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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아도, 뚱뚱해도 모든 게 개성! 제2의 인생으로 초대하는시니어 모델 ‘노장덕’

2021년 10월호(144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0. 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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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아도, 뚱뚱해도 모든 게 개성!
제2의 인생으로 초대하는 시니어 모델 ‘노장덕’

 

아빠, 시니어 모델 해보실래요?
어느 날 딸이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저 몰래 시니어 모델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1차 서류 심사에 통과되었다며 오디션을 보지 않겠냐는 것이었죠. 딸의 말을 듣고는 바로 “그래? 그럼, 한번 나가보지 뭐.”라고 했죠. 이렇게 딸 덕분에 시작한 시니어 모델을 지금까지 3년간 하고 있습니다. 
서류 통과 후, 실물 오디션을 통과하고 60명으로 추린 본선 대회에 뽑혀, 첫 대회에서 제가 상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이후에도 ‘the look of the year’ 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시니어 모델 쪽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죠. 시니어 모델 700명 중 40명을 뽑아 워킹과 포즈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사랑해요 대한민국’에도 선발되어 모델로서의 전문 교육을 받으며 실력을 쌓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30여 년간 교육 분야에서 일을 해서인지 시니어 모델이란 영역에서도 교육의 필요성이 보였습니다. 무대를 같이 하는 많은 디자이너, 기획자들이 “시니어 모델들이 워킹도 제대로 못한다”, “말만 시니어 모델이다”하는 말들을 듣게 된 것이죠. 그래서 ‘이왕이면 우리 시니어들도 욕을 먹지 말고, 제대로 교육을 받아 무대에 서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먼저 제 자신이 철저히 준비하고 평생교육원에 시니어 모델 과정을 개설한 것입니다. 처음 시니어 모델을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나사렛대학교, 안양대학교, 오산대학교에 만들고 전문 프로 모델들을 교육하는 ‘로프트’라는 기관을 서울 양재동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고 싶다면
보통 사람들이 시니어 모델을 지원할 때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첫째는 그동안 남편 키우고, 자식 뒷바라지하는 것에 내 삶을 쏟았지만, 남은 제2의 인생은 멋지게 살아보자 하는 분들, 두 번째는 시니어 모델로 돈벌이를 해볼까 해서 나오는 분들입니다. 처음부터 모델로 돈을 벌겠다고 하면 저는 솔직히 하지 말라 합니다. 돈을 좇아 시작하면 너무나 힘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에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모델 일 외에도 광고든, 영화든, 드라마든 기회는 찾아옵니다.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 시니어 모델을 하고 싶은데, 이것저것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겁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는 다른 생각은 말고, 도전과 열정을 가지고 자기의 건강과 멋진 인생을 위해 도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니어 모델은 키가 150cm거나 뚱뚱하거나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 모든 것이 시니어 모델의 개성이기 때문이에요. 신체조건, 자격을 따지지 말고 다 같이 어울려서 하다 보면 길은 생깁니다. 그동안 살았던 과거에 매여서 못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 때문에 오늘 한 발을 내딛지 못한다면 결국 내일도 한 발자국도 못 디딥니다. 우선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니어 모델을 추천하는 이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걸어갈 때 약간 팔자로 걷거나, 허리를 구부리고, 어깨를 숙이는데 여기에 3cm가 숨어 있습니다. 모델들은 걸을 때 허리를 세우고 어깨를 펴야 합니다. 12주 동안 시니어 모델 과정을 거치면 건강과 이 숨어 있는 3cm의 키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시니어 모델 과정에 처음 오신 분들께 “걸어보세요.” 하면 정말 수줍어하고, 제대로 못 걷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뭔지 아세요? 12주 과정을 거치면서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에서 멋진 모델로 스스로 변신하게 됩니다. 
자식들도 이제는 엄마, 아빠를 위해 멋있게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시라고 집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저희 교육 과정에 세 팀의 부부 모델이 있습니다. 두 분이 항상 무대에 서고, 같이 배우러 다니니 대화 내용도 많아지고,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함께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스스로 모델로 변해가는 과정들
12주의 시니어 모델 과정을 거치며 뚱뚱하거나 자기 관리를 안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본인들이 자발적으로 자기 관리를 합니다. 과목 중에 다이어트도 있지만, 본인들이 알아서 살도 빼고 건강관리도 하고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가는 것을 볼 때 참 보람을 느낍니다. 누가 이야기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자각해서 하게 되니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자신을 놓아버릴 수 있는데 자기 관리를 시작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이죠. 시니어 모델 과정을 등록한 어느 분이 자기소개할 때, 지금까지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 살았는데 나 자신을 위해 처음으로 카드를 긁었다고 말하며 감격하여 눈물 흘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를 살아온 우리 시니어들은 그동안 먹고사는 문제에 치여, 나 자신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못하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나를 가꾸고, 나를 위해서도 투자를 한다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놀 터’를 만드는 일
제가 시니어 모델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바로 시니어 모델들을 위한‘놀 터’를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시니어 모델들을 위한 아카데미가 있지만, 서로 경쟁하며 저를 견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저에게 ‘놀 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기와 질투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모델들을 매월 무대에 세우는 일을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는 것이죠. 
디자이너들은 자기의 옷을 아무에게나 입히지 않습니다. 자신의 명성이 달려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모델을 뽑을 때 어느 무대에 서봤는지를 꼭 물어봅니다. 내 옷을 입힐 건데 검증이 됐냐는 것이죠. 모델들에게는 어떤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어떤 무대에 섰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무대에 섰지만 이름이 없다면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까다로운 디자이너들의 옷을 시니어 모델들이 입을 수 있도록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게 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루어지고 있는 꿈들
먼저, 청소년들을 위한 ‘황태자 선발대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황태자라고 하니 선입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단언컨대 정치적 색깔이 있거나 다른 의도는 전혀 없고요. 고종황제 이후 없어진 대한제국의 부활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모델 대회가 많지만 남들과 똑같은 무대는 식상해서 좀 더 색다른 무대 컨셉으로 생각해 낸 것이죠. 역사 속에서 하나의 테마를 잡아 청소년들에게 황태자, 황태자비로서의 꿈을 심어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대회가 끝나면 어른들을 대상으로 ‘황후’를 뽑을 거예요. 이렇게 하나의 문화와 브랜드를 만들려는 것입니다. 시작은 제가 했지만 누군가가 이것을 이어받아 10년, 20년 갈 수 있는 문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올해 10월 1일 광주에서 예선전을 치르고, 10월 15일 본선은 일부러 서울 윤봉길 기념관으로 잡았습니다. 
둘째는 워킹을 생활체육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침에 공원에 나가보세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걸어 다닙니까? 바른 자세로 걷는 것만을 통해서도 사람들이 건강을 찾을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워킹으로 사단법인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국민에게 알려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게 하고 싶습니다. 모델 워킹의 국제 표준 거리는 25m인데, 25m만 걸으면 모델이 걷는 워킹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30년간 교사로 살아왔지만, 제2의 인생은 시니어 모델로, 또 그들을 위한 ‘놀 터’를 만들어 가고 있는 노장덕님의 활기차고 시원한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오늘 당장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를 펴고, 활기차게 걷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노장덕
1966년 출생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경력
현) 안양사랑빛예능학교 교장
안양대학교, 나사렛 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니어모델 연기과정>교수
국제모델교육협회 대표
더룩오브더이어 클래식 라인상
글로벌코리아모델대회 대상 진
골드클래스맨즈대회 대상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4>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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