잡게 되었네요. 

평창자생식물원은 
평창자생식물원은 1~2년 사이에 조성된 곳이 아니라, 2002년 정착할 때부터 지금까지 20여년 가까이 조성된 곳이에요. 지금은 다양한 식물들로 가득 차 있지만, 처음에는 잣나무 군락지를 이룬 곳이었죠. 2천여 평 정도에 400여종의 식물들이 있고 이중 99%는 순수 국내종이랍니다. 조개 나물과 같은 원예종이 10가지 정도이고, 나머지는 순수 야생화인데 식물원 이곳저곳에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야생화들도 많답니다.  

 

달맞이 카페에서 평창의 푸르름을 보고 꽃차 한 잔

 

다른 자생식물원과의 차이 
많은 분들이 저희 식물원을 방문하고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소박하다’, ‘인위적이지 않다’, ‘마치 내 집 마당과 같다’라고 말이지요. 진짜로 그런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원 하면 커다란 간판과 입장료, 들어서자마자 정해진 동선을 따라 움직이도록 틀이 짜여 있는 것이 연상되지만, 이곳에 들어선 순간 그런 고정관념이 싹 사라지거든요. 발길 닫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보이는 꽃과 식물들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 새 너무나 다양한 꽃과 식물들의 아름다움을 맛보게 됩니다. 요즘에 방문하신 분들이 ‘금꿩의다리’라는 녀석을 만나면 흠뻑 빠지는 것처럼 말이지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달맞이’라는 작은 꽃차 카페가 있어서 찔레꽃차, 펜지꽃차, 산목련꽃차등 다양한 야생화 차를 맛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접 한 잎 한 잎 따서 정성껏 덖고 숙성시킨 꽃차들이지요. 눈으로 아름다움을 감상할 뿐 아니라,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꽃의 맛 또한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곳 평창자생식물원만의 장점이 아닐까요. 뿐만 아니라 함께 오신 분들과 찻집 창밖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모습들을 보면서 맘껏 대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것도 금상첨화이구요. 

평창자생식물원의 가장 좋은 방문 시기
평창자생식물원의 4계절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계절이 있다면 당연히 봄이겠지요. 다양한 꽃들이 자기의 아름다움을 서로 경쟁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7월의 방문도 추천할 수 있답니다. 많은 꽃들이 피지는 않았지만 보라색 자태를 맘껏 뽐내는 ‘금꿩의다리’와 푸르름 그 자체를 맛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설경을 볼 수 있는 겨울도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습니다. 잣나무 위에 내린 눈들이 마치 푸들강아지 수십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너무 아름답거든요.  
 
어려움이 있었다면
자생식물원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식물원을 조성하는 일들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한 꽃 한 꽃들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해서 이곳에 오게 되었고 자랐는지의 과정들이 생각나면서 싹 사라지거든요. 물론 외적인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이곳에 정착한지 거의 15년여 만에 전기가 들어왔기 때문이지요. 새롭게 시골에 정착한 분들을 향한 시골의 문화 차이(?) 때문인지 전기가 들어오는데 까지 긴 시간이 걸렸네요. 그동안 작은 태양광을 설치해서 가장 간단한 것만 잠깐잠깐 해결하고, 촛불을 켜고 사는 긴 시간들이 이제는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는 맘껏 꽃차를 덖고, 냉장고 등을 아무 제약 없이 돌릴 수 있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움보다 아쉬움이 있다면 큰 주자창이 없고,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 등의 시설이 없어서인지 사람들이 잘 방문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차원 때문에 아쉬운 것이 아니라, 너무나 다양하고 아름다운 꽃들과 식물들을 맘껏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맛보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내손에서 자라는 꽃들과 대화하는 기쁨
식물원 곳곳을 걸을 때마다 꽃들을 보며 ‘내가 이렇게 조성했구나!’, ‘내 손에서 이만큼 자라났구나!’, ‘이 녀석들은 언제, 어디서, 이곳으로 이사 왔는데 잘 뿌리내리고 있구나!’등등의 생각하는 것이 즐거워요. 어떤 때는 손길이 미치지 못한 꽃들이 가뭄으로 고개 숙이고 있을 때 “미안해”하면서 물을 줄 때도 있답니다. 이렇게 모든 식물들이 잘 자라는 것을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가 올라옵니다. 무엇보다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아주 뿌듯합니다.

 

소박한 바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야생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다양한 꽃차도 맛보며 대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지금보다 더 마음을 쏟아 꾸미려 합니다. 식물원 안에 있는 달맞이 카페가 그런 곳이었으면 해요. 코로나 이전에 했었던 ‘꽃차 만드는 모임’도 다시 하고 싶고요. 

 

산목련꽃차를 만드는 조명자대표

 

평창자생식물원/카페 달맞이 대표 조명자
강원 평창군 방림면 방림2길 79-66
010-3262-0155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1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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