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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이기는 로제트 식물

환경/숲해설사 이야기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1.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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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해설사 이야기 16]

겨울을 이기는 로제트 식물


  추운 겨울이 되기 전, 활엽수는 잎을 떨어뜨려 겨울나기를 준비합니다. 불필요한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고 가지를 찬 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리는 거지요. 늦은 가을이 되면 생태계도 겨울맞이 준비로 몹시 분주하답니다. 곤충들과 동물들은 동면에 들어가기 위해 영양보충을 하고, 식물들도 나름대로 겨울을 지내기 위해 지혜를 모읍니다. 


< 달맞이꽃의 로제트 >


  그런데요, 겨울이 되면 지면에 껌딱지처럼 붙어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이 식물들을 일컬어 방석같이 붙어 있다고 해서 ‘방석식물’이라고도 하고, 펼쳐진 모습이 장미꽃 같다고 해서 ‘로제트 식물’(rosette plant)이라고도 합니다.  


  ‘rosette’의 사전적 의미는 ‘장미꽃 모양’입니다. 그래서 로제트 식물들은 마치 장미꽃을 펼쳐 놓은 것 같아 보입니다. 로제트 식물들로는 민들레, 달맞이꽃, 냉이, 꽃다지, 쑥부쟁이, 지칭개, 개망초 등과 같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이지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눈에 아주 잘 띄는 식물들인 셈입니다. 대부분의 로제트 식물들은 여러해살이입니다. 대표적 식물로 민들레를 들 수 있는데 싹을 띄운 뒤 3년이 지나야 비로소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날려 보내지요.


<민들레의 로제트>


  싹을 틔운 첫해, 그리고 이듬해를 바로 로제트로 살아가는데요. 로제트 모양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면에 밀착함으로써 지열을 얻을 수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낮게 포복함으로써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아 수분증발을 최소화하여 건조를 막으려는 탁월한 전략에서 나온 모양이지요. 또 방석처럼 넓게 펼친 잎은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어 광합성을 하는데도 유리하답니다. 겨울에도 해야 하는 식물의 광합성으로 당분의 함량을 높여서 추운 겨울날씨에도 얼지 않도록 방지합니다. 참 지혜로운 식물들의 전략인 셈입니다. 식물들은 이처럼 살아가기 위해 다양한 지혜를 사용한답니다. 어떤 면에서는 사람들보다도 훨씬 뛰어난 지혜를 식물들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식물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생활에 적용하지 않았습니까? 요즈음에는 많은 과학자들이 생태계를 세심하게 관찰하여 전혀 새로운 지혜를 발견하곤 하지요. 또 식물들의 분포도를 통해 환경의 오염도를 측정하기도 하며, 식물들의 생장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발견하기도 하지요. 겨울을 나기 위해 방석모양을 만드는 식물들처럼 우리 모두 지혜롭게 점점 추워지는 겨울을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시인, 숲해설사 장병연

bomnae59@hanmail.net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9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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